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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미술교사, 110만 원 월급에도 인생2막이 행복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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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미술교사, 110만 원 월급에도 인생2막이 행복한 이유

◈ 1981~1993년 충남 당진시 송악고등학교 미술교사 역임

◈ 1994~2021년 당진시 송악중학교 미술교사 역임 (62세 정년퇴임)

◈ 2023년 8월 감리교신학대학교 목회신학대학원 졸업(신학석사, 서울)

◈ 2024년 4월 충남 당진시 당진제일감리교회 담임전도사 부임

◈ 경희대학교 교육대학원 미술교육 전공 석사(1999년), 한서대학교 일반대학원 융합디자인학과 박사(2018)

은퇴 후 삶은 누구에게나 낯설고 막막한 길이지만, 어떤 이는 그 길을 두려움 대신 '도전'으로 받아들이며 인생 2막을 새롭게 써 내려갔다. 충남 당진에서 41년 동안 중고등학교 미술교사로 재직하다 은퇴 후 남편과 자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목회자의 길을 선택한 김영숙 전도사(67)를 지난 6월 따님댁에서 만났다. 왜 60대에 '목회자'로 인생을 갈아탔는지, 전도사 수입 월 110만 원과 교사 연금으로 버티며 택한 의미 있는 삶을 하나하나 풀어보겠다.

-교직 생활을 마무리하던 순간, 은퇴 후 어떤 길을 걸어야 할지 고민하시던 그때의 마음은 어땠나요?

"처음엔 전공을 살려서 미술관 큐레이터(학예사)를 할까도 고민해봤지만, 큐레이터는 일요일에도 일하고 월요일에 쉬더라고요. 일요일 장벽 때문에 접을 수밖에 없었어요. 또 남편이 후임 목사를 좋은 사람으로 세우면 둘이 시간이 많아지니까 미술 학원을 차려도 되겠다고 생각했죠. 할 줄 아는 게 미술이니까 미술이라는 연을 조금이라도 더 이어가기 위해서 학원을 차리려고 했는데 여건이 안 되어 자격증 쪽으로 눈을 돌렸어요. 학교에 가서 동화책 읽어주는 '그림책놀이지도사' 자격증, 그리고 '아동미술심리치료사' 자격증 등 여러 가지 자격증을 취득하면서 뭔가를 해야겠다는 생각은 뜨겁게 타올랐어요."

- 목회에 관심을 갖게 된 시점과 계기는?

"저는 대학 졸업하자마자 바로 당진에 있는 송악고등학교에 미술 교사로 채용되었고, 신학을 공부했던 남편은 학교 인근 교회에서 목회를 하게 되었어요. 거기서 6년 동안 마음을 다해 목회에 전념했고, 패기있고 성실한 젊은 인재로 인정받아 현재 교회로 오게 되었어요. 어려운 형편의 교회를 다시금 든든히 세워보자는 약속 하나로, 두 사람이 함께 뜻을 모아 사역을 시작했습니다. 교회 건물은 이미 준공되었지만, 무리한 신축으로 인해 빚더미에 올라앉은 교회였어요. 당시에는 감당하기 힘들었던 교회 부채도 남편, 그리고 교인들과 함께 합심해서 노력한 결과 모두 갚았어요.

세월이 흘러 남편이 담임목사에서 은퇴할 시점(70세)이 차츰 다가오고 있었어요. 어느 날 남편이 이런 말을 하는 거예요. "어떤 분의 남편이 목사님이었는데 암으로 갑자기 돌아가셨대요. 그래서 부인이 신학을 공부해서 목사 자리를 이어 나갔대요. 똑같은 교회 담임목사직을 남편에 이어서 부인이 하는 것은 세습이 아니라고 했대요." 그러면 나도 할 수 있겠네 했더니 우리가 그렇게까지 할 게 뭐 있냐며 남편 반응이 좋지 않았어요.

제가 남편한테 당신 은퇴하기 전에 정말 열정적인 후임 목회자를 데려오라고 얘기했어요. 하도 많아서 지금 줄을 섰다는 거예요. 그러더니 은퇴 1년 남겨놓고도 후임자를 뽑지 못했어요. 이 교회는 우리 부부가 젊은 날부터 헌신해서 일으켜 세운 맨몸 사역의 결과물이었기에 제가 교직에서 은퇴하고 자유로운 몸이 되더라도 노후에 경제적인 문제는 걱정이 없으니 남편 뒤를 이어받아도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교회 사정을 미루어 봐도 여기서 멈추면 안 되겠다, 내가 이 교회를 더 키워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저는 신학대학원에 입학했어요. 교사 은퇴 1년 전부터 목회신학대학원 토요일 수업에 나가기 시작했고, 남편이 은퇴하는 시점에 졸업했어요. 대학원 석사과정을 마치고 현재는 전도사지만 모든 과정을 무사히 통과해서 내년에 목사 안수를 받을 거예요."

- 은퇴 후 전혀 다른 길을 선택하신 것이 주변에서는 파격적인 결정으로 보였을 것 같습니다. 가족과 지인들의 반응은 어땠나요?

"퇴직하기 1년 전부터 신학대학원에 다닌다고 했을 때부터 다들 교직에서 고생할 만큼 했으니까 이제는 좀 쉬라고 했어요. 남편도 반대했어요. 당신 못 한다고, 어렵다고, 뭘 그걸 하려고 하냐면서 말리더라고요. 애들도 엄마 하지 말라고, 엄마가 뭣 때문에 그걸 해? 퇴직하면 아빠하고 같이 놀러 다녀! 힘드니까 하지 말라는 거예요. 근데 저는 그냥 하고 싶더라고요. 대단하다고 격려해주는 지인도 있었어요. 늦은 나이에 공부를 시작해서 장학금도 받았고 또 석사 학위 두 개, 박사 학위 하나 받은 걸 명함에 새겼어요. 여자 목사로서 나는 전문가라는 사실을 밝히고 나를 무시하지 말라는 포석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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