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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상 마운드 서니…" 잠실 눈물로 배웅한 박용택·김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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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2년 프로야구 원년의 태동과 함께했던 '한국 야구의 성지' 잠실구장의 마지막 올스타전 마운드. 그 상징적인 공간에 잠실 시대를 정점으로 이끌었던 두 명의 전설이 나란히 섰다. LG 트윈스의 영구결번 박용택과 두산 베어스 왕조의 유격수 김재호다. 올 시즌을 끝으로 역사 속으로 사라질 잠실구장을 배웅하기 위해 두 영웅이 손을 맞잡았다.

박용택과 김재호는 1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6 KBO 퓨처스(2군) 올스타전의 공동 시구자로 마운드를 밟았다. 이들이 던진 공은 현재 잠실을 지키고 있는 간판스타 박해민(LG)과 정수빈(두산)의 미트로 각각 빨려 들어갔다. 잠실의 과거와 현재가 교차하는 순간, 관중석에서는 뜨거운 함성이 터져 나왔다.

두 시구자의 이름 석 자는 곧 잠실 야구의 역사다. 2002년 LG에 입단해 통산 2504안타를 때려낸 박용택은 줄무늬 유니폼만 입고 뛴 LG의 원클럽맨이다. 2004년 데뷔해 2024년 은퇴할 때까지 두산의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과 세 차례 우승을 이끈 김재호 역시 베어스의 심장이었다. 잠실구장을 홈으로 쓰며 한 시대를 풍미한 두 전설의 시구는 그 자체로 44년 잠실 역사를 압축한 장면이었다.

마운드에서 내려온 전설들의 눈시울은 미세하게 떨렸다. 박용택은 "처음 섭외됐을 때는 아무 생각이 없었는데, 막상 마운드에 올라가니 정말 마지막이라는 실감이 났다"라며 "시즌이 끝나갈 때쯤이면 아쉬운 감정이 더 커질 것 같다"라고 쓸쓸한 미소를 지었다.

21년 동안 잠실 내야를 지켰던 김재호의 감회도 남달랐다. "사실 아직은 마지막이라는 게 전혀 실감 나지 않는다"라던 김재호는 과거 동대문야구장이 사라졌을 때 느꼈던 허전함을 떠올렸다. 그는 "시즌이 끝나고 이곳이 허물어지면 그때야 가슴에 와닿을 것 같다. 과거 동대문야구장도 없어지고 나서야 허전함을 느꼈는데, 잠실구장도 허물어지면 마음이 많이 쓰릴 것 같다"라고 고백했다.

"사실 처음에는 '왜 퓨처스 올스타전 시구지?'라는 생각도 했다"라며 유쾌하게 웃던 박용택은 "그저 정말 영광스러울 뿐이다. 더 많은 관중이 오셨으면 하는 마음도 있었지만, 오늘 찾아와 주신 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라고 고개를 숙였다. 김재호 역시 "내게는 정말 영광스러운 자리였다. 은퇴한 선배님들에 비하면 나는 아직 어린 편이라, 이 자리에 서도 될까 하는 조심스러운 마음으로 마운드에 올랐다"라고 털어놓았다.

이들이 추억하는 잠실은 찬란했지만 열악했다. 박용택은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잠실구장을 찾는 원정팀 선수들은 복도에서 옷을 갈아입어야 했을 만큼 시설이 열악했다"라고 돌이켰다. 화려한 스타들을 화수분처럼 키워낸 잠실구장이지만, 세월의 무게는 이기지 못했다. 잠실 야구는 이제 올 시즌 뒤 철거를 거쳐 오는 2032년 새로운 돔구장으로 재탄생한다.

두 전설은 아쉬움을 뒤로하고 한국 야구의 미래가 될 새 돔구장을 향해 묵직한 조언을 건넸다. 박용택은 "새로 짓는 잠실 돔구장은 실내 연습장을 비롯해 다양한 편의 시설이 잘 갖춰지기를 바란다"라고 희망했다. 김재호의 시선은 더 높은 곳을 향했다. 김재호는 "이제는 우리나라도 돔구장이 더 흔해져야 한다"라고 강조하며 "외국에서도 우리나라로 견학을 올 수 있을 만큼 멋진 돔구장이 지어졌으면 좋겠다"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전설들의 마지막 공은 그렇게 잠실의 찬란했던 과거를 매듭짓고, 새로운 미래를 향한 이정표를 던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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