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혁신 그리고 박지성과 이영표

월드컵 32강 좌절에 대한 국민 비난 여론을 견디지 못하고 정몽규 회장과 홍명보 감독이 물러났다. 대신 박지성을 위원장으로 하는 축구혁신위가 출범했다. 축구혁신위의 성공과 함께 이번 기회에 축구 선진시스템이 마련되기를 기대한다.
축구혁신위의 성공 여부는 현대축구협회를 대한축구협회로 탈바꿈시켜 축구협회를 국민과 축구인의 품으로 돌려줄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그런데 현재 회장 선거 제도로 선거를 치른다면 도로 현대축구협회가 될 공산이 크다.
현대축구협회, 어떻게 반복됐나
2004년 국정감사에서 정몽준 일인 현대 독주 체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당시 정몽준 회장의 협회 후원금 제로(0) 문제를 폭로한 뒤 국민적 실망과 비난이 일자 정몽준은 회장 연임을 포기했다. 대신 정몽준의 대리인격 인사를 회장으로 내세워 4년간 숨 고르기 시간을 거쳤다. 4년 후 현대가는 정몽준의 사촌동생이자 당시 40대 후반의 축구 문외한이었던 정몽규를 다시 축협회장으로 당선시켰다. 어게인 현대가! 그때가 2012년이었고, 정몽규는 연임 제한 규정을 넘기고 14년간 4선을 독주한 결과 이번 월드컵 참사를 맞았다.
내가 문체위원장 시절 정몽규 회장의 3선 출마를 만류하며 기업인이 왜 축협회장을 하느냐고 따져 물은 적이 있다. 3선 연임 금지를 풀어주고 4선 독주를 허용한 대한체육회와 문체부 역시 축구협회가 이 지경에 이른 것에 책임지는 것이 마땅하다. 국회도 감시 기관으로서 따져 규명해야 하는데 의지도 관심도 없어 보인다. 문체부와 대한체육회는 30년간 유지돼 온 현대축구협회에 대해 일말의 반성 없이 개혁하겠다고 나서니 진정성이 의문이다.
나는 5선 국회의원을 하는 동안 현대축구협회와 정면으로 두 번 맞서며 그 민낯을 20년 넘게 직접 지켜보았다. 초선 시절 정몽준 축구협회 회장의 후원금 제로를 폭로했고, 4선 의원 시절에는 정몽규의 현대축구협회를 비판했다. 현대는 일개 국회의원의 지적에 꿈쩍도 하지 않았고, 현대축구협회는 30년 이상 기득권 카르텔을 지속했다.
회장 선출 방식을 바꿔야 한다
현대의 장기 영향력을 보장하는 회장 선출 규정을 바꾸지 않는 한 현대축구협회는 앞으로도 반복될 것이다. 회장 선출 방식을 현대가가 절대적 영향을 미치는 간선제 대신 축구인들과 축구팬들이 참여하는 직선제 방식으로 바꾸어야 한다. 또 축구혁신위원회에서는 현대가 출신이나 유사 현대가 출신이 출마하지 못하도록 하는 특단의 회장 선출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현대 스스로 내려놓을 결심을 하는 것이 최선인데, 그럴 가능성은 높아 보이지 않는다.
박지성의 축구혁신위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탈현대의 국민적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 또한 혁신위 가동에 앞서 문재인 정부 시절 스포츠혁신위원회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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