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왜 맨날 일만 해" 세종 농성장에서 만난 배달라이더의 하루

세종시. 세련된 건물들이 줄지어 선 이 깔끔한 도시 한복판에, 허름한 천막 하나가 있다. 나는 지금 그 안에서 밤을 보내고 있다. 8만 공무원의 도시, 밤 10시면 주유소마저 불을 끄는 거리. 그 한편에 우리의 농성장이 있다.
기자회견을 열어 목소리를 내는 날도 있고, 볕 아래 묵묵히 피켓을 들고 서 있는 날도 있다. 그렇게 할 수 있는 일을 하나씩 해나가는 것이 지금 내가 선 자리다. 그리고 말하고 싶다. 이 깔끔한 도시에도, 배달라이더가 있다.
캔커피 한 박스를 들고 온 동료
농성 첫날, 기자회견장에서 한 라이더와 잠깐 스쳤다. 세종에서만 10년을 배달해온 동료였다. 그때 그는 배민의 하청 구조인 배민플러스 소속이었다. 바로 다음 날, 마침 그는 그 일을 그만두고 배민커넥터로 옮겼다. 일반 배달로 오면 콜 타는 시간을 조금이나마 조정할 수 있어서였다. 그러고는 농성장에 들렀다. 캔커피와 생수 한 박스를 들고서.
그가 집에서 들었다는 말이 오래 남았다.
"아빠, 왜 맨날 일만 해?"
일곱 살, 열한 살. 두 아이의 아버지다. 그는 그 말을, 슬픈 기색 없이 담담하게 전했다. 그 담담함이 오히려 무겁게 다가왔다. 행정중심복합도시 세종이라고 해서 특별히 배달콜이 많은 것도 아니다. 배민플러스 같은 하청 구조에 묶여 있지 않으면 콜이 꾸준히 들어온다는 보장조차 없다. 그런 도시에서, 가장으로서 생계를 유지하려면 벌어야 할 돈은 정해져 있는데, 그걸 달성하기가 갈수록 어려워진다.
단가가 깎일 때마다, 누군가의 저녁이 사라졌다
왜 어려워졌나. 2024년 이후 배달 단가 삭감은 반복됐다. 2023년 7월, 배달의민족은 기본배달료를 유지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2025년 4월, 수도권 기본배달료는 3,000원에서 2,500원으로 깎였다. 라이더유니온은 이것을 약속 위반으로 보고 소송 중이다. 올해 초에는 쿠팡이츠에서도 건당 기본배달료가 2,100원으로 낮아진 콜이 등장했다. 바닥을 향한 경쟁이다. 삭감은 반복됐고, 현장은 매번 통보만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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