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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태균 여론조사' 尹 유죄·김건희 무죄…판단 가른 '묵시적 합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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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홍연우 기자 = 정치브로커 명태균씨로부터 무상 여론조사를 제공받았다는 동일한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법원에서 엇갈린 판단을 받았다.

같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두고도 결과가 달라진 것은 명씨와의 '묵시적 합의'가 있었는지에 대한 재판부의 사실인정이 달랐기 때문으로 보인다.

윤 전 대통령 사건 재판부는 개별 여론조사마다 명시적인 의뢰 여부를 따진 것이 아니라 선거기간 형성된 관계 전체를 하나의 묵시적 합의로 평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김 여사 사건 재판부는 이러한 관계 자체가 의뢰·협의에 따른 것이라고 보기에는 증명이 부족하다고 봤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판사 이진관)는 13일 윤 전 대통령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중 일부를 유죄로 인정하며, 윤 전 대통령 부부와 명씨 사이에 맞춤형 여론조사를 실시하고 결과를 제공받기로 하는 합의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 부부와 명씨 사이 여론조사를 실시하고 결과를 제공받기로 하는 순차적·암묵적 의사합치가 있었다"며 "여론조사 결과 전달뿐 아니라 판세 분석과 선거 전략에 관한 상담까지 제공받은 것으로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명씨가 윤 전 대통령 부부에게 선거 지원 의사를 밝히며 여론조사를 실시한 뒤 결과를 전달했고, 보안 유지를 요청하자 김 여사가 "넵 충성"이라고 답한 점 등을 합의 정황으로 봤다.

또 김 여사가 여론조사 시기와 내용, 방식, 공표 여부 등에 관한 결정을 명씨에게 일임했고, 윤 전 대통령도 이를 전달받아 묵시적으로 동의했다고 결론 내렸다.

이 같은 판단은 개별 여론조사마다 명시적인 의뢰 여부를 따진 것이 아니라, 선거기간 동안 형성된 관계 전체를 하나의 묵시적 합의로 평가한 것으로 보여진다.

재판부는 그러면서 "선거 여론조사가 특정 후보를 위해 비용을 들여 실시됐다면 조사비 상당의 경제적 이익 자체가 정치자금"이라며 "윤 전 대통령 부부는 명씨로부터 무상 여론조사를 제공 받았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었고, 따라서 정치자금 수수 고의도 인정된다"고 했다.

장기간 이어진 여론조사 제공과 정치적 조언, 역할 분담 등을 종합해 윤 전 대통령 부부와 명씨의 관계 자체를 하나의 의사 합치로 인정한 것이다.

반면 김 여사는 같은 혐의에 대해 1심과 2심에서 모두 무죄 판단을 받았다.

김 여사의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 1심을 심리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우인성)는 지난 1월 무상 여론조사 제공이 명씨의 자발적 행위라고 판단했다.

명씨가 자신의 정치적 영향력을 과시하고 다른 정치인들에게도 여론조사 결과를 배포한 점 등을 근거로 윤 전 대통령 부부가 이를 독점한 재산상 이익으로 보기 어렵단 것이다. 명씨가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 공천을 약속받았다고 인정할 증거도 부족하다고 봤다.

2심을 심리한 서울고법 형사15-2부(당시 부장판사 신종오·성언주·원익선)도 지난 5월 김 여사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항소심에서 1심과 같이 무죄를 선고했다.

2심은 정치활동을 하는 사람과 사전 접촉이나 협의 없이 자신의 정치적 목적이나 영업활동의 일환으로 실시한 여론조사는 정치자금법상 기부행위로 보기 어렵다는 대법원 판례를 전제로 판단했다.

정치활동 하는 사람의 의뢰를 받거나 협의해 실시한 여론조사라면 정치자금법 위반이 될 수 있지만, 의뢰나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실시했다면 결과를 제공받았더라도 정치자금 기부나 수수로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정치자금을 주고받는다는 고의도 인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1·2심 재판부 모두 그 관계 자체가 묵시적 합의에 기초했다고 인정할 증명이 부족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결국 같은 법리를 적용하면서도 '관계 전체를 하나의 묵시적 합의로 볼 수 있는지'에 대한 사실인정이 엇갈리면서 유·무죄도 달라졌다.

때문에 오는 16일 예정된 김 여사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상고심에서 항소심의 사실인정과 법리 판단이 유지될지, 이날 선고된 윤 전 대통령 1심 판결과의 판단 차이를 대법원이 어떻게 정리할지에 관심이 모인다.

◎공감언론 뉴시스 hong15@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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