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 총회 열리는 한국, 우리의 세계유산은 안녕한가

지난 7월 19일, 약 3000명의 유네스코 관련 전문가들이 부산을 찾아 머물고 있다. 제48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가 열리고 있기 때문이다. 손님을 맞는 마음으로 이 총회를 환영한다. 그러나 환영만 하고 넘어갈 일이 아니다. 세계유산을 지켜야 할 유네스코 자신의 문제, 그리고 개최국인 한국의 문제를 이 자리에서 짚고 넘어가야 한다.
세계유산은 자본에 종속되어 있다
이번 총회의 의제들을 살펴보면 한 가지가 빠져 있다. 세계유산이 자본과 경제 논리에 종속되어 가는 현실에 대한 진지한 논의다. 무분별한 자본과 권력의 개발 앞에서 유네스코는 방치자에 가깝다. 때로는 패권과 자본의 편에 서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심마저 든다.
거대한 패권과 자본을 가진 강국이 세계 최고의 페르시아 문명 유적을 폭격으로 훼손해도, 인류 문명의 보고인 수메르 문명이 폭격당하고 그 박물관이 점령되어 유물이 약탈당해도, 바레인의 아름다운 근대건축이 폭격으로 지옥과 같이 파괴되어도 유네스코는 형식적인 입장을 내놓는 데 그쳤다. 인류 공동의 유산이 훼손되고 파괴되는 것을 막는 것, 그것이야말로 유네스코가 존재하는 이유가 아닌가.
수익금은 누구에게 돌아가는가
'보전'이라는 이름 아래에서도 세계유산으로 벌어들이는 수익금을 민주적이고 공정하게 배분하는 원칙은 어디에도 없다. 캄보디아 앙코르와트가 대표적이다. 막대한 입장료 수익을 운영권을 독점한 베트남 업체가 독식하고, 그 일부는 최고 권력자에게 상납된다는 논란이 2015년까지 이어졌다. 2016년부터 국영 기업인 앙코르 엔터프라이즈가 입장권 판매를 맡고 있지만 유적을 실제로 관리하고, 앙코르와트의 엄격한 관리 규제로 피해를 보는 원주민들에게 돌아가는 지원은 미비하다.
일부 국가에서는 자국민과 외국인 관광객에게 차등을 두어 과도한 입장료를 징수하고 있다. 그렇게 걷힌 돈이 세계유산의 보존과 보전에 민주적으로 쓰이고 있는지에 대한 검증도 논의도 없다. 유네스코가 스스로 '문화민주주의'의 실천자인지 진지하게 돌아볼 때다.
권고를 어겨도 벌이 없다
세계유산 등재 당시 약속했던 권고 사항을 이행하지 않는 당사국을 방치하는 것도 문제다. 일본의 군함도와 사도 광산이 그렇다. 강제징용과 위안부 여성에 관한 역사적 사실을 현장에 공개하고 소상히 알리라는 권고를 받았고, 등재 당시 이를 이행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그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권고를 이행하지 않는 세계유산에 대해 등재를 취소할 수 있는 강력한 징계 제도가 시급히 마련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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