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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 복리'가 최우선… "위탁가정, 법적 대안가족으로 품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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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싣는 순서 ①"우리도 가족입니다"…당사자가 말하는 위탁 가정 현실
② 부산 보호아동 과반 시설行…'가정위탁'은 왜 여전히 낯설고 외로울까
③ '아동 복리'가 최우선… "위탁가정, 법적 대안가족으로 품어야"
(끝)

국내 가정위탁제도가 강한 '친권주의'와 행정적 한계에 부딪히며 실제 위탁부모들은 '권한 없는 양육자'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반면 독일과 미국 등은 법적으로 친권을 제한하고 위탁가정의 권리를 명시하는 등 '아동의 복리와 안전'을 최우선 기준으로 삼는다. 전문가들은 대안가족을 품기 위해 가족을 바라보는 사회적·법적 패러다임을 아동 중심으로 전환하는 동시에, 실질적인 인프라 개선이 시급하다고 강조한다.
 
'법적 가족' 아닌 국내 위탁가정…독일은 민법에 명시위탁부모 당사자들은 위탁가정을 법적 가족 테두리 안에 포함시켜 달라고 입을 모아 간절하게 호소한다. 사회적으로 온전한 가족의 형태로 인정받는 동시에, 아이 양육을 위한 법적 권한을 행사하고 육아지원 정책 혜택을 누릴 수 있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한국의 가정위탁제도는 아동복지법에 따른 아동 보호 제도 중 하나로만 규정돼있다. 전적으로 행정법령인 '아동복지법'안에서만 존재하다 보니, 실제 아이를 키우는 위탁부모에게 실질적인 법적 권한이 주어지지 않는다. 이 때문에 위탁부모들은 일상에서 수많은 제약에 부딪힌다.  

우리나라와 달리 독일은 아동복지법과 같은 사회법뿐만 아니라 사법(私法)인 민법 영역에서도 위탁관계를 명확히 규정하고 있다. 민법상 후견제도와 가정위탁제도가 긴밀히 상호협력하는 구조다.

독일 민법은 친권을 타인에게 함부로 양도할 수 없다는 원칙을 유지하면서도, 위탁가정에 한해서는 위탁부모가 아이의 전학, 통장 개설, 긴급 수술 등 '일상사무 대리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명문화했다.

필요할 경우 법원 결정으로 친권 사무를 위탁부모에게 공식 위임하기도 한다. 또한 개별 법령(산재보험법, 주거지원비법 등)에서 '가족구성원'을 정의할 때 위탁부모와 아동을 명확히 명시해 이들의 법적·사회적 지위를 공적으로 보장한다.

'친권주의' 강한 한국…미국은 친권 박탈도한국은 유교적 전통 등의 영향으로 아동에 대한 친부모의 권리를 중요시하는 '친권주의'가 여전히 강한 나라로 꼽힌다. 위탁부모들은 십수 년 동안 아이를 맡아 키우더라도 친부모 동의 없이는 법적 후견인이 될 수 없다. 아이 명의 통장에 있는 돈을 친부모가 친권을 이용해 인출해가지 않을까 우려한다. 위탁아동의 원가족 복귀 결정에서도 "내 아이를 데려가겠다"는 친부모의 의사가 크게 작용하는 실정이다.  

반면 미국과 독일 등은 가정위탁뿐만 아니라 모든 아동 관련 복지 제도에서 친권보다 '아동의 안전과 행복'을 최우선하는 기조를 보인다.

미국의 경우 '아동의 안전과 영구적인 안정을 최우선한다'는 내용을 법률로 명문화했다. 미국의 '입양 및 안전 가족법(ASFA, Adoption and Safe Families Act)'을 보면, 최근 22개월 중 15개월 동안 아동이 원가정에서 분리돼 위탁 보호 상태였다면 주 정부는 법원에 친부모의 친권 박탈(TPR) 절차를 신청해야 한다.

미국은 아동이 원가정에서 분리될 때 복귀 시점을 명확히 설정하고, 그때까지 부모 교육과 회복 프로그램을 통해 가정이 회복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하지만 정해진 시점을 넘기면 친권을 박탈하는 엄격한 조치를 취해 아동이 안정적이고 영구적인 가정에서 자랄 수 있도록 돕는다.

독일 역시 가정위탁 중에 친부모가 친권을 앞세워 "아이를 돌려달라"고 인도청구를 하더라도, 법원이 오직 '아동의 복리'만을 기준으로 판단해 친부모의 요구를 거부할 수 있도록 장치를 마련해 두었다.

"친권 중심 문화·법 바꾸고 지원 인프라 늘려야"
전문가들은 국내 가정위탁이 활성화되려면 근본적으로 '가족'을 바라보는 우리 사회의 시선과 법적 정의가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정재훈 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경북행복재단 대표)는 "가정위탁제도 자체만의 문제라기보다, 한국의 가족주의적이고 친권중심적인 가족 문화와 민법 자체를 아동 복리 중심으로 바꾸어야 할 필요가 있다"며 "제도 관련 법령만 개정하면 민법상 친권과 충돌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전반적인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실질적인 지원 인프라를 개선하는 것도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현재 가정위탁지원센터는 전국 광역 단위 위주로 18개소만 설치돼 있어 위탁부모들이 현장에서 밀착 지원을 받기에는 지리적 장벽이 높다.

그는 "가정위탁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려면 결국 우리 삶의 현장에서 밀착 전개돼야 한다"며 "시·군·구 단위로 지원센터의 접근성을 획기적으로 높여 위탁부모와의 원활한 소통과 신속한 서비스 제공이 이뤄져야 한다"고 제언했다.  

아동의 복리를 위해 위탁 보호 중에는 친권을 제한하고, 미국과 같이 원가족 회복 지원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정익중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이제 일상적 대리권을 행사할 수 있는 제도가 시행되는데, 위탁가정에 아이를 맡기는 기간에는 자동으로 친권이 정지되고 위탁부모나 제 3자가 친부모 동의 없이도 후견인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아이를 맡겨둔다고 가정이 절로 회복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원가정이 기능을 회복할 수 있는 지원이 반드시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가정위탁이라는 제도를 조금 더 널리 알려야 한다. 제도에 대한 인식과 이해가 부족해 지원 방법을 고민하지 못하는 걸 수 있다"며 "'위탁'이라는 표현이 어렵기 때문에 임시 보호나 대안 가족, 대리 양육 등 조금 더 쉬운 표현으로 바꿀 필요도 있다. 국민적 관심을 높여 위탁가정이 우리 사회에서 온전한 가족의 한 형태로 인정받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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