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7시 반, 노자의 '상선약수'를 배우며
알람을 대여섯 번은 누른 것 같다. 5분 연장, 10분 연장. 조금만 조금만 더 자자며 알람을 계속 누른다. 시계를 보니 늦었다. 어차피 지각이니 가지 말까. 하지만 내면의 목소리보다 습관이 먼저 나를 이끈다. 부랴부랴 세수를 하고 대충 가방을 챙긴 후 현관문을 나선다.
오전 7시 반. 밖에서는 비가 주룩주룩 오고 있다. 좁은 사무실에 모인 우리는 누구 하나 빠짐없이 돋보기를 쓰고 두꺼운 책을 들여다본다. 한 달에 두 번, 아침 7시 반부터 한 시간 동안 하는 노자 공부 시간이다. 오늘은 '상선약수(上善若水)'를 배운다. 도(道)는 물의 흐름과 같은 것이다, 부드럽고 유연하여 못 가는 곳이 없으나 때로는 강한 바위도 뚫는다. 최고의 선은 물과 같은 것이라는, 많이 들었던 구절이다.
누군가는 공자, 맹자, 노자는 뻔한 거지 그걸 왜 읽느냐고 비웃기도 한다. 구시대의 낡은 틀에서 벗어나라고도 한다. 그런데 나는 이상하게도 몇 줄 안 되는 옛 문장에서 어리석었던 내 과거의 자취를 보고 내 부모의 마음을 만난다.
예전에는 전혀 몰랐던 부모님의 고뇌를 피부 가까이 느낀다. 아버지는 당신의 딸이 당신이 가장 힘들어하던 나이 대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인생을 조금이나마 이해하게 될 거라는 걸 아셨을까.
은퇴하고 인생의 뒤안길에서 안정된 생활을 하여야 할 나이에 아버지는 번민하셨을 것이다. 남들처럼 유유자적 편안한 삶을 누리려면 적당한 경제적 기반이 있어야하는데 인생이 잘 풀리지 않아 그럴 수가 없었을 것이다. 얼마나 고통스러우셨을까. 그래서일까. 아버지는 그때부터 더욱더 치열하게 사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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