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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회복될 거야" 주식 하던 아내의 말수가 줄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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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회복될 거야" 주식 하던 아내의 말수가 줄었습니다

더워도 너무 덥다. 날씨 탓인지 사람들의 불쾌지수도 한껏 올라간 듯하다.

요즘 유독 예민해진 사람들 가운데는 내 아내도 있다. 몇 해 전부터 주식 투자에 재미를 붙인 아내는 "이만한 취미도, 이만한 부업도 없다"고 말하곤 했다. 출근길에도, 저녁 식탁에서도 주식 이야기가 빠지지 않았다. 그런데 최근 들어서는 말수가 눈에 띄게 줄었다. 출근길에도, 퇴근 후 집에 돌아와서도 괜히 잘못 건드렸다가 핀잔이라도 들을까 싶어 나 역시 조용히 눈치를 보게 된다.

아내의 관심사이자 삶의 활력이었던 주식

아내는 큰돈을 굴리는 투자자가 아니다. 가진 잉여 자산으로 소소하게 투자하는 평범한 개인 투자자다. 하지만 꾸준히 버텨온 덕분에 얼마 전까지는 제법 괜찮은 성과를 내며 흐뭇해 했다. 생각해 보면 주식은 아내에게 단순한 재테크 수단 이상의 의미가 있었다. 50대를 넘기며 갱년기를 겪는 시기, 많은 사람들이 감정 기복과 허탈감을 경험한다. 오랫동안 자녀들 뒷바라지에 대부분의 시간을 써온 아내 역시 예외는 아니었을 것이다.

하지만 주식은 그런 아내에게 새로운 관심사이자 삶의 활력이었다. 시장을 공부하고, 기업을 찾아보고, 세상 돌아가는 일을 이해하려 노력하는 과정은 아내의 일상에 적당한 긴장감과 작은 즐거움을 안겨주었다. 주식 투자는 단순히 '돈을 쫓는 일'이 아니었다. 갱년기라는 쓸쓸한 인생의 길목에서 발견한, 세상과 소통하는 자신만의 창구였던 셈이다. 아내의 투자 철학은 단순했다.

"떨어져도 버티면 된다. 무조건 팔면 안 된다."

그래서 지금의 자신이 있다고 늘 자신 있게 말했다. 시장이 오를 때도, 내릴 때도 흔들리지 않고 버틴 시간이 결국 수익으로 돌아왔다는 것이 아내의 믿음이었다. 그런데 최근에는 웃음이 사라졌다. 떨어져도 너무 떨어지는 주가를 보며 연일 가슴을 졸이는 모양이다. 사실 수익이 없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축제 같던 상승장이 끝나고 전쟁과 고유가,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 같은 악재가 잇따르면서 증시 분위기는 완전히 달라졌다. 한때 당연하게 여겼던 수익들이 마치 신기루처럼 조금씩 사라져 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일이 아내에게는 무엇보다 힘겨운 모양이다. 손실 자체보다도 눈앞에 있던 이익이 줄어드는 과정이 더 속상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어느새 아내는 국제 정세 전문가가 되어 있었다. 오히려 요즘은 내가 모르는 것이 있으면 아내에게 물어볼 정도다.

"이게 다 레버리지 때문이야. 곧 회복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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