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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민으로 살았던 시간, 이주인권 활동가를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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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민으로 살았던 시간, 이주인권 활동가를 만들었다

인생의 절반을 이주민으로 산다는 것

- 이주민으로 살아온 경험은 다영님에게 어떤 의미로 남아 있나요?

"초등학교 6학년 때 주재원인 아버지를 따라 갑작스럽게 중국으로 이주를 했어요. 제 의지와는 전혀 상관없는 이주였고, 언어도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새로운 환경에 놓이게 됐어요. 이후 고등학교 2학년 때 다시 필리핀으로 이주하게 됐고, 대학은 홍콩에서 다니면서 청소년기와 청년기의 대부분을 여러 나라를 오가며 보냈어요. 적응 과정이 많이 힘들었고 설움도 있었어요. 그래서 지금 함께하는 이주민들의 어려움을 더 깊이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 그 과정에서 '나는 조금 다르구나' 혹은 '나는 어디에 속해 있지'라는 감각을 느낀 순간이 있었나요?

"그런 감각은 늘 따라다녔던 것 같아요. 처음 중국에 갔을 때는 국제학교를 다니게 되면서 영어로 수업을 들어야 했어요. 수업 내용을 전혀 이해하지 못한 채 앉아 있어야 하는 상황 자체가 큰 스트레스라 집에 돌아와 토를 할 정도로 힘들기도 했어요.

그때는 같은 공간에 있어도 그 안에 속하지 못한 느낌이 강했고, 이후 언어를 익힌 뒤에도 문화적 차이는 계속 경험했어요. 여러 나라를 오가면서 같은 농담이 통하지 않거나, 제가 자연스럽게 생각했던 표현이 상대에게는 다르게 받아들여지는 경험이 반복됐어요.

그러면서 늘 어딘가 완전히 속하지 못한 채 떠 있는 듯한 감각이 있었어요. 아무래도 계속 이주하며 살아왔기 때문에 특정 공간이나 지역을 고향으로 느끼기 어렵기도 했고요. 그래서 저는 장소보다 사람을 통해 소속감을 느끼게 된 것 같아요."

- 그런 경험은 지금의 다영님에게 어떤 영향을 남겼다고 생각하시나요?

"무엇보다 이주민에 대한 관점을 바꿔놓았어요. 제가 해외에서 생활할 때는 의료비 부담 때문에 위급한 상황이 아니면 병원에 가지 않고 상비약으로 버티는 일이 익숙했는데, 한국에서 이주민들을 만나면서 그 경험이 자연스럽게 겹쳐 보였어요. 왜 병원에 가지 않는지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지만, 실제로는 접근성이나 체류 상태, 경제적 조건 때문에 형성된 생활방식이 이어지는 경우도 많다는 걸 알게 됐어요.

또, 이주인권 활동을 하면서 이주민들에게 한국에서 계속 생활하려면 한국어와 문화를 당연히 익혀야 한다는 기대가 깔려 있는 경우도 많이 봤어요. 하지만 여러 나라에서 살아보니 어떤 사회는 언어가 완벽하지 않아도 생활할 수 있는 커뮤니티가 있고, 누군가는 생계나 돌봄 때문에 배울 시간과 에너지가 부족할 수도 있거든요.

이런 차이를 단순히 노력의 부족으로 해석하면 실제 현실을 놓칠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됐어요. 그래서 지금은 한국 사회에 이주민을 어떻게 적응시킬 것인가보다, 이주민의 입장에서 생각하게 되었고, 사업이나 프로그램을 기획할 때도 이런 관점을 반영하려고 해요."

활동가로서의 길

- 이주인권 활동가로서의 길은 어떻게 시작되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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