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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라고 부르면 통일이 가까워집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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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라고 부르면 통일이 가까워집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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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를 존중하는 언어는 결코 자신의 정체성을 포기하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평화를 향한 성숙한 자신감의 표현이며, 대결과 증오를 넘어 대화와 신뢰의 길을 여는 작은 시작입니다."

2일 한국종교지도자원로회의가 '한반도 평화공존을 위해 상대의 공식 국호를 존중해 부르자'는 선언을 발표하면서 강조한 내용입니다. 이 선언은 김희중 전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 원행 전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김영주 전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총무, 오도철 전 원불교 교정원장, 박남수 전 천도교 교령, 김영근 전 성균관장, 이범창 전 한국민족종교협의회 회장이 함께했습니다.

조선(북한)이 '남조선' 대신에 '대한민국'과 '한국'으로 부르기 시작한 지 3년이 지났습니다. 개인적으로 '이제 북한을 조선으로 부르면 어떨까요'라고 제안한 지 2년여가 흘렀습니다. 이 사이에 '조선민주주의공화국'이라는 공식 국호를 사용하거나 '조선'이라는 약칭을 사용하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 와중에 나온 종교원로회의의 선언은 호칭 문제를 둘러싼 우리 사회의 차분하면서도 생산적인 논의의 물꼬를 트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 사안이 남남갈등의 소재가 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저 역시 강조하고 싶은 역사가 있습니다.

'북괴→북한', 보수 정권이 정착시켜

한국은 1980년대 중반까지만 하더라도 조선을 주로 '북괴'라고 불렀습니다. 하지만 민주화 이후 '북한'으로 부르는 사람이 늘어났고 1988년 5월 창간한 <한겨레신문>은 창간호부터 '북한'이라고 표기했습니다. 보수 진영을 중심으로 이에 대한 반감도 컸습니다.

이를 수습하고 '북한'이라는 호칭을 정착시킨 당사자는 보수 정권인 노태우 정부였습니다. 1988년 '7·7선언'을 발표하면서 적대와 증오의 언어가 아니라 화해와 협력의 언어를 사용한 것입니다.

그로부터 40년 가까이 지난 오늘날 호칭 문제가 다시 부각되고 있습니다. 이 사이에 남북 관계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크게 네 가지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첫째는 체제 경쟁에서 한국이 압승했다는 것이고, 둘째는 1991년에 한국과 조선이 유엔에 동시 가입하면서도 남북기본합의서를 통해 '통일 지향적인 특수 관계'를 명문화했다는 것입니다.

셋째가 중요합니다. 남북화해협력 정책에도 불구하고 "대북 연고권"을 기반으로 삼아 "북한 급변사태발생시" 흡수통일을 추구하는 '충무계획'과 전시에 '점령→안정화→통일 기반 조성'으로 이어지는 한미연합사령부의 작전계획과 연합훈련이 수립된 때가 바로 1990년대입니다. 이러한 계획은 정권의 변화와 관계없이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조선이 이러한 흡수통일론에 강력히 반발하면서 '적대적 두 국가'를 천명한 것이 넷째에 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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