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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빨리 늙은 뇌"…서울대 의대 교수 "뇌졸중·치매 피하려면 이것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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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서이현 인턴 기자 = 뇌 자기공명영상(MRI)만 봐도 그 사람이 어떻게 살아왔는지 알 수 있다는 전문가의 진단이 나왔다. 운동 부족과 비만, 흡연, 음주 등 생활습관이 뇌 노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14일 구독자 221만 명의 보유한 유튜브 채널 '세바시 강연'에는 정세희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교수의 강연 영상이 올라왔다. 정 교수는 뇌 건강과 운동의 관계를 자신의 진료 경험을 토대로 풀어냈다.

정 교수는 30년 넘게 흡연과 음주를 해온 50대 환자의 뇌가 80대 뇌처럼 쪼그라들어 있었다는 일화를 전했다. 이 환자는 사진 촬영 이후 뇌경색을 여러 차례 겪었다고 한다.

정 교수는 "나이 마흔이 되면 자기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하듯, 뇌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운동 부족과 비만, 음주, 흡연이 모두 뇌에 흔적으로 남는다는 설명이다.

그는 "인류가 수백만 년간 수렵 채집인으로 살아오며 하루 10~15㎞를 걸어야 생존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움직이지 않을 때는 에너지를 아끼기 위해 가만히 쉬는 쪽으로 뇌와 유전자가 진화해왔다는 것이다.

실제로 대학생들에게 "최소 3㎞를 달리라"는 과제를 냈더니 대부분이 정확히 3㎞만 뛰고 멈췄다는 일화도 소개됐다. "에너지를 최소한으로 쓰려는 인간의 본능을 보여주는 사례"라는 설명이다.

문제는 현대 사회가 이런 본능을 너무 쉽게 충족시켜준다는 데 있다고 정 교수는 지적했다. 버튼 하나로 음식이 배달되고 기계가 집안일을 대신해주는 환경이 오히려 건강을 해친다는 것이다.

그 결과 비만과 당뇨, 고혈압, 뇌졸중, 치매처럼 '움직이지 않아서 생기는 병'이 늘고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비만은 단순한 체중 문제가 아니라 몸속 만성 염증을 유발해 뇌까지 늙게 만든다는 것이다.

정 교수는 "뇌는 단순히 하나의 장기가 아니라 우리 자신 그 자체"라고 말했다. 뇌 건강이 무너지면 쉽게 화를 내고 고집이 세지며, 다른 사람과의 관계 맺는 방식도 함께 무너진다는 것이다.

그는 치매 전 단계인 경도인지장애 진단을 받은 70대 환자 두 명의 사례도 소개했다. 평생 운동과 담을 쌓았던 한 환자는 운동 치료 중 숨이 차고 다리가 후들거리자 몇 달 만에 화를 내며 중단했다.

반면 평소 등산과 가벼운 달리기를 즐기던 다른 환자는 힘든 운동 과정을 즐겁게 완수해 신체 기능과 인지 기능이 모두 크게 향상됐다. 두 사람의 결과를 가른 결정적 차이는 평소 운동 경험의 유무였다고 정 교수는 설명했다.

정 교수 본인도 20대 시절 마라톤을 하던 외삼촌의 영향으로 달리기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부모나 주변 어른이 운동하면 아이들도 시키지 않아도 따라 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는 아이들의 뇌는 가소성이 높아 어릴 때 운동을 시작하면 건강한 보상회로가 쉽게 만들어진다고 말했다. 나이가 들수록 뇌에 새로운 길을 내는 일이 훨씬 힘들어지기 때문에 하루라도 일찍 움직여야 한다는 것이다.

정 교수는 개인의 의지에만 맡길 것이 아니라 학교와 사회가 자연스럽게 몸을 움직일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오늘 내디딘 한 걸음도, 오늘 외면한 한 걸음도 뇌에는 고스란히 기록된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ioney0116@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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