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고채 이자 올해 34.4조 예상…6년 만에 두 배로 급증
[세종=뉴시스]여동준 기자 = 정부가 올해 국고채 이자로 지급할 금액이 34조40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2020년과 비교해 6년 만에 약 두 배로 불어난 규모다.
국채 이자는 과거 빚을 낸 대가로 지출하는 비용인 만큼 이자 부담이 커질수록 교육·복지·산업 등에 새로 투입할 수 있는 재정 여력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15일 국회예산정책처의 '2025 회계연도 결산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국고채 이자상환 계획액은 34조422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0년 17조2737억원보다 17조1484억원 늘어난 규모다.
전체 정부 지출에서 이자가 차지하는 비중도 확대되고 있다.
국고채 이자상환액은 2020년 총지출 549조9000억원의 3.15%였지만 올해는 총지출 753조1000억원의 4.57%까지 높아질 전망이다.
정부가 지출하는 100원 가운데 약 4.6원이 과거 발행한 국채의 이자로 빠져나가는 셈이다.
지난해 실제 집행액도 30조원을 넘어섰다. 정부는 지난해 국고채 이자상환에 30조2737억원을 지출했다. 전년 27조7246억원보다 2조5491억원, 9.2% 증가했다.
2022년 집행액 20조1202억원과 비교하면 3년 만에 약 50% 늘었다. 지난해 당초 계획액은 29조9779억원이었지만 두 차례 추가경정예산 편성과 연말 자체변경을 거치면서 계획현액이 30조4690억원으로 4911억원 증액됐다.
이 가운데 30조2737억원이 실제 집행되고 1953억원은 불용 처리됐다.
국고채 이자는 사회보험 급여나 지방교부세와 달리 당해연도에 새로운 공공서비스나 직접적인 수혜를 만들어내지 않는 지출이다.
과거 재정사업에 필요한 자금을 빌린 데 따른 사후 금융비용이라는 점에서 증가세가 이어질 경우 재정의 경직성을 높일 수 있다.
이자 부담이 빠르게 늘어난 배경에는 국고채 발행 확대가 있다. 국고채 잔액은 2020년 726조8000억원에서 지난해 1159조4000억원으로 5년 동안 59.5% 증가했다.
지난해 국고채 발행액은 226조2000억원으로 사상 처음 200조원을 넘어섰다.
만기가 돌아온 국채를 갚는 데 사용한 금액을 제외하고 국가채무를 실제로 늘리는 순발행액도 112조3000억원에 달했다.
전년 순발행액 49조2000억원보다 63조1000억원 급증한 규모다. 지난해 발행분의 이자 부담은 올해 이후 본격적으로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대규모 차환 수요도 이자비용을 밀어 올릴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해 말 기준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국고채는 90조5000억원, 내년 만기도래액은 108조원이다.
2년간 전체 국고채 잔액의 17.1%인 198조5000억원을 다시 발행하거나 상환해야 한다.
차환 발행에는 기존 채권 발행 당시가 아닌 새로 발행하는 시점의 금리가 적용된다. 국고채 월평균 조달금리는 올해 1월 3.18%에서 5월 3.87%로 상승했다.
높은 금리 수준이 이어지면 신규 순발행분뿐 아니라 기존 채권을 차환하는 과정에서도 이자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정부는 국채시장 수급 부담을 줄이기 위해 올해 1분기 5조원 규모의 긴급 바이백을 실시하고, 제1회 추경을 통해 국채 1조원을 상환했다. 국채시장 자문위원회도 출범시킨 상황이다.
다만 예정처는 이 같은 조치가 단기적인 시장 안정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평가했다.
예정처는 "정부가 기대하는 국채시장의 구조적 안정 요인은 사실상 WGBI 편입에 따른 외국인 수요 확대에 그치는 상황"이라며 "이자비용 급증의 근본 원인인 국채 순발행 규모 및 만기구조에 대한 중장기 관리 계획은 아직 제시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자비용을 실질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중장기적 방안을 수립 및 이행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이미 확보한 재원을 제때 활용하지 못해 국채 발행을 줄일 기회를 놓쳤다는 지적도 나왔다.
지난해 정부가 출자기관으로부터 받은 배당수입 등 정부출자수입은 1조7126억원으로, 예산에 잡았던 1조454억원보다 6672억원 많았다. 본예산의 1.6배가 걷힌 것이다.
초과수입의 97.5%는 한국산업은행과 한국수출입은행, 중소기업은행, 한국주택금융공사, 한국전력공사 등 5개 기관에서 발생했다. 산업은행에서만 전체 초과수입의 61.4%인 4096억원이 더 들어왔다.
하지만 정부는 수입액이 확정돼 국고에 들어온 뒤에도 이를 제2회 추경 재원에 반영하지 않았다.
예정처는 초과수입 6672억원만큼 국고채 발행을 줄이고 당시 하반기 예상 조달금리인 2.8%를 적용했다면 연간 약 187억원의 이자비용을 절감할 수 있었을 것으로 추산했다.
예정처는 "향후 추경을 편성할 때 이미 국고에 수납된 정부출자수입 등 가용재원을 국회에 공개하고, 국채를 추가 발행하기 전에 재원으로 우선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yeodj@newsis.com ...
이 뉴스, 어떠셨어요?
탭 한 번으로 반응 · 로그인 불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