룸살롱 접대 의혹 전 비서관 "내 이름 호명되면 큰일"
▶ 글 싣는 순서 ①[단독]제주 유명 아파트 미분양 사태 이면…투자사기 의혹
②[단독]투자사기 의혹 아파트…용역업체·시공사까지 피해
③"사기꾼 호의호식, 피해자 자살 고민" 아파트 투자 잔혹사
④"효성 해링턴 제주 거대 사기극…시행사 대표 구속해야"
⑤[단독]"직원 탓"하더니 유흥비?…회삿돈 수십억 횡령 수사
⑥[단독]욕설·갑질에 임금체불…아파트 시행사 대표의 민낯
⑦[단독]신탁사 동의 없이 아파트 전세 광고…추가피해 우려
⑧[단독]부당해고에 숙소 무단침입 지시…조폭미행 의혹도
⑨제주 아파트 투자사기 피해자들 "전담수사팀 구성" 촉구
⑩[단독]투자사기·횡령 의혹에 이어…사법질서 교란까지
⑪[단독]제주 아파트 사업 의혹 새 국면…정치권 로비 정황
⑫[단독]룸살롱 접대 의혹 전 비서관 "내 이름 호명되면 큰일"
(계속)
효성 해링턴플레이스 제주 아파트 시행사 대표 A씨의 오영훈 전 지사 보좌진 룸살롱 접대 의혹이 불거진 가운데 이들의 은밀한 유착 정황이 추가로 드러났다. 보좌진이 아파트 분양 개관식에 도지사 축전을 직접 전달하기로 하고도 신분 노출을 극도로 경계하는 내용의 통화녹취가 확보됐다.
"내 이름 호명하면 공무원이라 죽는다"23일 CBS노컷뉴스 취재진이 입수한 통화녹음 파일 2건은 2023년 6월 15일 아파트 시행사 전 직원과 B 전 제주도 정무비서관이 나눈 대화 내용이다. 일주일 뒤인 6월 23일 오전 9시 제주시 도두2동 아파트 모델하우스에서 진행될 예정인 '분양 오픈식'과 관련해 참석 여부 등을 조율했다.
직원이 전화를 걸어 "좀 전에 (초대장 보냈다)"라고 하자, B 전 비서관은 "대표님(A씨)과 통화했다"고 말했다. 이후 B 전 비서관은 자신이 행사에 참석하고 축하 화환을 보내겠다고 한다.
특히 B 전 비서관은 직원에게 "참석은 하는데 (내) 이름 말하면 안 된다. 큰 일 난다. 공무원이라 그렇다. 대표님한테는 그 말 못했는데 참석자 말 나왔을 때 나는 죽는다"라고 했다. 재차 직원이 "커팅식 때 호명하면 안 되냐"고 하자, B 전 비서관은 "그러면 죽는다"고 신신당부하고 끊는다.
이러한 통화녹음 내용은 유흥주점 접대 의혹 당사자인 B 전 비서관이 A씨와의 관계나 아파트 분양행사 참석 사실이 외부에 공개되는 것을 극도로 경계한 정황으로 해석될 여지를 남긴다.
뒤이어 B 전 비서관이 먼저 해당 직원에게 전화를 걸어 "그날 (오영훈) 지사님 축사는 내가 직접 들고 가겠다"고 말했다. 직원이 "지사님이 축사해주신다는 말씀"이냐고 묻자, 그는 "축전으로 갈음하려고 한다. 지사님은 싱가포르 일정 때문에 (오픈식 때) 제주도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도지사 명의의 축전이 민간 아파트 분양행사에 전달되는 게 이례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좌광일 제주주민자치연대 대표는 "사업자는 그 축전으로 도지사가 아파트 사업에 관심을 가진다고 외부에 알리려 했을 것이다. 도지사가 민간 아파트 분양행사에 축사를 보내는 건 이례적"이라고 했다.
실제로 아파트 분양 개관식에는 B 전 비서관이 참석해 오 지사 축전을 전달했고, 행사 사회자가 이를 대신 읽었다. 공식 커팅식 명단에 빠져있던 B 전 비서관은 커팅식에도 참석했다.
국회의원 보좌관 시절 추가 접대 정황이러한 정황은 A씨와의 관계를 "잠깐 봤을 뿐"이라고 선을 그었던 B 전 비서관의 해명과 배치된다. B 전 비서관은 지난 19일 유흥주점 접대 의혹에 대한 입장을 묻자 "(A씨) 이름은 좀 안다. 예전에 알았는데 지금은 연락 안 한지가 4년 반 넘었다. 그 양반이랑 잠깐 봤던 게 다"라고 했다.
하지만 취재진이 확보한 B 전 비서관 이름이 등장하는 업소 계산서 등을 종합하면 룸살롱 접대 정황은 오영훈 전 지사의 국회의원 시절 지역보좌관이었던 2021년 10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후 오 전 지사가 당선되고 정무비서관으로 일한 2023년 1월까지 모두 3차례 접대 정황이 확인된다.
이 기간 A씨 회사 법인계좌에서 '접대비' 명목으로 지출된 유흥주점 술값과 여종업원 봉사료, 호텔비 등 금액만 모두 916만 원(340만 원·303만 원·273만 원)이다. 향후 수사를 통해 접대 정황이 사실로 확인되면 청탁금지법 위반뿐만 아니라 대가 여부에 따라 뇌물수수로 처벌받을 수 있다.
아울러 B 전 비서관을 통해 A씨를 소개받았을 것으로 추정되는 C 전 비서 역시 2023년 1월과 2월 2차례 술값과 여종업원 봉사료, 호텔비 등 488만 원 상당의 룸살롱 접대 의혹이 있다.
특히 2021년 10월 20일 전 직원과의 대화 녹음내용을 보면 A씨는 "엊그저께도 오영훈 보좌관(B씨)이랑 공치고(골프) 왔는데 술집 나가면 아우, 아우 그래. 이제 밖에서 밥 먹을 땐 보좌관님, 보좌관님 깍듯하게 해주고. 무슨 얘기냐면 여기는 지역이랑 같이 동화가 돼야 돼"라고 강조한다.
접대 의혹에 대해 B 전 정무비서관뿐만 아니라 C 전 비서도 "유흥주점에 함께 간 사실이 없다"고 부인하고 있다. 다만 A씨는 지난 22일 룸살롱 접대 의혹 보도 직후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B 전 비서관 오영훈 국회의원 보좌관 시절에 그런 자리(룸살롱 접대)가 있었을 수도 있다"고 해명했다.
제주경찰청은 지난 22일 CBS노컷뉴스의 '룸살롱 접대 의혹' 보도 직후 내사(입건 전 조사)에 착수했다. 향후 사기 피해자들로 구성된 피해자 대책위원회의 경찰 고발도 예정돼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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