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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스키 보이스의 주인공, 보니 타일러를 추억하다
오마이뉴스
영국 웨일스 출신 가수 보니 타일러(Bonnie Tyler·75)의 부고 소식을 접했다. 믿기 어려운 마음에 그녀의 이름을 다시 검색해 봤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역시 'Total Eclipse of the Heart'였다. 1983년 발표된 이 노래는 7분에 가까운 대곡이었다. 하지만 당시 라디오 방송 환경에 맞춰 싱글 버전으로 편집돼 소개됐고, 그럼에도 전 세계적인 사랑을 받았다.
흥미로운 점은 1975년 퀸의 '보헤미안 랩소디(Bohemian Rhapsody)'와는 정반대의 길을 걸었다는 것이다. 'Bohemian Rhapsody'는 6분에 가까운 러닝타임 때문에 편집을 요구받았지만, 퀸은 이를 거부했고 프레디 머큐리의 지인인 영국 DJ 케니 에버렛이 원곡을 방송에 내보내며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결국 원곡 그대로 세계적인 히트를 기록했다. 하나는 시대의 흐름에 맞춰 편집됐고, 다른 하나는 끝까지 원곡을 지켰지만 두 곡 모두 시대를 대표하는 명곡이 됐다. 결국 명곡은 어떤 형태로든 대중의 마음을 움직인다는 사실을 증명한 셈이다.
하지만 내게 보니 타일러는 무엇보다 영화 <풋루즈>(1984)의 OST로 기억된다. 허버트 로스 감독이 연출하고 케빈 베이컨이 주연을 맡은 <풋루즈>는 지금도 1980년대를 대표하는 청춘 영화다. 영화 자체도 인상적이었지만, 어린 시절의 내게 더 강렬했던 것은 스크린을 가득 채우던 사운드트랙이었다. 케니 로긴스의 'Footloose', 데니스 윌리엄스의 'Let's Hear It for the Boy', 그리고 보니 타일러의 'Holding Out for a Hero'.
특히 거친 허스키 보이스로 "I Need a Hero!"를 외치던 보니 타일러의 목소리는 어린 소년의 가슴을 단숨에 뚫고 들어왔다. 답답했던 무언가가 한순간에 뻥 뚫리는 듯한 해방감. 그때의 전율은 지금도 생생하다.
이 노래는 이후 1986년 발표된 그녀의 여섯 번째 정규 앨범 에도 수록되며 다시 한번 큰 사랑을 받았다. 역시 'Holding Out for a Hero'는 보니 타일러만이 완성할 수 있었던 곡이었다. 도입부부터 긴장감 넘치는 신디사이저 연주와 강렬한 록 비트가 몰아치고, 머릿속을 뒤흔드는 듯한 가스펠풍 코러스가 귀를 사로잡는다. 그 위를 가르며 절규하듯 터져 나오는 보니 타일러의 허스키한 목소리는 곡의 폭발적인 에너지를 완성한다. 그 거칠면서도 호소력 짙은 음색은 아마 다른 누구도 쉽게 흉내 낼 수 없는 보니 타일러만의 독보적인 영역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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