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공격하며 팩트도 틀리는 국민의힘

국민의힘이 또 사실관계에 맞지 않는 소리를 했다.
헛소리를 워낙 자주해서 종종 무감각해지지만, 정성스레 사실관계를 하나하나 틀려가며 공개적으로 내놓는 공당의 입장은 그 수준을 새삼스레 의심케 한다.
국민의힘 미디어특별위원회는 8일 정은령 세명대학교 저널리즘대학원 교수의 방송분쟁조정위원 위촉 철회를 요구했다. 이유는 정 교수가 이끌었던 SNU팩트체크센터가 "팩트체크를 가장해 정치적 낙인찍기"를 했고, 홍준표 후보 발언에 "거짓 판정을 남발"했으며, 윤석열 정부 당시 보수 진영을 "표적 검증"했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SNU팩트체크센터가 무슨 작업을 했던 곳인지 확인도 하지 않은 채 대충 쓴 성명이다.
SNU팩트체크가 '거짓 도장' 찍는 기관?
SNU팩트체크센터는 국민의힘의 상상 속 그림처럼 정은령 교수가 앉아서 보수 정치인의 발언에 '거짓'이나 '새빨간 거짓' 도장을 찍는 기관이 아니었다. SNU팩트체크센터는 서울대학교 언론정보연구소가 운영한 협업형 팩트체크 '플랫폼'이었다. 개별 사안을 고르고 취재하고 검증하고 판정한 주체는 센터가 아니라 제휴된 각 언론사들이었다. 센터는 공통 척도와 플랫폼을 제공했고, 언론사들은 각자 독립적으로 검증 결과를 올렸다.
포털에 걸린 한 언론사의 특정 기사가 편향됐다면, 문제 제기는 기사를 작성한 언론사를 향해야 한다. 포털로 향한다면 손가락질 방향이 잘못된 것이다. SNU팩트체크센터는 설립 당시부터 각 언론사의 자율성을 존중하는 것을 모토로 삼아왔다. 같은 사안을 놓고 서로 다른 언론사가 정반대 방향의 팩트체크 결론을 내리더라도 이를 모두 인정하는 기관이었다.
해당 기관이 언론사에 '의뢰'하거나 직접 '검증'한 기사가 아닌데, 단순히 '거짓' 판정이 많았다고 해서 정치적 의도를 비난하는 것은 번지수가 틀려도 한참 틀렸다. SNU팩트체크센터에는 애초에 진보 성향 언론사만이 아니라 보수 성향 언론사도 다수 등록해 활동해 왔다. 마지막까지 제휴했던 32개 언론사 중에는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문화일보>, TV조선, 채널A 등도 포함됐다.
국민의힘 미디어특위의 "SNU팩트체크센터가 홍준표 후보에게 거짓 판정을 남발했다"는 문장은 전제부터 틀린 명제이다. 정확히 쓰자면 "SNU팩트체크 플랫폼에 올라온 제휴 언론사들의 검증 결과 중 홍준표 후보 발언에 대한 거짓 판정이 많았다"라고 해야 한다. 국민의힘이 이 차이를 몰랐다면 잘 알지도 못하면서 비난의 화살을 날린 것이고, 알고도 썼다면 자신들의 편향과 왜곡을 스스로 증명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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