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탁사 동의 없이 아파트 전세 광고…추가피해 우려
▶ 글 싣는 순서 ①[단독]제주 유명 아파트 미분양 사태 이면…투자사기 의혹
②[단독]투자사기 의혹 아파트…용역업체·시공사까지 피해
③"사기꾼 호의호식, 피해자 자살 고민" 아파트 투자 잔혹사
④"효성 해링턴 제주 거대 사기극…시행사 대표 구속해야"
⑤[단독]"직원 탓"하더니 유흥비?…회삿돈 수십억 횡령 수사
⑥[단독]욕설·갑질에 임금체불…아파트 시행사 대표의 민낯
⑦[단독]신탁사 동의 없이 아파트 전세 광고…추가피해 우려
(계속)
대규모 미분양 사태를 빚은 효성 해링턴플레이스 제주 아파트. 사업 시행사 대표 A씨가 수십억 원대 투자사기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는 가운데 신탁회사 동의 없이 전세 광고를 낸 정황이 확인됐다. 무단 임대차 계약이 실제 이뤄졌다면 추가 전세사기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신탁사 동의 안 했는데…전세광고 '버젓이'13일 CBS노컷뉴스 취재 결과 아파트 사업 시행사는 올해 1월부터 2월 사이 공인중개사를 통해 도내 부동산거래 온라인 플랫폼 2곳에 전세 매물 광고를 냈다. 해당 광고내용을 보면 아파트 30평형과 33평형을 전세금 각각 3억 9900만 원~4억 4600만 원에 거래할 수 있다고 올라와 있다.
하지만 이 전세 광고는 애초에 법적으로 불가능한 거래다. 아파트 실소유자인 ㈜신한자산신탁(신탁회사)뿐만 아니라 공사대금 수백억 원을 받지 못한 ㈜진흥기업(시공사), 아파트 사업비 3천억 원을 빌려준 증권사·금융기관이 시행사의 아파트 임대차 계약을 동의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사업 시행사인 모 부동산개발업체와 신탁회사인 ㈜신한자산신탁이 맺은 아파트 관리 계약(신탁원부)상 '신탁회사와 시공사 등의 동의 없이 사업 시행사가 임의로 체결한 임대차 계약은 법적 효력이 없다'고 나와 있다. 사업 시행사가 신탁계약을 위반한 것으로 볼 수 있는 정황이다.
광고를 통해 임대차 계약이 이뤄졌다면 '전세사기'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법적 효력이 없는 계약이어서 향후 아파트가 공매로 넘어가면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할 가능성이 있어서다.
㈜신한자산신탁 관계자는 "시행사에 임대차 계약 동의를 해준 사실이 없다. 이 때문에 시행사와 어떤 형태의 계약이든 현재 아파트에 살고 있는 사람은 적법한 점유자로 인정받지 못할 수 있다. 나중에 공매를 통해 주인이 바뀌게 되면 세입자에게 강제퇴거를 요구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전세 광고뿐만 아니라 아파트 주변 부동산업계에서는 이미 '사업 시행사가 신탁회사 모르게 임대차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어 수사기관의 확인이 필요한 상황이다.
"전세사기 의심 수사 필요"…A씨 "사실무근"특히 이 아파트는 2023년 3월 '프리미엄 아파트'를 내세워 대대적으로 분양을 홍보했지만, 고분양가 논란 끝에 전체 425세대 중 단 1세대도 분양되지 못하며 사실상 실패한 사업이다.
분양실패 이후 투자 피해자와 용역대금을 받지 못한 업체 대표, 전세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진 세입자 등 20여 세대가 현재 아파트에 사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심지어 시행사 대표 A씨와 그의 지인들도 거주하고 있다. 법적 소유권을 보호받는 '등기'조차 안 된 '유령 세입자'라는 의미다.
신탁회사와 금융회사 등은 오는 8월 21일 예정된 시공사(㈜진흥기업)의 수백억 원대 공사대금 청구 소송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소송 결과에 따라 다시 아파트를 공매에 넘길지 결정돼서다. 지난해에 이어 통째 공매 절차를 밟게 되면 전세사기 피해 우려는 현실이 될 수도 있다.
사기 피해를 입은 투자자와 용역업체 대표 등으로 꾸려진 '효성 해링턴플레이스 애월 피해자 대책위'는 "앞으로 수사기관에 현재 진행 중인 전세사기가 있는지 명확히 확인해 달라고 요청할 계획이다. 만약에 전세사기 피해가 확인되면 그에 따른 강력한 처벌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제주도의 경우 행정명령을 통해서라도 사업 시행사가 임의적으로 아파트 임대차 계약을 할 수 없도록 막아야 하고 주변 부동산업체를 통해 피해 예방 안내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신탁회사 동의 없이 전세 광고를 했다는 의혹에 대해 시행사 대표 A씨는 "전세 광고를 올린 적이 없다"며 전면 부인했다. 다만 "(미분양 사태 이후) 임대차 계약을 체결해서 사는 사람이 있고, 사업과 관련한 사람, 지인 20여 명이 현재 살고 있는 상태"라며 앞뒤가 안 맞는 해명을 내놨다.
수십억 원대 투자사기와 횡령 의혹에 대해서도 "지금은 퇴사한 전 직원들이 벌인 일이다. 저와는 무관하다. 조만간 진실이 가려질 것"이라면서도 "피해 회복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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