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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버남' MBK 김병주, 홈플러스는 먹고 안 버리나?

노컷뉴스

ONP 요약

홈플러스가 돈이 떨어져서 7월 13일부터 모든 점포를 갑자기 닫게 됐어요. 거의 30년을 장사해온 회사인데 처음으로 모든 점포를 닫은 거고, 곧 회사가 파산할 가능성이 높아요. 그 과정에서 직원들의 급여, 소비자들의 포인트 환불, 납품업체의 대금 등 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입게 될 것 같아요.

진보 성향:사모펀드의 자본 약탈 — MBK파트너스가 기업 이익만 챙기고 구조적 투자를 외면하면서 회사를 파산 직전까지 몰아갔으며, 사모펀드 규제 강화가 시급하다고 주장.

중도 성향:법적 책임 규명 — 파산 절차의 투명성을 확보하고 국회 청문회를 통해 MBK·메리츠 등 관련 주체들의 책임을 낱낱이 규명해야 한다는 입장.

보수 성향:피해자 보호 우선 — 소비자 포인트 환불, 직원 급여·퇴직금, 납품업체 대금 등 현실적 손실 보전을 법적 절차 속에서 우선적으로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

누군가에겐 단순한 할인점이지만, 또다른 누군가에겐 추억이 깃든 공간이기도 한 대형마트. 30년 가까이 우리 곁을 지켜왔던 홈플러스도 그런 공간이었습니다. 사랑하는 가족들과 함께 찾아 자체 브랜드(PB) 상품을 카트에 듬뿍 골라담는 재미가 넘쳐흐르던 그런 곳이요.

최대 주주 MBK파트너스와 최대 채권자 메리츠금융그룹의 방치 끝에 역사 속으로 사라질 위기에 처했던 홈플러스, 파산 직전에 회생절차를 이어갈 마지막 기회를 잡았는데요. 대체 그동안 홈플러스에게 어떤 일이 있었던 건지, CBS 씨리얼과 함께 돌아보시죠.

홈플러스, 파산 확정 앞두고 회생 불씨?
지난 3일, 서울회생법원은 홈플러스 회생절차 폐지를 결정했습니다. 지난해 3월 회생 절차를 개시한 지 약 1년 4개월 만에 나온 결과였습니다. 오는 20일까지 홈플러스가 자금 2천억 원을 마련해 즉시항고하지 않는 한, 파산 절차가 진행될 예정이었습니다.

실제로 법원의 결정 직후, 홈플러스 '파산'은 현실이 되어가는 듯 했습니다. 온라인 배송 서비스와 고객센터, 콜센터 운영이 잇따라 중단됐고, 일부 카드사는 한때 홈플러스 결제를 막기도 했습니다. 중고거래 플랫폼엔 홈플러스 상품권을 싸게 판다는 게시물이 올라왔고요.

직접 찾아가 본 매장에는 냉기가 가득했습니다. 계산대엔 직원이 없고, 식품코너엔 손님이 없습니다. 냉장고엔 텀블러만 진열되어 있고, 주류 코너엔 박스만 가득합니다. '오늘도 정상영업'이라는 안내문과는 사뭇 다른 휑한 풍경입니다.

MBK와 메리츠의 이견 속에 2천억 원을 마련할 방도를 찾지 못한 홈플러스는 결국 지난 13일 전국 67개 영업 매장의 임시휴업을 공지하기에 이르렀습니다. 매장에 붙은 휴업 안내문은 이별을 안내하는 듯 보였고요.

그런데 지난 15일, 극적 회생의 가능성이 열렸습니다. 메리츠와 MBK가 합의점을 찾은 건데요. 메리츠 측이 'MBK 김병주 회장이 개인 자격으로 2천억 원에 대한 보증을 서는 조건으로, 긴급운영자금(DIP)을 지원하겠다'고 한 겁니다. MBK가 '1천억 원만 김 회장의 보증이 가능하다'는 입장에서 결국 한 발 물러선 거죠.

16일 오전 열리는 메리츠 이사회에서 해당 안이 승인되면, 홈플러스는 즉시항고 등의 절차를 거쳐 기존 회생절차 폐지 결정을 뒤집을 수 있습니다. 이 경우 홈플러스가 다시 회생 절차를 밟게 될 가능성이 열리게 되는데요. 홈플러스 운명을 결정할 이날 이사회의 결정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MBK 인수 후 악화일로…'먹버킴' 김병주의 만행
다시 법원의 결정으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홈플러스 회생, 더는 안 돼!"라는 법원의 결정, 나름 일리가 있습니다. 법원의 회생절차 폐지 결정은 삼일회계법인 조사보고서를 근거로 삼았는데요.

지난해 6월 삼일회계법인이 산정한 홈플러스의 계속기업가치는 약 2조 5058억 원으로, 청산가치(약 3조 6816억 원)보다 1조 1758억 원가량 낮았습니다. 기업을 지속하는 것보다 접는 게 경제성이 있다는 거죠.

그도 그럴 것이 홈플러스의 영업이익은 5년 이상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2021년 -1335억 원 △2022년 -2602억 원 △2023년 -1994억 원 △2024년 -3142억 원 △2025년 -5464억 원, 홈플러스는 악화일로를 걸었습니다.

이 비극의 시작은 2015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는 2015년 영국 유통업체인 테스코로부터 홈플러스를 사들였습니다. 운용 금액이 약 50조 원으로 알려진 MBK의 수장인 김병주 회장은 포브스 선정 한국 '2등 부자'인데요. 자산만 약 13조로 알려져 있는 어마어마한 투자의 귀재입니다.

당시 MBK의 홈플러스 인수 대금은 약 7조 2천억 원이었습니다. 그런데 이중 MBK의 돈은 약 2조 원뿐, 나머지 약 4조 3천억 원은 빚이었습니다. 박주근 리더스인덱스 대표는 이를 두고 "LBO(차입매수) 방식의 인수, 이 인수는 시작 자체부터 정상적인 경영을 하기 위한 인수라고 보기 어려웠던 인수"라고 지적했습니다.

LBO는 집을 살 때 갭투자를 하듯, 최소한의 자금으로 회사가 가진 부동산과 자산을 담보로 돈을 끌어와 인수부터 하는 구조인데요. 이자 부담이 커지자 MBK는 홈플러스의 알짜배기 지점들을 팔았고, 그 지점에 다시 임대로 들어가는 형식의 막무가내 경영(세일 앤 리스백)을 취했습니다. 홈플러스는 한순간에 팔린 매장에 세입자로 눌러앉는 처지가 된 겁니다. 빚을 넘겨받은 것도 모자라 월세까지 내야 하는 상황이 된 거죠.

박주근 대표는 "사모펀드의 본질적인 목적은 시장에 저평가돼 있는 기업을 사서 제대로 된 평가를 만든 다음에 팔아서 차익을 남기는 것"이라며 "(그러나 MBK는) 그 본연의 임무는 완전히 내려놓고 단순히 빚으로 자기 돈을 최소한으로 사서 그냥 차익만 실현하고 빠지려고 했던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홈플러스가 무너지는 사이 MBK는 같은 잘못을 반복해왔습니다. 아웃도어 브랜드 네파가 대표적인 사례인데요. MBK는 네파 인수에 1천억 원만 넣고, 네파의 자산을 담보로 4천억 원을 대출받아 그 빚을 고스란히 네파에 떠넘겼습니다. 시장이 침체된 업종에 부채까지 늘어나니 경영은 더 어려워질 수밖에 없었던 겁니다.

MBK가 2009년 인수한 철강구조물 전문업체 영화엔지니어링도 홈플러스처럼 인수 7년 만에 법정관리를 신청했고요. 박주근 대표는 "사모펀드는 경영 전문가가 아니다 보니, 오히려 경영 실패를 더 많이 하게 되는 구조"라고 지적했습니다. 김병주 회장이 국회에 불려가 의원들의 질책을 받고, '먹.버.킴(M.B.K)'이라는 불명예스러운 별명을 얻게된 이유입니다.

파산시 되돌릴 수 없는 피해…기적적 회생 가능할까
만에 하나 홈플러스가 정말 문을 닫는다면, 당장 노동자 약 1만 2천여 명의 생계가 문제입니다. 이미 홈플러스는 지난달 직원 월급 약 330억 원을 지급하지 못했습니다.

더 큰 문제는 피해가 홈플러스 밖으로까지 번져나갈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홈플러스에 따르면 홈플러스에 상품과 용역을 제공하는 협력업체는 총 5246곳에 달합니다. 해당 업체들은 평균적으로 한 7억 7400만 원의 납품 대금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고요.

황영만 중소기업중앙회 소상공인정책실장은 "홈플러스 납품 업체들도 거래 업체가 있다"면서 "(납품 업체들이) 거래 업체한테 대금을 지불해야 하다 보니 연쇄 파급 효과가 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크다"고 밝혔습니다.

증권사를 통해 채권을 샀던 투자자들도 피해를 보고 있습니다. 검찰 수사 결과, MBK는 신용등급 하락 가능성을 알고도 숨기고 회사 채권(전자단기사채)을 판 것으로 조사됐는데요. 이의환 홈플러스 전단채 피해자 비대위 집행위원장은 "심장 이식을 받고, 암을 치료해야 해서 돈이 필요한데 그 한 푼도 돌려받지 못하고 지금 (피해자들이) 고통스러워하고 있다"고 털어놨습니다.

무능한 사모펀드의 경영 실패 비용을 노동자, 협력업체, 투자자들이 떠안고 있는 상황. 2011년부터 15년 넘게 홈플러스에서 근무했다는 노동자 강주언씨는 여전히 홈플러스에서 일하고 싶다고 말합니다. 다른 곳이 아닌 홈플러스에서 정년을, 그리고 단골 고객들을 지키고 싶었다고 합니다. 강씨의 바람대로 추억의 홈플러스, 살아날 수 있을까요?

"한참 전성기 때는 '돌멩이만 갖다 놔도 팔린다'는 말이 있을 정도였거든요. 너무 참담했어요. 내가 정말 이러려고 여기에 이렇게 몸 바쳐 뼈 빠지게 일을 했나? 제발 저희를 좀 살려주시면 저희가 그동안 열심히 일했던 거 못지않게 또 다시 열심히 일해서 이 회사가 계속 지속됐으면 좋겠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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