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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컨 틀면 극우?"…유럽, 폭염보다 뜨거운 '에어컨 이념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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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전민영 인턴 기자 = 기록적인 폭염이 유럽을 덮친 가운데 에어컨 사용 여부를 정치 성향과 연결하는 게시물이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확산하면서 이른바 에어컨 이념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폭염 대응을 위한 냉방 정책을 놓고 정치권은 물론 시민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히 갈리는 모습이다.

세계기상기여도연구소(WWA)에 따르면 지난달 18일부터 29일까지 프랑스와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영국 남부 등 서유럽 대부분 지역은 평년보다 5~12도 높은 폭염을 기록했다. WWA가 유럽연합(EU), 영국, 스위스, 노르웨이의 인구 5만 명 이상 도시를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전체의 약 45%가 역대 최고 수준의 열 스트레스에 노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폭염이 장기화되면서 냉방을 둘러싼 정치적 논쟁도 본격화됐다.

유럽 전문 매체 EU옵저버의 4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프랑스에서는 내년 대선을 앞두고 에어컨 보급 확대가 주요 정치 쟁점으로 떠올랐다.

극우 성향 국민연합(RN)의 마린 르펜은 에어컨 보급 확대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반면 그동안 에어컨에 부정적이었던 녹색당도 폭염이 반복되는 현실을 고려해 기존의 에어컨에 대한 강경한 반대 입장을 일부 완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녹색당 대표 마린 통들리에는 "학교와 병원에는 적어도 에어컨이 필요하다"며 "더 이상 에어컨 없이 지낼 수 없는 장소들이 있다"고 말했다. 이는 녹색당이 오랫동안 에어컨을 기후변화에 대한 바람직하지 않은 대응책으로 규정해온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변화로 평가됐다.

한편 지난달 19일(현지시간) 프랑스 매체 부르소라마에 따르면 프랑스의 극좌 정당 굴복하지 않는 프랑스(LFI)의 장뤼크 멜랑숑 대표는 비바테크 행사에서 "전국적인 에어컨 설치 보급은 기후위기를 악화시키는 잘못된 해결책"이라며 에어컨 설치에 있어 비판적인 모습을 보였다.

독일에서도 비슷한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영국 매체 가디언은 지난 5일(현지시간) 최근 독일 동부 브란덴부르크주에서는 기온이 41.7도까지 치솟으며 관측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이를 계기로 독일의 극우 성향 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당(AfD)은 "친환경 건축 규제와 에너지 정책이 에어컨 설치를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AfD 소속 건설 정책 담당 대변인 마르크 베른하르트는 "에너지 효율 규정 같은 기후 히스테리가 에어컨 설치를 가로막고 있다"며 "기후 정책의 제단 위에서 시민들이 희생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논쟁의 배경에는 유럽의 낮은 에어컨 보급률이 자리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유럽의 가정용 에어컨 보급률은 약 25% 수준이다. 반면 미국은 약 90%, 한국은 약 86%로 유럽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유럽은 그동안 냉방보다는 건물 단열과 자연 환기, 도시 녹지 확대 등을 중심으로 폭염에 대응해 왔다. 그러나 최근 기후변화로 기록적인 폭염이 반복되면서 기존 정책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커지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munchunny@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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