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완전월급제 논의…중소 하청 '예의주시'
[서울=뉴시스]강은정 기자 = 현대자동차 노사가 '완전 월급제' 논의를 시작하자 3000곳에 달하는 1·2차 벤더(공급업체)들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조업량에 따라 가동률이 시시각각 변하는 중소 제조업 특성상 완전 월급제 검토 자체가 부담으로 다가온다는 것이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노사는 2026년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에서 완전 월급제 도입을 위한 공동 연구 용역을 추진하기로 했다. 완전 월급제는 근로 시간과 관계없이 매달 일정한 임금을 지급하는 제도다.
창사 60년간 이어온 시급제 중심의 임금 체계를 월급제로 개편하려는 것인데, 기술직(생산직)은 이미 2012년 시급제에서 월급제로 전환해 현재까지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움직임의 배경에는 생산 현장 자동화와 휴머노이드 로봇 보급 확대에 맞서 근로 소득을 보장하려는 의도가 있다는 분석이다. 완전 월급제가 시행되면 연장, 야근 수당 등이 더해지는 현행 시급제보다 고정급 비중이 높아 노동자의 소득 안정성을 높일 수 있다.
원청인 현대차가 미치는 파급력이 큰 만큼 하청인 중소 제조업체들도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발주 물량 변동성이 커 시급제가 보편화된 현장에서 월급제가 고정비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어서다.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에 따르면 현대차 납품업체는 1차 353곳에 2차까지 합쳐 총 3000여 곳으로 추산된다.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 관계자는 "완전 월급제가 되면 14일만 근무해도 한 달 치 급여가 나가는 구조가 돼 출혈이 상당히 클 것"이라며 "현대차의 임금 체계 변화는 한 기업에 국한되는 게 아니라 산업계 전반에 영향이 있기 때문에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적정선으로 기본급이 설정돼야 하며 월급제 자체가 새로운 복지 형태로 자리 잡을 수도 있다"며 "현대차 노사가 상생할 수 있는 결론을 내렸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현대차 2차 벤더인 A사의 안모 대표는 "시급제에서 잔업이나 특근을 하면 월급의 5배까지 받을 수 있어 오히려 근로자들이 월급제 도입을 반기지 않을 수도 있다"며 "회사 입장에서도 로봇이나 자동화로 생산성이 오르면 나쁠 게 없지만 현장에 완전 월급제를 정착시키려면 노사 간 양보가 필요하다"고 했다.
전문가들도 완전 월급제 검토 시 중소 제조업 여건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양옥석 중소기업중앙회 인력정책본부장은 "현재 중소기업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3.5% 수준"이라며 "이 상황에서 업계가 완전 월급제를 곧바로 받아들이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만큼 논의 과정에서 노사 간 합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밝혔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대기업이 안정적인 월급제로 바꾸면 중소기업들도 인력 유출을 막기 위해 임금 구조 조정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중소기업이 임금체계 변화에 대응력을 키울 수 있는 지원 제도가 마련돼야 한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unduck@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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