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공장 부지에서 수원을 찾자, '레인팹'을 제안한다
공장 부지에도 새로운 수원이 있다
오늘도 중부지방에는 200mm가 넘는 폭우가 쏟아지고 있다. 하천은 범람하고 도로는 물에 잠기며 곳곳에서 침수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 사람들은 하루빨리 비가 그치기만을 바란다. 그러나 몇 달 뒤 가뭄이 찾아오면 우리는 다시 물 부족을 걱정한다. 홍수와 가뭄은 서로 다른 문제가 아니다. 기후위기 시대에는 같은 비가 때로는 재난이 되고, 때로는 생명을 살리는 물이 된다. 결국 문제는 비의 양이 아니라 비를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있다.
반도체 산업도 마찬가지다. 지금까지는 물을 어디에서 더 가져올 것인가를 고민해 왔다. 댐을 짓고 광역상수도를 연결하며 재이용수를 확대하는 정책은 앞으로도 필요하다. 그러나 공급만 늘리는 방식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 이제는 다른 질문을 던질 때다. 반도체 공장 부지 자체를 새로운 수원으로 활용할 수는 없을까?
나는 이러한 새로운 개념을 레인팹(Rain Fab)이라고 제안한다. 레인팹은 공장 부지에 내리는 빗물을 체계적으로 모으고, 용도에 맞게 공급하는 산업 물관리 시스템이다. 핵심은 빗물을 얼마나 많이 모으느냐가 아니라, 공장 부지를 하나의 수원으로 바라보는 발상의 전환에 있다.
새로 조성되는 반도체 산업단지를 약 250만 평(826만㎡)이라고 가정해 보자. 오늘처럼 200mm의 폭우가 내리면 하루에 약 165만 톤의 빗물이 공장 부지에 떨어진다. 물론 이 물을 모두 저장할 수도 없고, 그럴 필요도 없다. 그러나 일부만 활용하더라도 지금까지 없던 새로운 수원이 만들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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