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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2년째 '짠물' 인상…도급제 적용은 물꼬 틀까

노컷뉴스

ONP 요약

내년(2027년) 최저시급을 정하는 최종 회의가 오늘 열리는데, 노동자 쪽은 시간당 1만1220원을, 회사 쪽은 1만530원을 원하고 있다. 양쪽 차이가 690원까지 좁혀졌지만 아직 합의가 안 돼서, 중간에서 중재하는 공익위원들의 결정이 매우 중요하다.

진보 성향: 근로자 생존임금 쟁취 — 최저임금은 실질임금 회복과 인간다운 생활을 보장하는 기준으로 대폭 인상되어야 한다고 강조.

중도 성향: 절차적 진행 현황 추적 — 노사 입장 차이를 객관적으로 보도하고 공익위원 심의 결정을 주목.

최저임금위원회가 내년에 적용될 최저임금을 올해보다 3.7% 오른 1만 700원으로 의결해, 이재명 정부 들어 계속 최저임금 인상률이 비교적 낮은 수준에 머물게 됐다.

이런 가운데 심의 과정에서는 공익위원들이 도급제 노동자의 최저임금 적용 등을 중심으로 제도 개선을 촉구하면서 관련 논쟁에 다시 불이 붙을 전망이다.

130원 차까지 좁혔지만…끝내 표결로 최저임금 의결
최저임금위원회는 지난 14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제14차 전원회의를 진행한 끝에 2027년도 적용 최저임금을 시급 1만 700원으로 의결했다. 이는 올해 최저시급 1만 320원보다 380원(3.7%) 오른 수준이다.

이날 노동자위원은 올해보다 4.0% 오른 1만 730원을, 사용자위원은 3.7% 오른 1만 700원을 마지막 13차 수정안으로 제시했다. 이후 표결을 거쳐 사용자위원안이 최종 채택됐다.

지난해 이재명 정부가 출범한 직후 결정됐던 올해 최저임금의 경우, 비록 민주노총 측 노동자위원들이 항의성 집단 퇴장을 감행했지만 노·사·공익위원들의 합의를 17년 만에 성사시킨 바 있다. 이번에도 표결 직전 12차 수정안의 노사 간 격차가 130원까지 좁혀져 2년 연속 합의가 기대됐지만, 공익위원들이 제시했던 합의 권고안(1만 720원, +3.9%)이 거부돼 표결로 이어졌다.

권순원 최저임금위원장은 표결에 앞서 3.9% 인상률로 합의를 권고했던 배경에 대해 "4% 이상은 사용자위원이 받을 수 없다고 이미 선언한 상태였다"며 "3%대를 지켜 사용자 측에는 명분을 고려했고, 근로자 측에는 3.9%로 실질적인 숫자를 제안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는 끝까지 27명 위원이 남아서 다 같이 최저임금을 결정했다"며 "지난해는 200원 차이를 두고도 합의에 이르렀는데, 올해는 130원에서 합의를 권고했고, 결국 30원 차이를 두고 표결로 정할 정도로 격차가 좁혀진 것 자체가 '합의에 준하는 표결'이라고 생각한다"고 자평했다.

최근 2년 최저임금 연평균 인상률, 尹정부 다음으로 낮아…이재명표 노동정책 방향은?
지난해 이재명 정부가 취임한 직후 첫 작품이었던 올해 최저임금은 전년보다 2.9% 인상된 결과다. 1988년 최저임금 제도가 도입된 이후 약 40년 세월 동안 2.9% 인상률은 7번째로 낮은 수준이었고, 이번 인상률 3.7%는 8번째로 낮다. 만약 최임위의 이번 결정이 확정 고시되면, 2년간 이재명 정부의 평균 최저임금 인상률은 3.3%를 기록하게 된다.

역대 정부의 임기 중 연평균 최저임금 인상률을 살펴보면 김영삼 정부 8.1%, 김대중 정부 9.0%, 노무현 정부 10.6%, 이명박 정부 5.2%, 박근혜 정부와 문재인 정부 7.4%, 윤석열 정부 3.1%를 각각 기록했다. 이재명 정부의 최근 3.3% 평균 인상률은 역대 가장 인상률이 낮았던 윤석열 정부보다 불과 0.2%p 높은 수준에서, 역대 두 번째로 낮은 평균 인상률이다.

최저임금 1만 원 시대 논란 이후, 최저임금 인상률은 곧 정부의 노동정책 방향·의지를 가늠하는 지표로 취급된다. 애초 실업급여, 육아휴직급여, 고용촉진장려금 등 26개 법령 48개 제도가 최저임금을 기준으로 삼기 때문에 저임금 노동자를 넘어 임금노동자라면 대부분 최저임금의 영향 아래 있다.

실제로 노동부는 2027년 적용 최저임금안의 영향을 받는 노동자가 고용형태별 근로실태조사 기준 66만 명(영향률 3.8%), 경제활동인구 부가조사 기준으로는 297만 8천 명(영향률 13.3%)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또 최임위 논의과정은 해마다 노사와 정부가 임명한 공익위원이 만나는 대표적인 사회적 대화의 장이기도 하다. 비록 최임위가 정부로부터 독립된 기구라지만, 캐스팅 보트를 쥐는 공익위원을 정부가 임명하기 때문에 정부가 간접적으로 최저임금 결정 과정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최저임금 인상 움직임을 정부의 노동 정책 향방과 연결하는 이유다.

더구나 1년 전 최임위가 올해 최저임금 인상률을 결정했던 당시와 지금의 경제적 조건이 크게 다르다. 지난해에는 12·3 내란 사태의 여파 등으로 경기 둔화가 이어지며 0%대 성장률 전망까지 제기됐고, 실제 성장률도 1.0%에 턱걸이했다. 당시 공익위원들은 심의촉진구간을 정하면서 이러한 저조한 성장률 전망을 근거로 삼았고, 결국 2%대의 낮은 인상률로 이어졌다.

반면 올해는 정부가 직접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0%로 높여 잡았고, 소비자물가도 2.6%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은행과 한국개발연구원(KDI)도 각각 2.6%, 2.5%를 전망하는 등 국내외 주요 기관들이 연초부터 2% 중후반 이상의 성장률이 예상했고, 덩달아 물가도 지난해보다는 크게 오를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이러한 성장 전망은 인공지능(AI) 투자 확대에 따른 반도체 호황 덕분으로, 다른 업종은 경기가 좋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뒤집어 말하면 반도체 산업은 취업유발계수가 낮기 때문에 저임금 노동자들이 성장의 과실을 누리기는 거의 불가능한 만큼, 이런 변화를 고려할 때 최저임금 인상률이 2년 연속 너무 낮다는 지적이 가능하다.

따라서 이재명 정부의 낮은 최저임금 인상률 자체로도 저임금 노동자들에게는 실망스러운 결과지만, 더 나아가 그간 보였던 정부의 노동 친화적 태도가 바뀔 것이라는 신호로 해석될 수도 있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 류기섭 사무총장은 최저임금을 정한 직후 "저임금 노동자의 절박한 생계 현실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매우 아쉬운 결정"이라며 "최근의 물가 수준과 체감 생계비 상승을 고려하면 3.7% 인상은 사실상 동결에 가까운 수준"이라고 유감을 표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도 성명에서 "최근 3년간 최저임금 평균 인상률(2.37%)이 물가상승률 평균(2.67%)에도 못 미쳐온 만큼, 이번 인상은 그동안 누적된 실질임금 손실을 만회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고 비판했다.

또 "경제는 최근 수출 호조와 기업 실적 개선 속에 완만하나마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하지만, 그 과실이 저임금·불안정 노동자에게 돌아가고 있다는 신호는 어디에도 없다"며 "정부가 이 문제에 침묵한다면, 노동존중 사회를 향한 약속은 공허한 구호에 그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번에 내년도 최저임금을 정한 최임위 공익위원 중 다수가 윤석열 정부 시절 임명됐다는 지적이 반복됐던 점을 고려할 필요도 있다. 이러한 논리대로면 공익위원들의 임기가 종료돼 새로운 위원들을 뽑을 내년 5월 이후, 내후년 최저임금 결정과정에서 비로소 현 정부의 노동 정책 방향과 의지가 본격적으로 반영될 것으로 볼 수 있다.

공익위 정부에 제도개선 주문…도급제 최저임금 적용 해법 나올까
이번 심의 과정에서는 공익위원들이 이례적으로 심의 도중 최저임금 제도 개선을 정부에 촉구하며 발표한 권고문도 눈길을 끈다. 공익위원들은 최저임금법상 적용 범위와 결정 기준, 도급제 노동자의 최저임금 적용 여부 등을 논의했지만 이번에도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AI 확산과 플랫폼을 매개로 하는 사업의 성장, 산업 구조의 재편 등 경제사회 전반이 급변하는 시대"에 같은 논쟁이 반복된다며 주무부처인 고용노동부가 올해 하반기 제도개선 추진단을 설치해 종합 개선 방안을 마련할 것을 권고했다.

특히 권고문 발표 시점이 이례적이었다. 최저임금 심의를 모두 마친 뒤 따로 의견을 밝혔던 전례와 달리, 이번에는 심의가 한창 진행되는 도중 권고문을 발표했다. 그렇다고 도급제 적용이나 업종별 구분 적용 여부를 둘러싼 표결 직후도 아닌, 심의 마지막 날이었다.

권 위원장은 "권고안에 대한 검토가 발표할 때까지도 계속 이어졌고, 노사의 의견을 들으며 내용을 조금씩 손보는 과정이 계속 있어서 오늘에야 권고문을 발표했다"고 설명했다. 바꿔 말하면, 노사 의견을 며칠에 걸쳐 수렴했는데도 끝내 노사의 동의를 얻지 못해 최임위 전체 명의가 아닌, 공익위원들의 명의로 권고문을 발표했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한 최임위 위원은 "애초 공익위원 측에서 도급제 적용에 무게를 둔 권고안을 가져왔고, 경영계의 격렬한 반발을 샀다"며 "결국 업종별 구분 적용 등을 권고문에 담았는데, 노동계로서도 이를 받을 수 없어 결국 노사 모두 동의하지 못한 것"이라고 전했다.

권 위원장도 "권고문을 제안할 때 가장 큰 동기는 도급제 근로자들이고, 노사 위원 모두 공유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특히 "플랫폼 산업 종사자 규모가 늘어나고 있는데 현행법으로 최저임금 적용 대상이 얼마나 되는지 파악조차 잘 안 된다"며 "플랫폼 종사자 중 근로자가 얼마나 되는지, 급여가 시급으로 계산할 수 없는 도급형 종사자는 얼마나 되는지, (최저임금이 아닌) 다른 보호방안은 어떻게 할 수 있는지 논의하는 데 초점을 두고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최임위는 노사가 같이 참여하는 기구여서 일방의 필요만 논의할 수 없다"며 "논의의 초점은 노동부가 현실을 감안해 추진단 안에서 의제 설정부터 논의 내용까지 책임지고 하라고 권고했고, (제도 개선 방향을) 특정해서 요청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권고문에는 구체적으로 어떤 제도를 어떻게 개편해야 한다는 것인지 등은 명확히 제시되지 않았다. 권 위원장은 "심의 과정에서 부딪혔던 문제를 종합해서 권고하고, 제도 개선 방안을 모색하라는 것이 기본적인 취지"라며 "권고안을 구체화시킬 책임은 노동부에 있다. 현 정부의 국정과제에도 최저임금 제도 개선이 포함됐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최근 5년 동안 최저임금위원회에서는 도급제 적용과 업종별 구분 적용을 둘러싼 논의가 반복됐다. 정부가 관련 실태조사까지 실시했지만, 해마다 노사 의견이 첨예하게 맞선 가운데 공익위원들이 현행 제도 유지에 표를 던지면서 제도 개편은 번번이 무산됐다.

최저임금위원회 안에서 사실상 결론을 내기 어려운 의제를 두고 심의가 반복되면서 시간을 낭비한다는 비판이 이어졌고, 공익위원들이 이를 정부 차원에서 제도 개선을 위한 기반을 마련해달라고 요청한 것이다.

이와 관련, 이재명 대통령 취임 당시 국정과제에는 최임위 운영 및 최저임금 결정기준을 개선하겠다는 과제가 포함된 바 있다. 구체적으로는 도급제 노동자들에 대한 최저임금 심의·지원을 추진하고, 특수고용노동자·플랫폼·프리랜서에 대한 최저보수제를 마련해 시행하겠다고 밝혔던 만큼, 이번 권고문이 관련 논의의 물꼬를 틀 수도 있다.

다만 이번 권고문이 노사의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한 채 정부로 공을 넘긴 만큼, 이번 권고문을 계기로 실제 제도 개편 논의가 얼마나 추진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는 불확실해 보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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