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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관 공백 현실화…김혜경 여사·주호민 특수교사 사건 심리 '스톱'

뉴시스 속보

[서울=뉴시스]김정현 기자 = 노경필 법원행정처장이 취임하면서 대법관 공백에 따른 재판 지연 문제가 현실화되는 모습이다. 김혜경 여사의 '선거법 사건', 아동학대 혐의를 받는 유명 웹툰 작가 주호민씨 자녀 특수교사 사건 등 사회적 주목 받는 사건들의 절차 진행이 당분간 중단될 것으로 보인다.

해법은 대법관 공백 해소인데, 청와대와 대법원의 견해차가 원인으로 알려진 '제청 지연 교착' 문제가 서둘러 해결돼야 한다는 지적이 당사자들 사이에서 제기된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노 처장은 전날 법원행정처장에 취임하면서 자신이 소부 3부 소속으로 주심을 맡아 왔던 상고심 사건 심리를 중단했다. 사법행정을 총괄하는 법원행정처장을 맡는 대법관은 재판에 관여하지 않는다.

대법원 관계자는 "보통 새로 후임 대법관이 오는 만큼 미제 사건은 그대로 두고, 새로 접수되는 사건만 나머지 대법관들이 배당을 받는 방식으로 진행한다"고 밝혔다.

관행상 기존 미제 사건은 재배당 없이 신임 대법관이 임명돼 자리를 채울 때까지 심리를 중단한다는 이야기다.

노 처장은 김 여사의 이른바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의혹 관련 공직선거법 위반 상고심을 심리해 왔다. 지난해 5월 접수된 지 1년 2개월 가량 결론이 나지 않고 있다.

김 여사는 이 대통령이 경기도지사 시절인 2021년 8월 서울 모 식당에서 민주당 전·현직 국회의원 배우자 3명, 자신의 운전기사와 수행원 등 6명에게 법인카드로 10만4000원 상당의 식사를 제공한 혐의를 받는다. 1, 2심에서 각각 피선거권 박탈형인 벌금 150만원을 받았다.
주씨의 아들을 학대한 혐의로 기소된 특수교사 A씨의 상고심도 노 처장이 주심을 맡고 있었다.

A씨는 2022년 9월 초등학교에서 주씨의 아들에게 '버릇이 매우 고약하다', '진짜 밉상이네' 등 발언을 해 정서적 학대행위를 했다는 혐의로 기소됐다. 주씨 측이 아들의 외투에 넣어 둔 녹음기 녹취가 수사의 단초가 됐다.

이 사건은 2023년 7월 '서이초 사태'를 계기로 교육계에서 교권침해 문제와 맞물리면서 전향적 판결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컸다. 1심은 A씨에게 벌금 200만원의 선고를 유예했고, 2심은 지난해 5월 무죄를 선고했다.

1년 2개월에 이르도록 결론이 내려지지 않은 이 사건은 노 처장이 손을 떼면서 다시 기약 없이 미뤄지게 됐다.

A씨 변호인인 김기윤 변호사는 "교사들이 가장 주목하고 있는 초등학교 몰래 녹음이 쟁점이 된 사건인데, 대법관 인사 이동과 임명 지연으로 선고가 늦어진다면 이는 교육 활동에 대한 침해라는 생각"이라고 지적했다.

김 변호사는 "대법관을 하루 속히 임명해야 하고 늦어진다면 재배당을 통해 종결함으로서 교사들이 마음 편히 교육 활동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정치 논리나 사법부 인사 문제로 교육 활동을 침해하는 것은 국가기관에 의한 또 하나의 폭력"이라고 비판했다.
이 밖에 국민건강보험공단이 KT&G 등 담배 제조사들을 상대로 흡연 후 암을 진단 받은 환자들에게 지급한 진료비 상당액 533억원을 배상하라면서 제기한 '담배소송'의 상고심도 노 처장이 주심을 맡아 심리해 왔다. 건보공단이 1심에 이어 지난 1월 2심에서도 패소했다.

대법관 공백은 지난 3월 3일 노태악 전 대법관이 임기 만료로 퇴임하면서 이날로 135일째다. 그간 박영재 전 법원행정처장이 3월 4일자로 대법관에 복귀해 소부에 빈 자리가 없었고, 공백으로 인한 재판 중단도 없었다.

노 전 대법관 후임 격 제청 후보자 4명은 이미 지난 1월 21일 선정됐는데, 조희대 대법원장이 이 대통령에게 임명을 제청하지 않고 있다. 이재명 정부 첫 대법관에 대한 대법원과 청와대의 입장차가 원인이라는 해석이 짙다.

하지만 사법행정을 총괄하며 정치권과 대법원의 가교 역할을 해야 할 법원행정처장 직책을 4개월여 동안 비워 놓는 일도 대법원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당장 오는 9월 7일 퇴임하는 이흥구 대법관의 후임자를 인선하기 위한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에도 법원행정처장이 당연직 위원으로 참여해야 하는 점도 고려 요소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신임 대법관을 권한대행인 법원행정처 차장이 선임하는 형태가 적절치 않았다는 것이다.

기우종 법원행정처 차장은 지난 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대법관 제청 지연 문제에 대한 물음에 "간헐적이지만 계속 협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답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ddobagi@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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