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 고문' 이제 그만... 당신의 건강 지킬 후보 판별법
선거가 코 앞이다. 여느 때보다도 정치인들이 시민들의 요구와 일상에 대해 깊은 관심을 기울이고 개선을 위해 무엇이든 하겠다고 약속하는 시기란 얘기다. 선거 공약(公約)이 실현되지 않아 공약(空約)에 그친다는 비판도 있으나, 어찌 됐든 공약은 시민의 표심을 얻고자 하는 정치인이 지역 현안을 고민하여 내놓은 최선의 약속이다. 현실의 문제를 온전히 담아낼 실력이 부족하거나 구상이 허황될지언정, 각 지역의 선거 공약이 대변하는 지역의 고통을 담고 있다는 의미다.
건강과 관련하여 단골로 등장하는 공약 중 하나는 의료기관 유치다. 지리적으로 의료 접근성이 떨어지는 기초지자체에서 지방의료원 등 공공병원을 유치하겠다는 공약도 있지만, 소위 서울 '빅5 병원' 분원을 유치하겠다는 공약도 눈에 띈다. 한국 평균보다 의료 자원이 한참 많은 부산, 대구 등 광역지자체장 선거에 나선 이들조차 빅5병원 분원 유치를 주장한다.
하지만 의료는 제조업도 가맹사업도 아닌지라 분원을 짓는다고 본원과 같은 의료가 제공될 거라고 기대하기 어렵다. 대개 빅5 분원 같은 공약을 내걸었던 예비후보들은 경선을 통과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지금까지 지자체장 후보들이 약속한 의료기관을 설립한 사례는 무척 드물다. 여기서 확인할 수 있는 몇 가지 사실을 짚어볼 필요가 있다.
'병원 유치' 공약의 허상과 실상
첫째, 의료는 삶의 기반을 이루는 필수 서비스인 동시에, 지역의 입장에서 상당한 규모의 고용을 창출하는 지역 기반 '산업'이다. 병원 유치가 대개 '표가 된다'고 여겨지는 이유다. 예컨대 김해 공공의료원 설립을 공약으로 제시한 더불어민주당 정영두 김해시장 후보는 "김해를 동부 경남 공공의료의 거점으로 만들고, 의료와 교육과 산업이 어우러지는 혁신 모델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병원은 어느 지역에서든 꽤 안정적인 고용원이자 인근 상권을 먹여 살리고 연계 사업체들의 유입을 기대하게 만드는 집적 산업으로 성격을 가진다. 건물주들이 메디컬 빌딩을 선호하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
메디컬 빌딩이 잘나간다 한들, 신축은커녕 기존 건물 공실이 골칫거리인 지역에서는 형편이 다르다. 산업으로서 의료의 시장 경쟁력은 입지별로 다를 수밖에 없고, 이는 김해시장의 의료 공약이 복잡해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김해시장에 출마한 정영두 후보는 "단순히 병원 하나를 짓는 것이 아니라 모자보건, 소아 야간진료, 취약계층 진료 등 동부 경남의 부족한 의료 기능을 보강"하고, "양산부산대병원과 유기적으로 협력하는 체계를 만들겠다"는 설명을 덧붙였다(정영두 "김해 공공의료원 정상화… 동부경남 의료거점 만들겠다).
의료가 독자적 산업적 가능성을 넘어 더 넓은 의료 체계의 구성요소로 기능하며, 다른 가치를 담고 있단 의미다. 오랜 기간 김해에서 공공의료원 설립과 대학병원 유치 논의가 지속되었음에도 뚜렷한 진척이 없었던 고민이 대안에 담겨있지만, 그만큼 복잡해지기도 한다.
전체 내용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