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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재정 개편, 빠진 질문은 '국가 책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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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재정 개편, 빠진 질문은 '국가 책임'이다

지난 8일, 교육부와 기획재정부가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 공개토론회를 열었다. 교육에 드는 돈의 수요가 학교 담장을 넘어 영유아와 대학, 평생교육으로 번지고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어떤 교육을 어디까지 국가가 책임질 것인가'라는 물음은 끝내 나오지 않았다. 그 빈틈을 메운 것은 몫을 지키느냐 내주느냐를 둘러싼 힘겨루기였다.

토론을 관통한 프레임은 하나였다. 학령인구는 주는데 교부금은 왜 느는가. 얼핏 중립적으로 들리지만, 답을 정해두고 던지는 프레임이다. 재정을 '넘친다'고 부르는 순간, 그 돈은 지켜야 할 권리가 아니라 덜어내야 할 과잉이 된다.

토론회 이후 주요 신문 사설들의 결은 놀랄 만큼 닮아 있었다. 보수와 진보를 가리지 않고 개편이 필요하다는 데 이견이 없었다. 근거는 셋이다.

2026년 교육부 교육기본통계에 따르면 초중고 학생 수는 2016년 596만 명에서 올해 492만 2000명으로 104만 명(17.4%) 감소했다.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총액이 76.7% 늘면서 학생 1인당 교부금이 두 배 넘게 증가했다는 것, 반세기 전 만든 제도를 학령인구가 크게 감소한 지금까지 유지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것, 초·중등교육이 상대적으로 넉넉한 사이 대학·평생·영유아 교육은 메말라 있다는 것이다.

틀린 말은 아니다. 세수가 넘칠 때 목적 사업이 불어나고, 선거철마다 현금성 지원이 늘어나는 일은 실제로 있었다. 그 대목은 교육 당국이 아프게 돌아봐야 한다. 다만 이 논리에는 지나칠 수 없는 구멍이 있다.

개편론의 허점

첫째, '1인당 두 배'라는 숫자가 눈을 속였다. 1인당 교부금은 총액을 학생 수로 나눈 값이다. 그러니 총액을 한 푼도 늘리지 않아도, 학생 수만 줄면 1인당 금액은 저절로 커진다. 지난 10년 사이 교부금 총액이 늘어난 것은 사실이지만 학생 수도 17% 줄었으니, '1인당 두 배'라는 숫자에는 학생이 줄어 부풀려진 몫이 상당히 섞여 있다. 이 값을 곧바로 '돈이 두 배로 방만해졌다'는 뜻으로 읽는 것이 첫 번째 착시다.

무엇보다 학교는 학생 한 명 앞으로 정해진 돈을 넣어주는 통장이 아니다. 아이가 줄어도 학교 건물과 학급, 급식실, 통학버스, 특수학급은 그 비율만큼 사라지지 않는다. 교육기본통계를 보면 2016년부터 2025년까지 학생 수는 14.6% 줄었지만, 같은 기간 학급 수는 0.2% 줄어드는 데 그쳤다. 교육비가 붙는 단위는 학생 머릿수가 아니라 학급과 학교인데, 그 단위는 거의 그대로였다. 작은 학교가 늘면 오히려 아이 한 명당 비용은 더 오른다.

이 고정비의 실체는 결산에서 드러난다. 교육예산의 가장 큰 항목은 인건비, 곧 교직원 월급이며 이는 대표적인 경직성 경비로 분류된다. 사람 월급은 학생이 줄었다고 그 비율로 깎을 수 있는 돈이 아니다.

둘째, '초·중등은 넉넉하다'는 전제부터 증명되지 않았다. 무엇이 넘치는지 따지려면 먼저 적정한 교육에 얼마가 드는지를 셈해야 한다. 기본 운영비가 충분한지, 특수교사와 전문인력이 채워졌는지 확인하지 않고서는 '남는 돈'을 말할 수 없다.

셋째, 불균형의 해법을 '초·중등에서 빼내기'로 좁힌 것이 가장 큰 잘못이다. 대학이 부족하면 대학에 적정한 재정을 따로 셈해 국가 책임을 넓히는 것이 옳지, 초중등의 법정 재원을 헐어 메우는 것은 균형처럼 보이는 옮겨 담기에 불과하다.

한 곳의 결핍을 다른 곳의 법정 재원으로 옮기면, 국가가 대야 할 교육비 총액은 그대로인 채 모자람만 이 주머니에서 저 주머니로 넘어간다. '재분배'라는 말은 결국 총액을 묶어둔 채 나눠 갖자는 이야기이고, 이 싸움의 승자는 언제나 총액을 쥔 재정 당국이다.

교부금을 교육감의 '쌈짓돈'이라 부르는 낙인도 마찬가지다. 낭비가 있다면 바로잡아야 하지만, 교부금의 상당 부분은 교원 인건비와 학교 운영비 등 필수 경비로 묶여 있는 재원이다. 교육감이 임의로 마음껏 운용할 수 있는 쌈짓돈이 아니다.

무엇보다 예산 집행의 효율성과 재원 구조를 바꾸는 문제는 별개다. 낭비가 있으면 그 사업을 감사하고 집행을 통제하면 될 일이지, 그것을 내국세 연동을 끊는 명분으로 삼는 것은 새는 수도꼭지를 이유로 상수도 본관을 잠그자는 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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