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틴 대신 홈런 더비 나서 아쉽게 준우승…SSG 오태곤 "너무 힘들더라고요"
[서울=뉴시스]김희준 기자 = 프로야구 SSG 랜더스의 오태곤에게 2026년 7월 10일은 롤러코스터 같은 하루였다.
갑작스럽게 홈런 더비에 나서게 됐는데 예선에서 치열한 경쟁을 뚫고 결승에 올랐고, 결승에서는 서든데스 접전 끝에 준우승을 차지했다.
오태곤은 1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6 KBO 올스타전 컴투스프로야구 홈런 더비 결승에서 서든데스 끝에 강백호(한화 이글스)에 밀려 준우승을 차지한 후 "마음을 비우고 왔는데 뜻밖에 좋은 결과가 나왔다. 나름대로 좋은 경험이 됐다"며 "너무 만족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감독 추천 선수로 올스타전에 나서는 오태곤에게 홈런 더비 출전은 계획에 없던 일이었다.
하지만 올 시즌 전반기 홈런 공동 1위인 오스틴 딘(LG 트윈스)이 부상이 생기면서 출전 기회를 얻었다.
출전이 결정된 것은 바로 하루 전이었다.
오스틴은 허리에 가벼운 통증이 생겨 홈런 더비 출전이 어렵다는 의사를 전달했고, 한국야구위원회(KBO)는 팬 투표 후순위 선수에게 순차적으로 출전 가능 여부를 확인해 오태곤을 출전자로 결정했다.
오태곤은 홈런 더비 출전 선수 팬 투표에서 12위였으나 극적으로 출전 기회를 얻었다.
갑작스러운 출전에도 오태곤은 괴력을 과시했다.
예선에서 5아웃까지 2홈런에 그쳤으나 30초 휴식 후 1분 동안 주어지는 '컴프야 피버타임'에 5개의 홈런을 몰아쳐 최종 7개를 기록했다.
강백호, 허인서(한화 이글스)도 나란히 7개의 홈런을 치면서 오태곤과 동률을 이뤘다.
예선에서 동률을 이루면 별도의 서든데스 없이 최장 비거리 순으로 순위를 정하는데, 145m의 초대형 홈런을 날린 강백호와 140m의 홈런을 작렬한 오태곤이 1, 2위가 돼 결승에 진출했다.
결승에서 먼저 타석에 들어선 오태곤은 7아웃까지 홈런 4개를 날렸다.
30초 동안 휴식을 취한 후 오태곤은 1분 간의 '컴프야 피버타임'에 타구 3개를 담장 밖으로 보내 최종 7개를 기록했다.
강백호는 7아웃까지 오태곤보다 1개 적은 홈런 3개를 날렸고, 이후 컴프야 피버타임에 종료 3초 전까지 3개만 추가했다.
그렇게 오태곤에게 우승이 돌아가나 싶었지만, 강백호가 3초를 남기고 우측 폴을 때리는 타구를 날려 극적으로 동점을 만들었다.
30초 동안 더 많은 홈런을 치는 선수가 이기는 서든데스에서 오태곤은 하나도 치지 못했다. 강백호는 두 번째 타구를 담장 밖으로 보내면서 우승을 확정했다.
오태곤은 "연습 시간에 치는데 방망이가 잘 돌아가더라. 조형우가 배팅볼도 잘 던져줘서 비거리도 잘 나갔다"며 "원래 목표가 3개였는데 생각보다 홈런이 많이 나왔다"고 돌아봤다.
예선에서 피버타임에만 5개를 날린 오태곤은 "1분 동안 (조)형우가 던지는 공이 스트라이크가 되든, 볼이 되든 그냥 크게 치자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운 좋게 타구들이 많이 넘어갔다"며 "안 넘어갈 것 같은 타구도 넘어가서 나도 놀랐다"고 전했다.
예선에서도 첫 번째 순서로 나선 뒤 다른 선수들의 결과를 지켜봐야했던 오태곤은 "처음 출전해봤는데 너무 힘들더라. 처음에 예선에서 동점자가 나오면 서든데스를 한다고 하기에 '거기서 떨어지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그런데 비거리로 결정하는 것이었다"고 했다.
이어 "결승에서도 방망이가 잘 돌아가더라. 그래서 7개를 쳤는데 이후에는 호흡도 안 돌아오고, 종아리에도 통증이 생겼다"며 "너무 힘들더라"고 토로했다.
오태곤은 "결승에서 강백호가 6홈런을 기록하고 몇 초 남지 않아 '잘하면 되겠다'는 생각을 한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3초 남겨두고 친 타구가 폴에 맞더라"며 "강백호가 그것을 치는 순간부터 지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 힘든 상태였다"고 전했다.
전날 홈런 더비 출전 여부가 결정됐다는 오태곤은 "오스틴 선수 다음 순번이 (최)정이 형이었는데, 정이 형도 고관절 쪽이 좋지 않다"며 "순번이 밀리면서 나까지 왔는데 한 번 쯤은 경험해보면 좋을 것 같아서 출전하겠다고 했다. 이번에 안 나가면 은퇴할 때까지 쉽지 않을 것 같아 나가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준우승이라는 뜻밖의 수확을 얻어 너무 감사하다. 굉장히 의미있는 날"이라며 활짝 웃었다.
◎공감언론 뉴시스 jinxijun@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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