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대왕 훈민정음 꿈꾸는 '모두의 AI'… 챗GPT 독점에 맞서다

"외산 인공지능(AI)을 계속 쓰다 보면 비용이 지속해서 증가할 수 있다. 지금은 외산 AI 서비스가 월 2만 원 수준이지만 나중에 백만 원, 천만 원으로 치솟는다면 우리가 이를 감당할 수 있겠느냐. 자국의 독자적인 인공지능(AI) 서비스는 이제 국가 생존의 문제입니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의 말이다. 그는 13일 외산 AI 중심의 현 상황에 대해 강한 우려를 표명했다. 그러면서 외산 AI 의존도를 낮추고 우리 국민이 계산기와 컴퓨터처럼 AI를 누구나 부담 없이 활용하는 사회기반 기술로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나아가 AI가 창출하는 새로운 부가가치도 특정 플랫폼 기업이 독점하지 않고 국민 모두가 함께 누리는 'AI 기본사회'를 구현하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한글·산수처럼 배워야 할 필수 역량… '외산 종속' 경고등 켜진 대한민국
배 부총리는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모두의 AI' 추진 방향과 인프라(기반시설) 메가 프로젝트 계획을 발표했다. 우선 과기정통부는 국산 AI 모델을 기반으로 한 대국민 AI 서비스 개발 사업인 '모두의 AI 프로젝트' 공모를 실시한다. 기간은 오는 13일부터 한 달간이다.
배 부총리는 외산 AI 중심의 현 상황에 대해 "국민 3명 중 1명은 여전히 AI 혜택에서 소외되어 있고, 사용 대다수도 외산 생성형 AI의 무료 버전에 의존하고 있다"면서 "무료 외산 AI는 하루 5~10회 수준의 사용량 제한이 있어 고성능 유료 AI 사용자와의 격차가 벌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결국 고성능 유료 AI를 지불할 능력이 있는 이들과 그렇지 못한 이들 사이에 격차가 벌어지고, 이는 곧 사회·경제적 불평등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 배 부총리의 우려다.
실제로 2025년 인터넷이용실태조사를 보면 생성형 AI 이용자 수는 약 2300만 명에 달한다. 얼핏 'AI 선진국'의 외형을 갖춘 듯 보이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사정은 다르다.
지난 4월 와이즈앱·리테일 조사서는 국내 주요 AI 챗봇의 월간 활성이용자(MAU)는 미국의 오픈AI가 만든 '챗지피티(Chat-GPT)'가 2345만 명으로 압도적이다. 구글의 '제미나이'(845만 명)와 앤스로픽의 '클로드'(241만 명)가 그 뒤를 잇고 있다. 토종 기업들이 분투하고 있으나 국민 절대다수가 외산 AI 서비스, 그것도 무료 버전에 의존하고 있는 구조다.
더욱이 미국과 중국 정부가 첨단 AI 모델에 대한 통제의 고삐를 죄고 있는 상황에서,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구독료를 기습 인상하거나 서비스를 갑자기 중단할 경우 고스란히 국내 산업과 국민이 타격을 입게 된다는 것이다.
국산 모델 80% 이상으로… 연내 '토종 챗봇·공공 에이전트'
이번에 착수하는 '모두의 AI' 프로젝트는 정부가 판을 깔고 대국민 서비스 접점을 가진 민간 기업(2~3개사 선정 예정)이 주도하는 민관 협력 형태로 진행된다.
주목할 점은 국산 AI 생태계의 '자생력'을 키우기 위해 강력한 국산화 조건을 걸었다는 것이다.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기업은 독자 파운데이션 모델 기준에 부합하는 국산 AI 모델을 최소 50% 이상 활용해야 한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서비스 기업 자체 모델 외에 타사가 개발한 국산 AI 모델도 30% 이상 의무적으로 함께 융합하도록 했다. 사실상 국산 모델 비중을 80% 이상으로 묶어 동반 성장을 꾀하겠다는 전략이다. 필요 최소한의 범위 내에서 외산 AI 모델의 활용을 제한적으로 허용하되, 해당 부분에 대한 정부 지원은 철저히 배제된다.
이렇게 개발되는 국산 범용 AI 챗봇 서비스는 이용량 제약과 비용 부과 없이 연내에 전 국민을 대상으로 공개된다. 이와 함께 공공서비스 영역에 특화된 '공공 AI 에이전트'도 연말에 내놓는다. 청년 지원 프로그램이나 복지 지원금 등 흩어져 있는 공공서비스를 AI가 알아서 찾고, 미리 알림을 주며, 신청까지 원스톱으로 대행해 주는 '비서형 서비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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