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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현의 등판…중앙그룹 채권사태에 "금융사들 검사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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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현 전 금융감독원장이 중앙그룹 채권 사태와 관련해 금융회사 책임론을 전면에 내세웠다. 피해자 측 변호인으로 나선 이 전 원장은 채권 발행부터 유통·판매까지 전 과정에 대한 검사 확대를 촉구하며 주관사와 판매사, 투자일임사 등의 역할을 규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동변호인단은 지난 10일 피해자 250명(피해금액 약 325억2천만원)의 피해 현황을 담은 의견서를 금융감독원에 제출했다. 피해자 측 자체 집계로는 개인 계좌가 450여개, 투자금은 약 760억원에 달한다.

이복현 "발행·유통 과정 적절한 스크린 있었나"금융회사를 감독했던 전 금융감독원장이 이번에는 금융회사 책임을 묻는 피해자 대리인으로 나섰다. 공동변호인단을 이끄는 이복현 전 금융감독원장은 13일 서울 종로구 변호사회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번 사안을 단순한 발행사 부실이 아닌 상품 제조·유통 구조 전반의 문제로 규정했다. 공시자료만으로도 확인 가능한 위험을 금융회사들이 적절히 걸러냈는지를 따져봐야 한다는 게 이 전 원장의 문제의식이다.

이 전 원장은 "개인 채권투자가 수십조원 규모로 커지면서 기관, 전문가 중심이던 회사채 시장의 양상이 크게 바뀌었다"며 "그런 과정에서 신용평가보고서와 발행설명서를 보니 이런 형태의 상품 제조와 유통이 과연 바람직한지 의문이 들었다. 그것이 사건을 맡게 된 주된 동기"라고 말했다.

이어 "상품 제조 및 발행·유통 과정에서 적절한 스크린이 있었는지, 주관사와 발행사, 판매 플랫폼, 운용사와 투자일임사, 신용평가사가 각각 어떤 역할을 했는지를 집중적으로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중앙그룹의 신종자본증권 조달 구조를 두고는 "회사 규모에 비해 수긍하기 어려울 정도의 수천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중앙그룹 산하 주요 계열사들이 서로 발행하고 인수해 주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일반투자자들이 신종 자본증권의 성격과 콜옵션 미행사에 따른 추가 재무 부담, 만기 집중 위험 등을 제대로 설명받았는지도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전자단기사채는 만기 3개월 미만이면 증권신고서 제출 의무가 없어 투자자들이 사실상 증권사의 설명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판매 과정도 면밀히 들여다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변호인단 "부실 걸러냈어야 할 금융회사, 무엇을 하지 않았나"
공동변호인인 신동환 변호사는 "이번 사건은 투자적격 등급으로 포장된 회사채가 발행 넉 달 만에 부도에 이른 사건"이라며 "발행회사의 부실 자체보다 그 부실을 걸러냈어야 할 금융회사들이 각 단계에서 무엇을 하지 않았는지가 핵심"이라고 말했다.

변호인단은 JTBC가 회사채 발행 당시 사실상 완전자본잠식 상태였다고 주장했다. 특히 올해 2월에 발행된 42회 회사채 발생 과정을 집중적으로 제기했다. 자본으로 분류된 신종자본증권 1544억원을 제외하면 실질 자본총계는 마이너스 1354억원으로, 결산 직전 발행한 4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이 없었다면 완전자본잠식을 피할 수 없었다는 설명이다.

이어 신용평가사가 '계열지원 가능성 미반영'을 명시했는데도 대표주관사인 신한투자증권은 계열 지원 가능성을 근거로 '원리금 상환은 무난할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신한투자증권이 기업실사 보고서에 자본잠식과 적자 누적 등 위험요인을 기재하고도 방문실사를 하루짜리 유선회의로 대체했고, 투자일임사를 통해 개인투자자들에게 IR 자료가 전달된 정황도 확인됐다며 발행·유통·판매 전 과정에 대한 금융당국의 검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변호인단은 금감원에 장내 거래를 중개한 증권사와 투자일임사, 신용평가사까지 검사 대상을 확대하고, 기존에 접수된 민원을 병합 처리하는 한편 이메일·메신저 대화와 상담 녹취 등 핵심 전자기록에 대한 자료보존 조치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피해자 "JTBC 믿었는데…4개월 만에 계좌 0원"기자회견에 참석한 피해자들은 JTBC와 중앙그룹의 이름을 믿고 투자했다가 원금 대부분을 잃었다고 호소했다.

한 피해자는 "19살부터 28살까지 아르바이트와 계약직, 정규직 생활을 하며 10년 동안 모은 아들의 전 재산이었다. 제가 올해 2월 JTBC 회사채를 대신 사줬는데 이런 일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그는 "상장된 회사채라 회사가 당장 망할 리는 없다는 이야기도 들었고, 신한(투자증권)이 배포한 IR 자료와 주관사의 '원리금 상환은 무난할 것'이라는 설명을 믿었다"며 "4개월 만에 아들에게 사실을 알렸더니 'JTBC는 지금도 방송이 잘 나오는데 사실이냐'며 계좌를 확인했고, 10년 동안 모은 돈의 계좌가 0원이 된 것을 보고 지금도 믿지 못하고 있다"고 울먹였다.

예순을 넘긴 또 다른 피해자는 "JTBC 채권에서 매달 받던 36만원은 제게 가장 큰 돈이었다"며 "월세와 공과금, 생활비를 감당하려면 꼭 필요한 돈이었고, 투기도 투자도 아니라 다달이 살아가기 위해 선택한 것이 JTBC 채권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JTBC는 뉴스도 하는 방송국이라 믿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제발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이 전 원장은 회계 전문가와 기업 분석, 회사채 사건 경험이 있는 전문가들로 별도 분석팀을 꾸려 중앙그룹과 계열사의 재무구조를 분석하고 있다며, 분석 결과를 토대로 금융당국에 추가 조사를 요청하고 필요할 경우 형사 절차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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