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척돔 '다회용기 도입' 1년, 여전히 '일회용품 천국'인 이유

'프로야구 천만 관중 돌파'라는 타이틀 뒤, 관중들이 찾는 야구장의 쓰레기 문제가 나날이 심각해지고 있다.
<한국일보>가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이학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한국야구위원회(KBO)로부터 제출받은 '연간 일반폐기물 발생량'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25년 전국 9개 야구장의 정규시즌 관중 수는 2023년보다 52.3% 증가했지만, 같은 기간 일반폐기물 발생량은 66.2%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먹고 마시며 응원하는 관람 문화와 구장 내 음식점 및 매장에서 대량으로 사용되는 일회용품이 폐기물 증가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그러나 책임을 관중에게만 돌리기는 어렵다. 속수무책으로 커지는 야구장 쓰레기 문제 앞에서 지자체, 구단, KBO가 각각의 역할과 과제를 함께 이행해야만 ESG에 앞장서 친환경 야구로 전환할 수 있다.
하지만 지금껏 야구장에서의 환경 문제를 다루기 위해 시도된 노력은 일회용품을 대체하고자 마련한 구장 내 다회용기 이용 수준에 불과하며, 이마저도 취지대로 운영되지 못하고 있다.
고척스카이돔의 사례도 이를 보여준다. 폐기물 발생량은 전반적으로 감소했지만, 감량 실적이 일관되지는 않았다. 일반쓰레기 배출량은 2023년 31.03톤에서 2024년 29.2톤으로 약 5.6% 감소했으나, 2025년에는 29.67톤으로 다시 증가했다. 플라스틱 폐기물 역시 2023년 60.72톤에서 2024년 54.72톤으로 약 9.8% 줄었지만, 2025년에는 55.47톤으로 전년보다 3.0% 늘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서울시는 야구장 내 플라스틱 폐기물 발생 저감을 목표로 2025년 고척스카이돔에 다회용기를 도입했다. 그렇게 지난 2025년 5월을 시작으로 고척돔에 '서울색'을 상징하는 핑크색 용기가 등장한 지 1년이 지났다.
하지만 경기가 끝난 후 배출된 쓰레기의 비율은 여전히 일반 쓰레기가 압도했다. 다회용기를 수거한 봉투가 한 줌에 불과한 것에 비해, 일회용품과 음식물이 범벅이 되어 뒤섞인 일반 쓰레기는 산을 이루고 있었다.
전국의 다른 구장은 홈 구단이 구장 운영권을 가지는 것과 다르게, 고척돔은 서울시설공단에서 관리한다.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가 공동 위탁 운영하는 잠실야구장은 2024년 다회용기 도입 이듬해 플라스틱 폐기물 배출량을 약 17톤 저감했다고 밝혔다.
이처럼 운영 주체 노력에 따라 플라스틱 감량은 얼마든지 실천될 수 있다. 그런데 고척돔은 어째서 다회용기를 도입하고도 일회용품이 넘쳐나는 걸까? 고척돔 현장에서 발견된 '야구장 쓰레기' 문제는 곧 서울시 다회용기 정책의 미흡함을 드러낸다.
고척돔 15개 매장에 다회용기, 일회용품 사용은 여전
서울환경연합은 2026년 5월 '고척 쓰리런즈'라는 이름으로 모인 시민들과 함께 고척돔 내 일회용품 및 다회용기 사용 현황과 분리배출 실태 현황을 현장 조사했다. 고척돔 구장 내 전체 매장 중 1회용품 사용 매장 비율은 97.6%로, 전국의 여타 구장들의 사용 비율이 100%인 것에 비하면 무려 '가장 낮은 수치'였다.
하지만 이 수치에는 착시가 있다. 전체 매장 수 41개 대비 40개 매장이 일회용품을 사용 중인 건 맞지만, 나머지 1개 매장은 일회용품을 안 쓰는 것이 아니라 애초에 운영하지 않아 모니터링할 수 없던 곳이었다. 다시 말해 '다회용기만 사용하는 매장'은 0개인 것이다.
서울시가 보도한 15개 매장에서 '다회용기를 쓸 수 있다'라는 말은 이 매장들이 '다회용기만 쓴다'라는 말이 아니었다. 그 결과 한 매장에서 납작만두는 다회용기에 제공하고, 떡볶이는 일회용품에 제공하는 일이 벌어졌다.
다회용기가 일부 메뉴에만 적용되는 운영 방식이었다. 40개 매장 중 다회용기 그릇을 보유하고 있던 7개 매장도 메뉴에 따라 용기를 구분해서 제공하고 있었으며, 심지어는 '요기요' 앱을 이용한 온라인 주문 시에만 다회용기를 사용하는 경우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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