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왕' 강백호 "배트 10자루나 빌려준 한준수와 상금 나눈다"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의 강타자 강백호가 2018년 신인 시절 이후 8년 만에 나선 홈런 더비에서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강백호는 2025 신한 SOL뱅크 KBO 올스타전 전야제 행사로 열린 '컴투스 프로야구 홈런 더비' 결승에서 오태곤(SSG 랜더스)과 피 말리는 접전 끝에 우승을 차지했다.
아웃제와 시간제를 결합한 새로운 방식으로 치러진 이번 대회에서 강백호는 괴력을 과시했다. 예선부터 비거리 145m짜리 대형 아치를 그리며 공동 1위(7개)에 올랐고, 동률 시 비거리 우선 원칙에 따라 최고 비거리 1위를 기록하며 오태곤과 함께 결승행 티켓을 따냈다.
결승 무대는 한 편의 드라마였다. 먼저 타석에 들어선 오태곤이 7아웃과 추가 1분 동안 총 7개의 홈런을 쏘아 올리며 기세를 올렸다. 뒤이어 타석에 선 강백호는 힘겹게 추격했으나 6개에 멈춰 서며 준우승에 그치는 듯했다. 하지만 종료 직전 벼랑 끝에서 때려낸 타구가 극적인 '버저비터' 동점 홈런으로 연결되며 승부는 서든데스 연장전으로 흘러갔다.
운명이 갈린 30초의 서든데스에서 오태곤이 침묵한 반면, 강백호는 우승을 확정 짓는 짜릿한 한 방을 쏘아 올린 뒤 화려한 배트 플립으로 자축했다. 마운드로 달려 나온 한화 동료 문현빈과 허인서의 시원한 물세례 속에 강백호는 마침내 활짝 웃었다. 한화 소속 선수가 홈런 더비 정상에 오른 것은 2023년 채은성 이후 3년 만이다.
경기가 끝난 뒤 만난 강백호의 표정에는 극적인 여운이 가득했다. 격렬했던 순간을 돌아본 강백호는 "마지막에 너무 흥분해서 배트를 던졌는데, 스태프분이 맞을 뻔해 죄송하다"며 사과의 뜻을 먼저 전했다.
사실 그의 원래 목표는 홈런왕 타이틀보다 '잠실구장 장외 홈런'이었다. 괴력을 뽐내며 최고 비거리 상까지 독식했음에도 강백호는 "오늘 목표는 잠실구장 밖으로 공을 넘기는 것이었는데 실패해서 아쉽다. 아직 내가 부족한 것 같다"며 진한 아쉬움을 숨기지 않았다.
이번 우승 뒤에는 완벽한 조력자가 있었다. 강백호의 배팅볼 파트너로 나선 KIA 타이거즈 포수 한준수다. 강백호는 여러 후보 중 한준수를 선택한 배경에 대해 "포수들이 배팅볼을 잘 던진다는 말이 있다"며 "시작 전에 5명 정도에게 공을 받아보니 준수가 던져준 공이 가장 좋았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평소 한준수가 자신의 배트를 가져다 쓴다며 "벌써 10자루 정도 가져갔으니 내가 보답을 받아야 한다"고 농담을 던진 강백호는 "사실 상금을 나누기로 약속하고 배팅볼 파트너로 꼬셨다. 당연히 상금을 나눌 생각"이라며 끈끈한 의리를 과시했다.
우승 상금 1천만 원과 비스포크 AI 에어드레서를 거머쥔 그는 상금을 사적인 곳에 쓰기보다 야구 용품을 구매하는 데 보탤 계획이다.
치열한 전반기를 보낸 강백호에게 이번 홈런 더비 우승은 강력한 촉매제다. 강백호는 "마치 가을야구를 하는 것처럼 엄청나게 집중해서 세게 쳤다. 꼭 해보고 싶었던 우승이라 도파민이 많이 나오고 짜릿하다"며 미소를 지었다.
이제 시선은 후반기 순위 싸움으로 향한다. 강백호는 "전반기에 우리 팀이 5할 승률을 맞추며 마쳤는데, 이번 우승의 기운을 이어가 후반기 순위 싸움에 더 큰 보탬이 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한편, 부상으로 이탈한 오스틴 딘(LG)을 대신해 출전해 명승부를 합작한 오태곤은 아쉬운 준우승(상금 300만 원, 삼성 무빙스타일 미니)에 만족해야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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