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태 헌법불합치 어느덧 7년…기준 마련은 언제쯤
[서울=뉴시스] 구무서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인공임신중절 의약품인 '미프진'을 직접 언급하면서 한동안 수면 아래로 가라앉아 있던 낙태 관련 사회적 논의가 다시금 뜨거운 관심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언급을 계기로 입법 공백 상태인 인공임신중절에 대한 기준 마련이 속도를 낼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15일 뉴시스 취재를 종합하면 헌법재판소는 지난 2019년 형법상 낙태죄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그러나 정부와 국회는 대체 입법 시한을 넘기며 후속 법안을 마련하지 못했다. 결국 2021년 1월 1일을 기해 낙태죄는 공식 폐지됐지만 세부 법령이 없는 탓에 의료 현장과 여성들은 여전히 큰 혼란을 겪고 있다.
가장 큰 이견을 보이는 대목은 낙태의 허용 기간이다. 임신 몇 주까지 낙태를 허용할 것인가를 두고 종교계와 여성계, 의료계의 입장 차가 팽팽하다. 2020년 10월 7일 법무부와 복지부 등 관계부처는 임신 14주 이내에는 사유 제한 없이 임신중절을 허용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낙태죄 관련 입법예고를 진행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무산됐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6개국 중 31개국이 낙태를 허용하고 있다. 허용 주수는 국가별 의료 역량과 사회문화적 배경에 따라 최소 12주에서 최대 24주까지 다양하게 분포돼 있다.
국내에서는 허용 주수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고 관련 건강보험 체계조차 부재한 실정이다. 이로 인해 미프진과 같은 대체 의약품은 정식 품목 허가를 받지 못해 국내 병원에서는 수술로만 임신중절이 가능하며 약물 처방은 원천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이다.
제도 공백 속에 낙태는 암암리에 진행된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복지부 의뢰로 15~49세 여성 8500명 대상 온라인 설문조사를 한 결과 2020년 1년간 시행된 낙태는 3만2063건으로 나타났다.
낙태를 하게 된 주된 이유로는 35.5%가 직장 및 사회 생활에 지장이 있을 것 같아서, 34%가 경제상태상 양육이 힘들어서, 29%가 자녀 계획 때문에, 21.6%가 파트너와의 관계가 불안해서, 12.5%가 나의 건강 상태 문제 등을 선택했다.
일부 여성들은 해외 직구를 통해 미프진을 구매하는데, 이 과정에서 가짜 약 사기나 복용 후 부작용 등 안전상의 위협을 오롯이 개인의 몫으로 떠안게 된다.
복지부 관계자는 "대통령께서 말씀하신 취지를 반영해서 입법 상황을 계속 살펴보고 지원할 게 있으면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nowest@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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