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유죄', 김건희 '무죄'…남은 '명태균 게이트' 재판 영향은?
ONP 요약
정치인이 여론조사 전문가로부터 돈을 주지 않고 조사 결과를 받은 것이 법을 어겼다는 이유로 전직 대통령에게 2년 감옥형이 내려졌다. 하지만 같은 혐의로 재판받은 부인은 무죄를 받아서 판결이 다르게 나왔다.
진보 성향: 특검 수사 가속화 — 전직 대통령의 체포방해·정치자금 위법행위에 대한 법적 책임 추구가 본격화되며 수사 범위가 국회 의원으로 확대되고 있다.
중도 성향: 부부 판결 엇갈림 — 동일 혐의에 대해 남편은 유죄, 부인은 무죄 판결이 나와 재판부의 판단 기준 일관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보수 성향: 논리적 모순 지적 — 동일 공모 혐의에 대해 부인에게는 무죄, 남편에게만 유죄를 선고한 판결 체계의 법적 기준 불일치를 문제 삼는다.
정치브로커 명태균씨의 여론조사 무상 제공 의혹 두고 법원의 판단이 갈렸다. 김건희씨의 관련 사건을 심리한 재판부는 1·2심 모두 이 의혹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 사건의 1심 법원은 윤 전 대통령과 명태균씨 모두에게 유죄를 판단했다.
두 재판부의 판단이 엇갈린 가장 큰 이유는 명씨와 윤 전 대통령 부부 사이에 '윤 전 대통령을 위한 여론조사를 실시하고, 이를 무상으로 제공하는 합의'가 있었는지를 다르게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번 법원 판단이 명씨와 김영선 전 의원의 항소심, 오세훈 서울시장의 1심 등 이른바 '명태균 게이트' 관련 재판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린다.
"명태균의 자발적 영업" vs "尹 당선 위한 순차적·암묵적 합의"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이진관 부장판사)는 전날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윤 전 대통령에게 징역 2년과 추징금 1396만여 원을 선고했다. 같은 혐의로 함께 재판에 넘겨진 명태균씨에게는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윤 전 대통령 사건 1심 재판부는 명씨와 윤 전 대통령 부부 사이에 순차적·암묵적 합의가 성립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명태균과 김건희는 윤석열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대선 여론조사를 실시하거나 그 결과를 피고인 윤석열 부부에게 무상으로 제공하고, 이를 기초로 판세 분석과 선거 전략 수립 등 정치적 조언을 함께 제공하기로 하는 합의를 했다"고 판시했다.
이어 "윤석열은 김건희로부터 이러한 합의 내용을 전달받아 이에 묵시적으로 동의함으로써 피고인 명태균과 피고인 윤석열 부부 사이에 여론조사 무상 제공에 관한 순차적·암묵적인 의사의 합치가 이루어진 것으로 인정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명씨에게 미래한국연구소 영업이나 정치적 영향력 확대 목적이 있었다는 점은 인정했다. 다만 단순 영업 목적이었다면 여론조사 결과를 1~2차례 제공한 뒤 중단했어야 하는데, 명씨는 당시 자금 사정이 좋지 않았음에도 윤 전 대통령 부부에게 장기간 반복적으로 무상 제공한 점을 고려했다.
반면 김건희씨 사건 항소심 재판부는 명씨와 윤 전 대통령 부부 사이에 여론조사 의뢰나 협의가 있었다는 점이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서울고등법원 형사15-2부(신종오 부장판사)는 지난 4월 김씨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명태균이 피고인 부부에게 제공하기 위해 여론조사를 실시한 것이 아니라 미래한국연구소의 영업활동 일환 또는 그 스스로의 정치적 성향에 기인해 실시한 여론조사의 결과를 피고인 부부를 포함해 여러 사람에게 배포한 것으로 보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명씨가 윤 전 대통령 부부를 만나기 전부터 특정 언론사와 정례 여론조사를 진행해 온 점 역시 합의를 부정하는 사정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명씨는 원래 여론조사를 실시한 뒤 정치인을 상대로 영업하며 의뢰자를 확보하는 방식으로 활동해 왔고, 정례조사 진행 중에도 의뢰자가 바뀌는 것은 명씨의 자연스러운 영업 방식이라는 것이다.
같은 증거도 다른 해석…문자·표본조사·공천 모두 엇갈려김씨 항소심 재판부와 윤 전 대통령 1심 재판부는 또 여론조사 결과에 대한 김씨의 문자메시지와 여론조사 진행 방식, 김영선 전 의원 공천 과정 등을 놓고도 상반된 해석을 내놨다.
김씨 사건 항소심 재판부는 김씨가 명씨에게 보낸 "좋은 건가요?", "충성", "감사합니다" 등의 문자메시지를 여론조사 결과를 공유받거나 정치적 조언을 받은 데 대한 단순 반응으로 해석했다. 일부 조사에서 윤 전 대통령에게 유리한 표본 방식과 응답을 조작한 정황은 인정하면서도, 이를 윤 전 대통령 부부의 지시나 관여에 따른 것으로 볼 증거는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반대로 윤 전 대통령 1심 재판부는 명씨가 윤 전 대통령에게 유리한 여론조사를 반복적으로 실시·제공하고, 판세 분석과 선거 전략까지 함께 제공한 점을 무상 제공 합의를 뒷받침하는 핵심 정황으로 봤다. 특히 윤 전 대통령에게 유리한 결과가 나오도록 응답 표본을 부풀린 비공표 여론조사 등이 실제 윤 전 대통령 부부에게 전달된 점도 합의를 인정하는 근거로 제시했다.
김씨의 법적 지위에 대한 판단도 엇갈렸다. 김건희 2심은 김씨를 정치자금법상 '정치활동을 하는 사람'으로 보기 어렵고, 윤 전 대통령과의 공모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반면 윤 전 대통령 1심은 김씨가 명씨와 윤 전 대통령을 연결하며 여론조사 결과를 전달받고 공유하는 역할을 한 만큼 '공범'이라고 명시했다.
여론조사를 대가로 김 전 의원 공천이 이뤄졌는지에 대한 해석을 두고도 차이가 있었다.
김씨 사건 항소심 재판부는 "실제 윤석열이 김영선의 공천을 위해 상당한 노력을 한 사실이 인정될 뿐 여론조사와 김영선의 공천을 연관 지을 수 있게 하는 내용이 (특검이 제출한 증거자료에) 포함돼 있지 않다"고 짚었다.
반대로 윤 전 대통령과 명씨에게 유죄를 선고한 재판부는 "윤석열 부부가 여론조사를 수수할 당시 김영선의 공천에 대해 언급했다는 자료가 없다"면서도 "다만 윤석열 부부는 명태균으로부터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받았는 바, 이는 김영선 공천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데 일부 영향을 미쳤던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오세훈 재판 영향은…시선은 16일 김건희 대법 상고심으로윤 전 대통령 1심 판결이 이른바 '명태균 게이트' 관련 재판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먼저 부산고등법원 창원재판부에서 항소심이 진행 중인 명씨·김 전 의원의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에서는 검찰이 이번 판결을 적극 인용할 가능성이 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명씨와 김 전 의원이 주고받은 8070만 원을 공천의 대가로 지급된 정치자금으로 보기 어렵다며 두 사람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하지만 이번 윤 전 대통령 사건 재판부가 명씨의 정치적 역할과 윤 전 대통령이 김 전 의원의 공천에 영향을 미친 점을 인정한 만큼, 항소심에서 펼쳐질 법리 공방의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오는 22일 1심 선고를 앞둔 오 시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재판에도 이번 판결이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오 시장은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명씨로부터 10차례 여론조사 결과를 제공받고, 후원자인 사업가 김한정씨를 통해 비용 약 3300만 원을 대납받은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검찰은 오 시장이 명씨에게 여론조사를 의뢰했다고 보고 있지만, 오 시장 측은 명씨를 수차례 만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여론조사를 부탁하거나 비용 대납을 지시한 적은 없다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법조계의 시선은 오는 16일 선고되는 김씨 상고심으로 향한다. 김씨는 같은 명태균 여론조사 무상 제공 의혹과 관련해 1·2심에서 모두 무죄를 선고받았다.
법조계에서는 선고기일이 지난주 지정된 점 등을 고려하면, 대법원이 이미 법리 검토를 상당 부분 마치고 판결문 작성 마무리 단계에 들어갔을 가능성이 상당하다고 보고 있다. 대법원의 최종 결정은 '명태균 게이트' 관련 재판의 심증 형성에 결정타가 될 전망이다.
윤석열·명태균 모두 항소 예고…尹 "나는 괜찮지만 사법부 미래 걱정"한편 김건희 특검 측은 선고 직후 "비로소 국민 법감정에 부합하는 판결이 선고됐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 있는 판결"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김건희씨 사건 1·2심에서 같은 공소사실에 대해 무죄가 선고돼 우려가 있었지만, 재판부가 특검의 주장과 증거를 세심하게 살펴 현명한 판단을 내렸다"고 강조했다. 특검은 판결문을 검토한 뒤 항소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윤 전 대통령 측과 명씨 측은 모두 항소 의사를 밝혔다. 윤 전 대통령 법률대리인은 선고 직후 "김씨 사건에서는 1·2심 모두 무죄가 선고됐는데 사실관계가 동일한 사건에서 일부 유죄가 나온다는 것 자체가 좀 이해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윤 전 대통령 측 법률대리인은 "윤 전 대통령께선 선고 직후 '나는 괜찮지만 사법부의 미래가 걱정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명씨 측도 "한마디로 당황스럽다"며 "창원지법에서 무죄가 선고된 정치자금법 사건과 중복되는 부분이 많은데 이번 재판부가 달리 판단했다"며 "정치자금의 정의에 관한 대법원 판례에도 반하는 법리 오해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결과적으로는 김건희씨 판결과도 모순되는 건데 이걸 어떻게 하려고 이러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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