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란 폭격 5일째…남부 해안서 호르무즈 거점·내륙 후방까지 확대
[서울=뉴시스] 김승민 기자 = 연일 이란 공습을 이어가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이란 남부 해안가로 한정했던 폭격 범위를 호르무즈 해협 복판의 거점 도서와 테헤란 인근 등 내륙 후방으로 넓히기 시작했다.
미국 중부사령부(CENTCOM)는 15일(현지 시간) 소셜미디어 엑스(X·구 트위터)에 "90분간 그레이터툰브섬의 해안 방어 시스템, 미사일 기지에 정밀 무기를 발사해 이란의 상선 공격 능력을 약화시켰다"고 밝혔다.
이란 본토 연안의 케슘섬 폭격은 다수 있었으나, 그레이터툰브섬 공습은 충돌 재개 후 이번이 최초다. CNN은 "미군이 공습 닷새 만에 이란군 전진기지 역할을 해온 그레이터툰브섬을 타격했다"고 짚었다.
이란 해안선에서 40여㎞ 떨어진 그레이터툰브섬은 호르무즈 해협 항로의 중앙분리대 역할을 하는 곳이다. 오만만으로 나갈 때는 그레이터툰브섬 남쪽, 페르시아만으로 들어올 때는 북쪽 항로를 이용해야 한다.
이란은 그레이터툰브섬과 해안선 남쪽 70㎞ 지점에 위치한 아부무사섬을 전략적 요충지로 설정해 군사 기지를 설치하고 호르무즈 통항 선박을 통제해온 것으로 알려진다.
뉴욕타임스(NYT)는 "호르무즈 해협의 섬에 있는 전초기지들은 (이란군이) 드론·미사일과 고속정으로 좁은 해로 전역을 위협할 수 있는 기반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군은 지난 수일간 반다르아바스, 시리크 등 해안가를 공격해 호르무즈 개방을 압박했으나, 이란이 봉쇄를 이어가자 그레이터툰브·아부무사 등 거점을 직접 폭격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하르그섬 공격, 픽액스 산 폭격 등 대이란 공습 작전 추가 확대에 대비해 이란의 방공·감시 체계를 미리 제거하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CNN에 따르면 복수의 미국 당국자는 "그레이터툰브섬 공격은 이란의 상선 통항 방해 역량을 약화시키기 위한 것"이라면서도 "미사일 발사대·레이더 등을 파괴하는 것은 대규모 군사작전을 위한 사전 정지작업 성격도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미군이 그레이터툰브섬 등 주요 도서를 직접 점령할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 많다.
압도적인 군사력으로 점령 자체는 가능하지만, 본토 이란군 사정거리 내에 병력을 배치할 경우 위험 부담이 클 뿐더러 호르무즈 해협이 곧바로 개방되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안드레아스 크리그 런던킹스칼리지 교수는 알자지라에 "전술적 관점에서 미국은 이란의 섬을 점령할 능력을 갖추고 있다"면서도 "일시적 점령과 이를 유지하며 이익을 얻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란 방어망을 공습만으로 완전히 제거할 수는 없다. 이란의 미사일·드론 기지와 군 지휘시설은 대부분 이동식이거나 은폐돼 있다"며 "이란은 섬을 잃어도 본토에서 해협을 위협할 수 있다"고 짚었다.
나데르 하셰미 조지타운대 교수도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해온 하르그섬 점령의 현실성에 대해 "매우 회의적"이라며 "미군 사상자 증가와 국내정치 역풍, 특히 핵심 지지층 반발이 엄청날 것"이라고 봤다.
나아가 미군이 이란군 위협을 근절하기 위해 본토 내륙에서 지상전을 벌일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는 것이 외신 중론이다.
알자지라는 "미국은 이론적으로 이란 본토를 점령할 수도 있다. 과거 베트남에 50만명을 투입했고, 지금도 그 정도 병력을 동원할 역량은 있다"면서도 "이것은 정치적으로 상상조차 하기 어려운 시나리오이며, 중동 전체 불안정과 아랍 국가들과의 관계 악화를 고려하면 현실성이 없다"고 일축했다.
미군은 일단 테헤란 인근까지 공습 범위를 넓혀 이란 압박 강도를 끌어올린 것으로 보인다.
IRNA 등 이란 매체에 따르면 16일 오전 미사일 기지가 있는 중서부 로레스탄주 호라마바드시와 마르카지주 혼다브시, 북부 셈난주에서 폭발음이 들렸다.
또 수도 테헤란 외곽 약 30㎞에 위치한 파르친의 방공부대가 적의 정찰기에 대응해 방공망을 가동했다고 보도해 미군의 공습이 진행됐음을 시사했다.
다만 이란 공습 개시 및 종료를 연일 발표하고 있는 중부사는 아직 내륙 공습을 직접 확인하지 않았다.
◎공감언론 뉴시스 ksm@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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