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서 일해, 우리 연금 벌어야지"...젊은이 혼쭐내는 노인 영상의 속뜻?

지난 6월 23일 오전, 월드컵에서 코트디부아르를 누른 독일의 승리감이 채 가시지 않았을 때 독일 고령보장위원회는 33개의 개혁안이 담긴 연금 개편안 최종 보고서를 연방 정부에 공식 전달했다. 프리드리히 메르츠 총리와 배르벨 바스 노동부 장관은 곧바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위원회의 모든 제안을 완전히 이행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독일 연금제도는 역사적인 전환점을 맞이했다. 이번 연금 개혁안을 메르츠 총리는 "천재적"이라 했고 노동부 장관 바스는 "종합 예술"이라 했다.
이제 의회의 여름 휴회기가 끝나면 이 종합 예술 작품을 통째로 법안 초안으로 만들어 입법 절차에 착수할 것이다. 올해 말 법안이 연방의회를 통과하더라도, 대규모 재정 조율과 시스템 구축에 필요한 준비 과정을 거쳐야 한다.
세대 간 공정과 지속 가능한 노후 보장
몇 해 전 텔레비전에서 보았던 특이한 홍보 영상이 기억에 남아 있다. 젊은이들 서너 명이 공원 잔디밭에 앉아 놀고 있는데 그 옆 산책로를 걷던 한 노인이, "예끼 고얀 놈들, 놀고 있어? 어서 가서 일해! 우리 연금 벌어야지!"라고 일갈하는 장면이었다. 젊은이들은 혼비백산하여 자리를 떴는데 평소 노인을 공경하는 태도가 매우 결핍된 독일 젊은이들이 왜 황망히 도망을 가지? 라며 신기해했던 기억이 난다. 공기관에서 만든 영상인 건 확실한데 어느 부서였는지는 기억에 없다. 법정연금이란 것이 세대 간 계약이라는 사실을 알리기 위한 교육용이었을까? 아니면 앞으로는 청년 여러 명이 은퇴자 한 명의 노후를 책임져야 함을 알리려는 거였을까?
독일의 법정연금 보험은 국가 사회보장제도의 근간이자 세대 간 신뢰를 담보하는 가장 중요한 사회적 계약이다. 독일의 '2026 연금 개혁'은 인구의 급격한 고령화와 베이비붐 세대의 대거 은퇴라는 난제 앞에서 시스템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 필요불가결한 행보다. 사안이 시급한 만큼 쾌속으로 몰아붙여 불과 6개월 만에 개혁안을 내놓았다.
개혁안의 1번은 세후 실질 소득의 최소 70%를 노후 소득으로 보장하겠다는 명확한 지향점이다. 현재 세전 48% 수준을 어떻게 세후 70%로 끌어올리려는지가 관건일 텐데 만약 성공한다면 가히 종합 예술이라 해도 좋겠다.
48%라는 수치는 45년간 평균 임금을 받으며 성실히 납부한 '표준 은퇴자'가 받는 법정연금의 비율을 의미하는데, 이것만으로는 은퇴 이전의 실질적인 생활 수준을 유지하기에 턱없이 부족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되어 왔다. 이에 위원회는 법정연금에만 의존하던 기존의 단선적 패러다임을 과감히 탈피하여, 법정·기업·개인연금이 입체적으로 결합하는 통합적 다층 보장 체계를 통해 이 22% 이상의 간극을 공략하겠다고 한다.
우선 법정연금 부과 방식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자본연금'이라는 적립식 엔진을 장착한다. 스웨덴에서 이미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있는 장치와 유사하다. 근로자와 고용주가 반씩 부담하여 총 2%의 추가 보험료를 납부하고, 이를 국가가 관리하는 글로벌 자본 시장에 투자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하여 증식된 연금을 법정연금에 얹어 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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