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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천 년 동안 저 등은 얼마나 많은 삶을 받아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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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천 년 동안 저 등은 얼마나 많은 삶을 받아냈을까

여름이란 놈은 매양 그렇다.

한낮이 되면 사람도 말수가 줄고, 들판도 숨을 죽인다. 뜨거운 볕이 논둑을 지지고 돌부리를 달구면 바람조차 그늘을 찾아 슬그머니 몸을 숨긴다.

그런데도 관촉사 은진미륵은 꿈쩍이 없다.

생각해 보면 저 돌부처는 천 년을 넘게 그 자리에 서 있었다. 사람은 한 철 더위를 견디기도 버거운데, 저이는 여름이 몇 번이나 다녀갔는지 셀 수도 없을 만큼 긴 세월을 묵묵히 버텨 왔다.

관촉사 마당에 들어서니 달궈진 돌바닥 위로 아지랑이가 어른거린다. 미륵은 예나 지금이나 그 자리에서 논산 들녘을 내려다보고 있다. 바라본다고 해서 무슨 말을 하는 것도 아니고, 돌아선다고 해서 붙잡는 법도 없다. 그저 오래된 산처럼, 오래된 나무처럼 서 있을 뿐이다.

사람들은 와서 사진 한 장 찍고 간다. 그러나 내게 관촉사는 처음부터 구경거리가 아니었다. 그곳은 내가 뛰놀던 동네였고, 어머니 손을 붙잡고 오르내리던 길이었다.

어머니는 절에만 오시면 먼저 미륵전으로 들어가셨다. 유리창 너머 보이는 미륵을 한참 바라보다가 두 손을 모으셨다.

무슨 소원을 그리 오래 품으셨는지 나는 끝내 알지 못한다.

나는 기도에는 마음이 없었다. 어머니가 언제 절을 마치나 그것만 기다렸다가 밖으로 뛰어나가기 바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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