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뎌진 선거 신뢰, 감사원이 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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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철 감사원장은 24일 선관위에 대한 회계 검사 착수 방침을 밝혔다. 필요한 자료 수집을 위해 감사관 30명을 투입했으며 이후 감사 범위와 감사 기간을 정해 7월 중 실지 감사에 나선다는 것이다. 비로소 감사원이 칼을 뽑았다.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시작한 것은 다행이다. 국가 최고 감사 기구인 감사원이 부실 선거 논란의 실체를 규명하고 선거관리 체계 전반을 점검하겠다고 나섰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6·3 지방선거에서 투표용지가 부족해 참정권을 행사하지 못한 건 단순한 행정 실수를 넘어선다. 민주주의가 현장에서 멈춰 섰다는 경고음이다. 부실 선거 논란은 새 정부의 국정운영에도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했다. 국회 국정조사, 검경 합동수사, 정당 TF까지 동원된 것은 그만큼 사안의 무게가 무겁다는 방증이다. 이들은 일정한 한계를 안고 있다. 수사권 없는 국정조사는 정치적 타협의 산물에 불과하며, 또 수사기관은 구조적 문제점을 드러내기에는 취약하다. 자칫 "왜 구조적 문제점이 반복되는지"는 공백으로 남게 된다.
감사원 역할을 주목한다. 헌법재판소 결정으로 선관위에 대한 직무 감찰은 제한됐지만, 회계 검사만으로도 재정 운용과 조직 운영의 문제점을 상당 부분 확인할 수 있다. 감사원 감사는 단순한 사건 규명을 넘어 반복되는 문제점을 밝힐 수 있다. 투표용지 수요 예측 실패와 대기표 회수조차 체계적으로 관리되지 않은 총체적인 시스템 붕괴를 살펴보기에 감사원만한 기관은 없다.
현재 선거 실무의 대부분을 행정안전부와 지방 행정조직이 수행한다. 반면 최종 책임과 통제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맡는다. 책임과 집행이 분리된 구조는 책임 소재를 불명확하게 만들었다. 방만한 조직 운영도 묵과하기 어렵다. 선관위 사무총장은 업무의 95%를 전결해 왔다. 선관위 위원장은 '바지 사장', 상임위원장은 '들러리'라는 비아냥은 여기에서 비롯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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