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잘 알면 혐오 안 해요"...학생-학부모가 펼친 역사 좌판

경기도 용인시 공립 처인고등학교 1층 식당 앞. 20일 오후 1시, 좌판 하나가 펼쳐졌다. 학생들이 팔찌를 팔기 위해 마련한 자리다. 좌판대 뒤쪽에 있는 벽에는 다음과 같은 글귀가 적혀 있었다.
'일본군 위안부 역사부정 대응 프로젝트, 작은 팔찌, 큰 기억.'
학교는 재료 제공, 학부모는 팔찌 제작, 학생은 프로젝트 학습
좌판 둘레에 모여든 처인고 학생 수십 명의 틈에는 이정숙 역사 교사와 이 학교 학부모회 소속 학부모 4명도 보인다. 학생과 교사, 학부모가 힘을 모아 좌판을 펴고 역사 바로 알기 행사를 벌이고 있는 것이다. 팔찌 원재료는 학교가 학부모회에 제공했고, 팔찌를 만든 이는 학부모회였다. 이날 팔찌를 팔아 얻은 수익금은 전액 정의기억연대에 기부할 예정이다.
이지은 학부모 회장은 "학생과 교사가 함께 일본군 '위안부' 바로 알기 행사를 한다고 해서 학부모회도 함께하자는 뜻에서 팔찌를 만들게 됐다"며 "역사교육은 선생님들의 수업으로 완성된다고 생각한다. 교과서에 나온 내용을 가르친 교사를 겨냥해 학부모가 민원을 제기하는 것은 월권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국 학교의 현실은 그렇지 않다. 교사노조연맹이 지난해 11월 3일부터 9일까지 전국 초중고 교사 1916명을 대상으로 벌인 사례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84.5%가 '정상적인 교육활동임에도 정치적 중립성 위반으로 오해받을 것을 우려해 수업을 포기하거나 축소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정치적 중립 위반을 이유로 항의나 민원을 받은 경험은 20.1%, 실제 신고·고소를 당한 경험은 2.0%였다. 교과서에도 나와 있는 5·18 민주화운동과 4·19 혁명, 6월 민주항쟁을 가르쳤다는 이유만으로 "좌파 사상 주입", "공산당"이라는 민원을 받은 사례도 있었다(관련 기사: 교과서대로 '5.18' 교육하니, "공산당" 민원?...84% "지도포기" https://omn.kr/2fzxu).
하지만 처인고는 이런 현실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이날 행사장에는 학생 2명이 서로 다른 손팻말을 들고 서 있다. 내용은 다음과 같다.
"역사 부정 OUT", "뉴라이트 O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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