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핏, 20년 만에 게이츠재단 기부 중단…엡스타인 여파
[서울=뉴시스]박미선 기자 = 세계적인 투자자 워런 버핏이 20년간 이어온 연례 기부 관행을 깨고 올해는 게이츠재단에 버크셔 해서웨이 주식을 기부하지 않았다.
14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버핏은 매년 여름 자신이 보유한 버크셔 해서웨이 주식 수백만 주를 다섯 개 재단에 나눠 기부해왔다. 그러나 이날 발표한 연례 기부 계획에서는 대상이 네 곳으로 줄었다. 세상을 떠난 아내와 세 자녀가 각각 운영하는 재단에만 주식을 기부하기로 하면서, 그동안 명단에 포함돼 있던 게이츠재단이 처음으로 빠진 것이다.
NYT는 이번 결정이 최근 공개된 제프리 엡스타인 문건의 여파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성범죄자였던 금융인 제프리 엡스타인은 버핏의 오랜 친구이자 게이츠재단 공동 이사였던 빌 게이츠와 광범위한 관계를 유지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달 버핏이 게이츠재단과 엡스타인의 관계를 들여다보는 외부 조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통상적인 기부를 보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 법무부가 공개한 엡스타인 문건에는 엡스타인과 게이츠의 긴밀한 관계가 담겼으며, 엡스타인이 게이츠의 사생활과 관련한 주장을 했던 내용도 포함됐다. 게이츠는 지난달 의회 증언에서 엡스타인이 자신의 혼외 관계를 이용해 자신을 압박하려 했다고 밝혔다.
버핏과 게이츠재단의 인연은 200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버핏은 버크셔 해서웨이 B주를 매년 기부하겠다고 약속하며 "평생 이 약속을 되돌릴 수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버핏은 게이츠재단 이사로도 활동했지만, 빌 게이츠와 멀린다 프렌치 게이츠가 이혼 절차를 밟던 2021년 자리에서 물러났다. 버핏은 지난 3월에도 엡스타인 문건과 관련한 사안이 공개된 이후 빌 게이츠와는 한 번도 대화하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다.
올해 95세인 버핏은 이날 성명을 통해 "언제 세상을 떠날지는 예측할 수 없지만, 내가 보유한 나머지 버크셔 해서웨이 주식은 어떤 방식으로든 2034년 12월 31일까지 네 개 재단에 모두 기부될 것"이라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only@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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