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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폐기물 치우는 '돌연변이 인간'의 정체... '혐오'의 세상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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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폐기물 치우는 '돌연변이 인간'의 정체... '혐오'의 세상이 온다

근미래 한국은 남과 북이 통일되었지만, 극심한 환경오염에 시달린다. 해양 환경파괴가 심각해 공해 확산을 막고자 육지와 바다가 4000km에 달하는 콘크리트 분리장벽으로 둘러싼 상태. 오염은 유전자 변이를 일으켜 지느러미가 달린 돌연변이가 탄생한다. 이들은 해양 쓰레기 수거에 강제 동원되며 다른 인간과 엄격히 분리되어 차별을 당한다.

'수진'은 오메가를 관리하는 신입 공무원이다. 아직 일이 서툴고 오메가를 대하기 두렵다. 그녀의 근무지에서 관리하는 오메가 중 1명이 사망하고 다른 1명은 구역을 이탈한다. 탈출한 오메가는 도시에 잠입해 누군가를 찾는다. 한편 환경 문제로 식수 등 자원 부족이 심각해지자 도시 곳곳에선 오메가 추방과 옹호 시위대가 충돌해 혼란이 커진다.

장밋빛 미래 대신 암울한 디스토피아, 한국의 미래상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미래'는 밝음보다 어두움이 연상되는 '디스토피아'로 받아들여진다. 더 나은 내일의 기대보다는 한 치 앞 예측하기 힘든 시대를 어떻게 견딜까 걱정부터 앞선 현실, 당장 몇 년 후도 파악하기 힘든데 다음 세대가 어떤 삶을 살지 짐작하고 대비하기란 도무지 감도 안 오는 일이 된다. 점점 미래는 우울함과 불안으로 물든다. 극단적 양극화, 과거 세대는 상상하지 못한 기후위기, 로봇과 인공지능으로 인한 노동의 종말이 상상될 뿐이다.

<지느러미> 속 근미래 통일한국은 그런 디스토피아적 상상력의 종합판과도 같다. 가장 큰 문제는 환경오염이다. 바다는 이미 죽었고 폐기물로 가득할 뿐이다. 하늘은 늘 붉은 기운이 서린 채 어둑하고 빗방울은 검은색을 띨 정도다. 깨끗한 물이 부족해 제대로 세수도 하지 못한 얼굴이 시민의 자질로 권장된다. 모든 게 부족한 가운데 유일하게 넘치는 건 국가 시책을 주입하는 전광판과 벽보, 안내 방송과 행정 통제를 위해 채용된 공무원 무리뿐이다.

국가정책의 핵심은 제한된 자원분배와 환경오염 완화다. 그것 말고 다른 여력은 없어 보이는 풍경 속에서 사회는 극도로 통제되고 음울한 분위기로 가득하다. 조지 오웰의 <1984>를 자연스레 떠올리게 하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파괴된 해양환경 복원을 위한 최소 조치인 폐기물 수거는 반드시 실행되어야 하지만, 더럽고 위험하기 짝이 없다. 이 임무는 전적으로 오메가라 불리는 돌연변이 인간 계층에게 전가된다. 그들의 희생은 세계의 질서를 유지하는 필수다.

오메가는 모순적인 존재다. 이들은 영화 속 세상에서 해양생태계 파괴의 희생양이지만, 필사적으로 상황 악화를 저지하는 최전선에서 맞서야 하는 존재이기도 하다. 가장 큰 피해자가 2차 피해를 감수해야 한다는 것. 게다가 그들이 수행하는 역할의 대체 불가능성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불가촉천민 취급에 시달린다. 담당 공무원은 그들을 비인간적으로 대하며, 오메가는 거주 이동의 자유 없이 강제 노역에 시달린다. 이들은 거듭 탈출을 시도하며 도시로 잠입하기 일쑤다.

21세기 세상을 뒤덮은 차별과 혐오의 풍자화

어쩌다 미래 한국 사회가 이 지경이 되었을까? 2026년 한국 관객에게 <지느러미> 속 풍경은 상상하기도 싫을 지옥도다. 국내 관객에겐 당연한 일이지만, 영화를 만든 이들은 반드시 한국이 아니라 세계 어디에 대입해도 보편적으로 공감 가능한 범위로 디스토피아 사회를 구현하고자 의도한다. 작품 속 차별과 배제의 상징인 오메가 집단은 다양하게 대입 가능한 존재로 기능한다. 이는 현재 세계 각국이 처한 난국이 공통의 배경 아래 있다는 증명이기도 하다.

감독은 한국 사회의 근미래 디스토피아 배경을 위해 남북통일에 대한 현세대의 불안을 십분 활용한다. 젊은 세대는 기성세대가 당연시하던 통일의 절대적 가치를 더는 중시하지 않는다. 분단이 장기화하며 남북을 서로 다른 국가로 인식하고, 급속한 통일이 사회 혼란과 함께 그렇지 않아도 줄어드는 일자리와 기회를 더 악화할 것이란 우려가 가득하다. 영화 속 미래 사회상은 바로 그런 부정적 전망의 극단화라 볼 수 있다. 도시 풍경도 현실 남한보다는 북한에 가깝다.

영화는 재개발로 철거가 예정된 지역과 과거 동구 사회주의권 집단주거 아파트의 이미지를 결합해 우울하고 숨이 턱 막히는 세계관을 화면에 가득 펼친다. 조지 오웰의 <1984> 속 유토피아로 포장되었으나, 실제로는 극도의 감시사회로 전락한 현실 사회주의 체제의 근미래 한국판인 셈이다. 제한된 예산과 자원으로 제작되는 독립영화 환경에서 이 정도로 화면 속에 하나의 세계관을 구축하기란 쉽지 않다.

권위주의 독재 체제로 형상화한 통일 한국은 예부터 지배자가 민중을 통제하기 위한 전가의 보도, '갈라치기'를 실행한다. 실제로 오메가가 겪는 비인권적 처우에도 불구하고 엄격히 분리된 도시의 사람들에겐 그들이 과한 특혜를 누리며 환경 전염병을 퍼뜨리는 원흉으로 지목된다. 반 오메가 시위대는 그들을 해충 취급하며 박멸해야 한다고 소리를 높인다. 그러나 정작 그들이 사라진다면 대체 해양 폐기물은 누가 수거할까? 조금만 생각해도 답이 없는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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