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뿌리 협동조합이 하는 일, 땀 흘리는 농사는 아닙니다

뭐든 할 수 있는 나이. 이 말이 무섭게 다가온 적이 있었습니다. 시간표도 입을 옷도 정해져 있던 학생 시절을 지나 덜컥 수많은 선택지가 주어졌을 때 당황스러웠죠. 아르바이트, 대외 활동, 취업. 무엇부터 해야 할지 몰랐고, 해낼 수 있다는 확신도 없어서 제게 주어진 여백의 시간을 맘 놓고 즐기지 못했습니다.
온전히 자신을 책임지는 나이가 되었다는 건, 도전의 결과와 실패의 아픔까지 온몸으로 겪어내야 한다는 말이기도 하니까요. 오늘은 이런 불안 속에서 결국 무언가를 하기로 한 대학생들의 이야기를 들려드리려 합니다.
'파뿌리 협동조합'은 주체적인 노년의 삶을 주목하는 인스타그램 미디어입니다. 새로운 분야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좋아하는 일로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어르신들의 이야기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아이패드 그림 작가 여유재순 할머니, 제주도의 할머니 화가 그룹 '그림 할망', 부산 감천마을의 손글씨 명인 차우석씨 등을 인터뷰해 왔죠. 2025년 경희대 미디어학과 선후배 4명으로 시작해 현재는 8명이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파뿌리 협동조합은 "우리가 들으려고 하지 않았던 노인들의 이야기를 듣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는데요. 정치 성향, 관심사, 세대가 다르면 마주치기도 어려운 알고리즘 시대에 젊은이들이 노인을 보는 시선은 어떻게 달라졌을까요? 지난 6월 30일 파뿌리 협동조합을 만나 물어봤습니다.
'우리는 어떻게 늙고 싶은가'에서 시작한 이야기
- 파뿌리 협동조합의 시작이 궁금해요.
최혜림 : "자유 주제로 프로젝트를 기획하면 장학금을 받을 수 있는 교내 프로그램에 참여한 거였어요. 지금 교환학생에 간 친구(박은지)가 저에게 먼저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지 않겠냐고 제안했죠. 처음에는 다양한 주제를 놓고 고민했는데 우리는 어떻게 늙고 싶은가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가 노인들 이야기를 하기로 결정했어요. 더 나아가서는 꿈을 꾸고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노년의 이야기를 통해, 노인을 바라보는 시선이 조금은 달라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 원래 5명만 인터뷰하고 마무리하려고 했다면서요. 이어가게 된 이유가 있나요?
김산 : "더 할지 말지 회의했고 하지 말자는 결론이 났어요. 박수 칠 때 떠나자! 그런데 학교에서 '이거 한 번 더 해봐라' 하고 제안을 준 거예요. 2기가 있거든요. 1기 중 괜찮은 팀을 골라서 지원해 주는 건데 운 좋게 뽑힌 거죠. 그런데 다들 다음 계획을 실행하고 있었던 거예요. 교환 학생 신청, 인턴 지원도 하고 여행 계획도 짜고 했던 거죠. 결국 새 팀원 4명을 뽑아서 활동을 이어가게 됐어요."
- 2기 멤버이신 두 분은 어떻게 합류하게 됐나요?
이정민 : "교환학생 갔다 와서 취업 시장도 안 좋아지고... 당시에 알바를 열심히 하고 있었는데 살짝 '현타(현실 자각 타임의 준말)'가 오는 거예요. 알바만 하면서 시간을 보내도 되는 걸까, 고민하다가 번뜩 파뿌리 생각이 났어요. 노인들은 인생 선배들이잖아요. 어떻게 살아야 할지 이야기나 들어보자 이런 마음에서 지원했죠."
강성훈 : "아직도 꿈을 못 정했는데 파뿌리 협동조합이 주체적인 노인의 삶을 담아내잖아요. 그분들이 하고 싶은 일을 찾아서 하시는 거를 보면서 어떻게 그런 일을 발견하셨고 시도할 수 있었는지 알고 싶은 거예요. 저는 지금 팔팔할 때도 못 찾고 있는데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 아니면 못 찾는 게 당연한 건가, 위로도 받고 싶어서 하게 됐어요."
- 파뿌리 협동조합을 하며 많은 어른들을 만났잖아요. 가장 기억에 남는 인터뷰이가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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