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완수사권 '폐지-존치' 프레임, 그 자체가 함정이다

검찰청이 사라진다. 1948년에 세워진 이 기관은 78년 만에 문을 닫고, 오는 10월 수사를 맡는 중대범죄수사청과 기소를 맡는 공소청으로 갈라진다. 이제 남은 것은 형사소송법이다. 조직을 나누는 법은 통과됐지만, 실제로 검사가 수사에 어디까지 관여할 수 있는지를 정하는 절차법은 지금 국회에서 심사 중이다. 그 한복판에 '보완수사권 폐지'가 있다.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하는 원칙에는 폭넓은 공감대가 있다. 수사권과 기소권을 한 기관이 처음부터 끝까지 쥐고 있으면, 누구를 수사할지부터 재판에 넘길지 말지까지가 견제받지 않는 권력이 된다. 이 권력이 정권에 따라 강도와 방향을 달리해온 역사는 오래 지켜봐 온 바다. 수사는 수사기관이, 기소는 기소기관이 맡고 그사이에 견제가 흐르게 하는 것. 그것이 개혁의 요체라는 데는 이견이 크지 않다.
그러나 최근 여성계가 던진 물음 앞에서 이 원칙은 멈춰 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멈춰서 되돌아가라는 뜻이 아니라, 더 정교해지라는 뜻이다.
지난 며칠 사이 한국성폭력상담소, 한국여성의전화, 장애여성공감, 민변 여성인권위원회를 비롯한 단체들이 잇따라 국회에 섰다. 이들의 말은 "검찰을 지키자"가 아니었다. 정황증거의 판단이 사건의 향방을 가르는 성폭력 사건에서는, 수사 단계에서부터 공소 유지에 필요한 증거가 누락 없이 확보돼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경찰이 놓친 혐의와 증거가 검찰의 보완 수사를 통해 비로소 드러난 사건들이 실제로 있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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