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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강' 반도체보다 어려운 부동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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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제일 궁금한 게 하나 있어요." 14일 오전 국무회의. 국토교통부 장관이 주택공급 토론 계획을 보고했다. 금융위원장은 주택금융 토론 의제를 소개했다. 재정경제부 장관은 부동산 세제 토론 쟁점을 설명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말을 돌렸다.

안건 보고가 멈췄다. 국무회의는 잠시 공론장이 됐다. "초고가 주택에 통상적인 수준보다 더 큰 보유 부담을 부과하는 데 동의하면 1번을 눌러주십시오." 실시간 댓글이 쏟아졌다. 대부분 1번이었다. 1번이 90%라는 보고가 올라왔다.

대통령은 다시 물었다. 초고가 주택의 기준은 얼마가 적정한가. 20억원, 30억원, 40억원부터 90억원까지. 댓글로 적어달라고 했다. 국무조정실장이 "30억이 제일 많다"고 답했다. "의외네. 50억원은 할 줄 알았는데." 20억원 의견도 적지 않다는 말에는 웃으며 답했다. "20억 하면 우리 큰일 날 것 같은데."

국무회의에서는 하반기 경제성장전략도 확정됐다. 정부는 '대체불가 대한민국'을 내걸었다. 잠재성장률 3%·수출 4강·소득 5만불 시대를 열겠다고 했다. 실질성장률 3% 회복. 30년 만의 최고 경상성장률. 사상 최대 경상수지 흑자. 성장전략의 중심에는 AI 시대 메모리 반도체 경쟁력이 자리한다.

같은 회의였다. 반도체 초호황에 기댄 미래 청사진과, 집 한 채를 둘러싼 세금과 형평성. 대한민국 경제가 가장 잘하는 일과 가장 어려워 하는 일이 같은 회의장에서 다뤄졌다.

반도체 정책은 미래의 이익을 키우는 일이다. 정부는 세제 혜택을 주고, 전력과 용수를 공급하고, 규제를 완화한다. 기업은 투자하고 생산은 늘어난다. 수출과 일자리, 성장이 뒤따른다. 이해관계는 있어도 방향에는 큰 이견이 없다. 파이를 키우는 정책이기 때문이다.

부동산은 다르다. 이미 존재하는 자산과 부담을 다시 나누는 정책이다. 공급을 늘리면 기존 주택 보유자는 자산 가치 하락을 걱정한다. 대출을 풀면 집값 상승을 부추긴다는 비판을 받는다. 반대로 조이면 무주택 실수요자가 반발한다. 보유세를 올리면 재산권 논란이, 세금을 낮추면 투기 논란이 제기된다. 누군가의 이익은 곧 다른 누군가의 부담이다.

14일 오후에는 공급을 주제로 한 첫 번째 공개 토론이 열렸다. 다세대·연립주택과 재건축 규제 완화, 대출 규제 완화 요구가 잇따랐다. "민원의 장 같다"는 비판이 나왔다. "목이 마르다고 소금물을 벌컥벌컥 마실 수는 없다"는 지적도 있었다. 공급의 양보다 방식이 중요하다는 문제 제기였다.

논의는 이어진다. 오늘은 금융위원회가 금융을, 내일은 재정경제부가 세제를 다룬다. 23일에는 대통령이 주재하는 대토론회가 열린다. 정부는 이르면 7월 말, 늦어도 8월 초 최종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관심은 공급에서 세제로, 대토론회로 갈수록 커질 것이다.

정부는 정답을 다 알고 있지 않다고 했다. 국민의 의견을 듣는 것과 정책의 책임을 나누는 것은 다른 문제다. 공급을 어디까지 늘릴지, 어떤 대출을 조이고 풀지, 누구의 세금을 얼마나 올릴지는 정부가 선택해야 한다. 선택에는 책임이 따른다.

국민이 매일 체감하는 것은 반도체 수출이 아니라 집값이다. 경상수지 흑자가 아니라 전셋값이다. 투자 규모가 아니라 대출 규제다. 정부의 진짜 시험대는 '세계 최강' 반도체가 아니다. 앞으로 발표될 부동산 정책이다. 이제는 국민이 물을 차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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