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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다양성 아이를 둔 엄마가 보스턴 박물관에서 받은 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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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다양성 아이를 둔 엄마가 보스턴 박물관에서 받은 환대

책을 읽는 내내 감동이 밀려왔다. 한 사람의 삶에도 감동했고, 그 삶을 길어 올린 글에도 감동했다. <우리 집에 신경다양성이 삽니다>(2026년 4월 출간)의 저자 박수현은 내게 조금 특별한 사람이다. 이십여 년 전, 내가 가르쳤던 제자였다.

그는 학생 시절 토론을 공부했다. 자신의 생각을 세우고, 다른 사람의 말을 듣고, 근거를 갖추어 세상과 대화하는 법을 배웠다. 좋은 성적으로 대학에 진학하면서는 내 후배가 되기도 했다. 스승으로서 기쁜 일이었지만, 돌이켜보면 학교와 대학의 이름보다 더 귀한 것은 그 시절부터 그의 안에 자리 잡고 있던 삶의 열정이었다.

박수현은 꿈을 말하는 데서 멈추지 않았다. 방송인이 되겠다는 꿈을 이루어 지역 MBC의 아나운서와 뉴스 앵커로 살았다. 또렷한 목소리로 세상의 소식을 전하며 자신이 선택한 길을 힘껏 걸었다. 그러던 그가 자폐스펙트럼 아이의 엄마가 되었다. 그의 삶은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크게 굽이쳤지만, 그는 그 굽이를 좌절의 낭떠러지로 만들지 않았다. 오히려 더 넓은 세상으로 들어가는 길로 바꾸었다.

<우리 집에 신경다양성이 삽니다>는 자폐 아이를 키우는 어머니의 눈물겨운 성공담이 아니다. 장애를 이겨내고 '정상'에 도달했다는 극복의 기록도 아니다. 이 책은 한 아이를 세상의 기준에 맞추어 깎아내기보다, 아이가 지닌 감각과 속도와 언어를 이해하려는 가족의 생활 기록이다.

저자는 보스턴과 서울을 오가며 자폐스펙트럼 아이와 비장애 동생이 함께 자라는 과정, 학교와 도서관과 박물관에서 마주친 환대와 배제, 엄마로서의 두려움과 기쁨을 구체적으로 풀어낸다.

이 책의 제목이 특히 좋다. '우리 집에 자폐아가 있습니다'가 아니라 '우리 집에 신경다양성이 삽니다'라고 했다. '자폐아'라는 진단명 하나로 아이를 가두지 않고, 서로 다르게 작동하는 뇌와 감각과 마음이 한집 안에서 함께 살아간다고 말한다. 더구나 '있습니다'가 아니라 '삽니다'이다.

신경다양성(뇌신경의 차이로 인해 발생하는 다름(자폐특성, 지적스펙트럼, ADHD, 학습 장애, 사회적 의사소통 장애, 아스퍼거 증후군 등)을 생물적 다양성으로 인식하는 관점 : 출처 백과사전)은 병원이나 치료실에만 존재하는 문제가 아니라 밥을 먹고, 학교에 가고, 동생과 다투고, 자전거를 타고, 여행하며 살아가는 일상의 모습이다.

책은 끊임없이 질문한다. 아이가 왜 가만히 있지 못하는지를 묻기 전에 교실이 지나치게 시끄러운 것은 아닌지 살펴야 하지 않을까. 왜 지시를 따르지 않는지 나무라기 전에 아이가 그 지시를 이해할 수 있는 방식으로 설명했는지 돌아보아야 하지 않을까. 모든 사람이 똑같은 속도로 걷게 하는 대신, 조금 다른 속도와 경로를 허용할 수는 없을까.

책 속에서 학교는 때때로 배움의 공간보다 먼저 문턱이 된다. '숲체험을 안 가는 게 좋겠다'는 말과 '반쪽짜리 수강신청'의 경험은 그 문턱이 얼마나 조용하고 단정한 얼굴로 아이를 밀어내는지 보여준다. 아이가 낯선 소리와 갑작스러운 변화에 힘들어하면, 학교는 아이의 감각을 이해하기보다 참여하지 않는 쪽을 권한다. 함께 가는 방법을 찾기 전에 빠지는 방법부터 마련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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