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 터미네이터' 카타고…신진서 "神의 한수? 이젠 안 먹혀"
인공지능(AI) 카타고(KataGo)와의 역사적인 대국(기신전)을 앞둔 신진서 9단이 '신의 한수'로 평가 받는 이세돌 9단의 2016년 '78수' 에 대해 2026년 AI에게는 통하지 않을 것 이라는 취지의 견해를 밝혔다.
'78수'는 10년 전 이세돌이 AI 알파고(AlphaGo)에게 거둔 승리의 착점이 된 묘수다. 중앙 전투에서 흑돌 사이에 끼운 수였다. 알파고는 이 수에 버그를 일으켰다. 이후 악수(惡手)를 연발하다 항복을 선언했다.
지금까지 알파고에게 승리한 바둑기사는 이세돌 유일하다. 알파고의 통산 전적은 74전 73승 1패(온라인 대국 포함). 단 한 번의 패가 바로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4국에서 이세돌에게 졌던 기록이다.
신진서는 기신전 개막에 앞서 열린 14일 기자회견에서 '78수'에 대해 "엄청난 묘수"라고 높이 평가했다. 다만 "10년 전에는 묘수를 통해 AI의 실수를 유도할 수 있었다면 지금은 오직 실력만으로 AI를 상대 해야 한다"고 밝혔다. 자신이 대결할 카타고에게 이세돌의 '78수'는 신의 한수가 될 수 없다는 얘기다.
그는 이어 "AI가 워낙 발전했기 때문에 묘수를 통해 이기겠다는 생각보다는 2점 치수를 지키겠다는 마음으로 경기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진서는 특히 2점 접바둑을 둔다 해도 10년 전과 동일한 조건이라면 알파고 보다 카타고에게 승리하기 힘들 것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10년 전 이세돌은 알파고와 핸디캡 없이 호선(互先)으로 맞붙었다. 이번 신진서 대국은 비약적으로 발전한 AI의 기력을 고려해 2점 접바둑으로 진행된다.
그는 "이세돌 사범은 당시 알파고에 대해 큰 정보 없이 대국에 임했다"며 "대결 상대 AI에 대한 정보 없이 대국을 벌인다는 동일 조건을 가정하면, 카타고와의 2점 바둑이 알파고 때보다 훨씬 어렵다 고 판단된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나는 이미) 카타고에 대해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이점이 크다. 그렇기에 내가 이세돌 사범 때 보다 어려운 경기를 치른다고는 말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카타고는 현재 최고 수준의 기력을 자랑하는 오픈소스 프로그램이다. 승률뿐 아니라 집 차이까지 수치로 제시하는 분석 기능을 갖췄다. 알파고 이후 바둑 AI의 발전을 상징하는 프로그램으로 평가받고 있다.
바둑 전문가들도 카타고는 알파고와 비교가 안될 정도 로 기력이 뛰어나다는 입장이다.
한국기원 관계자는 "신진서 9단이 기자회견에서 밝힌 알파고, 카타고 관련 의견에 공감한다"고 전제한 후 "카타고에게 10년 전처럼 버그를 일으키는 수로는 이기기 힘들다"고 전했다. 이어 "지금의 신진서가 10년 전 알파고와 대결한다면 이길 것으로 본다. 이세돌과 달리 AI를 많이 경험했기 때문"이라고 귀띔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AI의 반란을 소재로 한 SF 영화 터미네이터를 기억할 것 "이라며 "이미 기계가 인간을 이기는 시대에 살고있다. 카타고 역시 인간의 능력을 훨씬 넘어섰다. 멀지 않은 미래에는 2점 접바둑의 대결 조차 무의미 할 정도로 AI가 발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신진서는 오는 17~21일 AI 카타고와 3번기(기신전)를 벌인다. '세계 1인자' 신진서가 한층 진화한 AI를 상대로 어떤 대국을 펼칠지 바둑계 안팎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
이 뉴스, 어떠셨어요?
탭 한 번으로 반응 · 로그인 불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