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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 동행' 트와이스·JYP…원심력으로 뻗어갈 9개의 별, 하나의 은하계 이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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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11년이다. 그 긴 시간 동안 단 한 명의 멤버 이탈 없이 9인(人) 형태로, 한 팀의 온전한 형태를 지켜왔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그룹 '트와이스(TWICE)' 멤버들과 JYP엔터테인먼트 스태프들 그리고 팬덤 '원스'는 마땅히 상찬받아야 한다. 소처럼 일한다고 해서 팬들 사이에서 붙은 '소와이스'라는 별명은 영광의 훈장인 동시에, 이들이 감당해 온 노동의 강도와 헌신을 증명한다. 혹독한 K-팝 산업의 시간표 속에서 9명의 멤버가 서로를 잃지 않고 버텨낸 것은 단순한 비즈니스적 성공을 넘어선, 일종의 윤리적 승리이자 아름다운 연대다.

트와이스 멤버들과 JYP가 두 번째 재계약 시즌을 맞은 가운데 최근 정연, 지효, 채영, 쯔위 등 일부 멤버들과 관련 일각에서 이적설과 1인 기획사 설립설이 조심스레 흘러나오고 있다. 이를 위기나 붕괴의 징후로 읽는 것은 낡은 시각이다. 이는 결핍이 아니라 오히려 '충만'의 증거다. 11년의 쉼 없는 여정 끝에 휴식기가 필요한 것은 지극히 당연하며, 각자의 내면에 고유한 음악적 자아와 방향성이 단단하게 자라나 독자 행보를 꾀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진화의 과정이다.

현재 K-팝 신(scene)의 생태계 역시 '따로 또 같이'라는 새로운 시스템으로 재편되고 있다. 방탄소년단(BTS)이나 세븐틴 같은 대형 보이그룹이 강력한 구심력으로 팀의 코어를 뭉쳐낸다면, 상대적으로 더 세밀하고 개별적인 미학적 방향성이 요구되는 걸그룹은 원심력을 발휘해 각자의 레이블이나 활동 반경으로 뻗어나가는 경향이 짙다. 내년 데뷔 20주년을 맞는 '소녀시대'가 훌륭하게 증명했듯, 물리적 흩어짐은 해체가 아니라 그룹의 영토를 확장하는 또 다른 방식이다.
지난 10~12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케이스포돔(KSPO DOME)에서 피날레를 장식한 여섯 번째 월드 투어 '디스 이즈 포'에서 트와이스가 선보인 360도 무대는 그래서 상징적이었다. 9명의 멤버가 각기 다른 방향을 바라보며 서 있었지만, 결국 그들이 단단히 발을 딛고 있는 곳은 트와이스라는 하나의 둥근 중심이었다. 공연 직후 특별한 거취 발표가 있을 것이란 대중의 예상과 달리 이들은 무척 신중했다. 그러나 그 침묵과 신중함 속에서도, 트와이스라는 연대는 계속될 것이라는 무언의 약속이 읽혔다.

이제 필요한 것은 이 팽팽한 원심력과 구심력을 조화시킬 새로운 산업적 상상력이다. 1990년대 미국 힙합 신의 전설 우탱 클랜(Wu-Tang Clan)이 보여준 '분산형 독립 모델'은 훌륭한 참조점이 된다. 멤버들이 각자의 개별 기획사에서 자유롭게 자신의 궤도를 그리되, JYP라는 거대한 인프라를 중심축에 두는 '하이브리드 허브 앤 스포크(Hub & Spoke)' 모델이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정기적으로 '트와이스 윈도우'를 설정해 그룹 활동을 최우선으로 보장하고, JYP는 단순한 매니지먼트를 넘어 이들의 글로벌 서사를 총괄하는 프로덕션 허브로 기능하는 방식이다. 북미 시장에서 입지를 굳힌 나연, 정연, 모모, 사나, 지효, 미나, 다현, 채영, 쯔위 트와이스 아홉 멤버들은 그래미 어워즈를 주관하는 레코딩 아카데미(Recording Academy®) 회원으로 최근 동시에 선정됐다.
계약 종료가 곧 팀의 소멸로 이어지던 획일적인 K-팝의 서사 속에서, 이들은 자립을 통해 생명력을 연장하는 새로운 '대항 서사'를 써 내려갈 준비를 하고 있다. 혹시나 일부 멤버들의 소속사가 달라지더라도 이들에게 상처가 아니라, 성숙한 주체들이 기꺼이 서로를 다시 선택하는 '스스로 선택한 가족'으로서의 긍정이다. 타의에 의한 마모가 아니라 자의에 의한 확장을 택하는 길. 트와이스가 360도 무대 위에서 보여준 장엄한 풍경은, K-팝 산업이 닿을 수 있는 가장 성숙하고 다정한 윤리일 것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realpaper7@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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