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에만 있는 '○○○ 반대당'의 정체... "이건 위험한 도박"

AI 통합 요약
SK하이닉스 청주공장에서 불화수소 누출과 화재 사고에 이어 수산화테트라메틸암모늄(TMAH) 노출 사고까지 연달아 발생했습니다. 민주노총 충북지역본부는 이를 개별 사건이 아닌 현장 안전관리 시스템 전반의 구조적 결함을 드러내는 신호로 해석하며, 대형 참사 발생의 경고라고 경고합니다. 관계기관의 특별점검과 근본적인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진보 성향: 진보 성향 매체는 반복되는 화학물질 사고를 현장 안전관리 체계의 근본적 결함으로 지적하고, 이것이 산업 안전의 하인리히 법칙상 대형 재난의 경고 신호라고 강조하며 특별 점검 및 대책을 촉구합니다.
2011년 3월 11일, 동일본 대지진으로 초대형 쓰나미가 후쿠시마 핵발전소를 덮쳤다. 바닷물에 잠긴 핵발전소에 전원공급이 끊기고 결국 폭발 사고로 이어졌다. 핵발전소에서 유출된 방사능으로 일대는 초토화됐다.
그로부터 한 달 뒤 하네다 공항. 입국장을 빠져나오는 사람들 사이 차분한 인상의 삼십 대 남성이 보인다. 경주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 이상홍이다. 후쿠시마 조사단으로서 이제 막 일본 땅을 밟은 거였다. 그는 부실암반에 방사성폐기물 처리장을 지으려는 경주시에 맞서 일 년 가까이 방폐장 건설 반대 운동을 펼치고 있었다. 그러던 중에 '후쿠시마'에 가지 않겠느냐는 환경보건센터 최예용 소장의 연락을 받았다. 핵, 방사선, 피폭. 몇몇 단어들이 뇌리를 스쳤지만 망설임도 잠시, 그는 기꺼이 제안에 응했다.
이상홍은 다른 조사단원들과 함께 쓰나미 피해지역을 지나 후쿠시마 핵발전소를 향해 다가갔다. 사고지점과 가까워질수록 방사능 측정기 숫자가 치솟았다. 마침내 핵발전소 전방 1km 앞에 섰을 때, 대기 중 방사선량은 평상시의 1895배였다. 냄새도 없고 색깔도 없는 방사능의 존재감은 측정기에 뜬 숫자만큼 비현실적이었다. 후쿠시마 조사를 마치고 경주로 돌아온 이상홍은 그때의 경험을 이렇게 회고했다.
'홀로 적막한 낯선 풍경을 마주했다면 발걸음을 제대로 떼지 못했을 것이다. 오전 10시 30km 지점을 통과하고 오후 1시 1km 지점에 도착할 때까지 우리 앞에는 줄줄이 유령마을만 있었다.'
방사선 피폭을 피해 사람들이 떠나가 버린 텅 빈 마을 풍경은 그의 마음 깊이 각인 되었다.
그로부터 15년 세월이 흘렀다. 이상홍은 후쿠시마의 기억을 간직한 채 여전히 반핵운동을 이어가고 있었다. 어느새 오십 대에 접어든 그였지만 올곧은 눈빛은 청년처럼 빛났다. 요즘 그의 하루는 거리에서 시작된다. 신규핵발전소 추진 중단을 위한 현수막 선전을 하기 위해서다. 경주시가 지난 3월,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의 신규핵발전소 부지 공모에 SMR 유치 신청서를 제출했기 때문이었다.
"핵발전소 부지 평가 항목에 '주민 수용성'이 있어요. 지역 주민들이 핵발전소 건설에 얼마나 찬성하는지 보는 겁니다. 그래서 요즘 경주시에서 SMR에 대해 대대적으로 홍보 중이에요. 가만히 있을 수 없어서 아침마다 SMR 유치 반대 선전을 하고 있어요."
그가 입은 주황색 재킷에는 '원전보다 안전', 'SMR 반대당' 문구가 크게 쓰여 있었다. 길 가는 사람들의 시선을 끌기 위해 고민하다 떠오른 아이디어랬다.
"선거유세 하나 궁금해서 다가왔다가 시비 거는 사람도 있습니다. 나라가 하는 일을 왜 반대하냐는 거죠. 오히려 전 반갑습니다. SMR을 최대한 많은 사람한테 알리는 게 급선무거든요. SMR 유치는 경주시가 시민들 안전을 담보로 하는 위험한 도박이나 마찬가지예요. 사람들이 SMR의 실상을 알게 된다면 절대 찬성하지 않을 겁니다."
차분했던 목소리에 힘이 실렸다. 도대체 SMR가 뭐길래 그를 이토록 절박하게 만드는 걸까?
SMR, 아직 증명되지 않은 기술
'소형 모듈 원자로'를 뜻하는 SMR(Small Modular Reactor)은 대형 핵발전소 대비 3분의 1 정도 출력량¹을 내는 소형 핵발전소다. 원자로, 증기발생기, 냉각재 펌프, 가압기 등 전기 생산에 필요한 기기들이 따로 분리돼 있는 대형 핵발전소와는 달리, 주요 기기들이 하나의 모듈(용기) 안에 있는 일체형이라는 게 SMR의 가장 큰 특징이다.
한수원은 SMR의 장점으로 경제성과 안정성을 내세운다. 공장에서 생산한 원자로 모듈을 현장에서 조립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건설 비용과 시간이 절감되고, 냉각제가 모듈 내부에서 순환하는 일체형이라 배관 사고 위험이 없다는 거다. 지난 2월 국회를 통과한 SMR 특별법(소형모듈원자로 개발 촉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국회 보도 자료에서도 SMR을 '안전성과 경제성을 높인 차세대 원자력 기술'이라 소개하고 있다. 대다수 언론도 SMR이 대형 핵발전소의 사고 위험을 해결한 신기술로써 에너지 전환 시대의 돌파구인 양 다루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 이상홍의 마음은 타들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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