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이메일 써도 배관 못 고친다"…美 Z세대, 기술직 택하는 이유
[서울=뉴시스]서이현 인턴 기자 = 인공지능(AI) 확산으로 사무직 일자리 불안이 커지면서 미국 Z세대 사이에서 대학 진학 대신 전기·배관·용접 등 기술직을 택하는 흐름이 커지고 있다.
1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등록금 상승과 AI로 인한 고용 불안을 동시에 겪어온 젊은 세대가 직업학교로 눈을 돌리고 있다.
직업 및 기술 교육 프로그램에 특화된 공립 2년제 학교 학생 수는 2020년부터 2025년까지 약 20% 늘었다. 견습 과정과 사립 직업학교 등록자 수도 증가세다.
라도나 글래스(23)는 수의과 대학 건물에서 전기 기술자 견습생으로 일한다. 한때는 이런 선택이 부모와 선생님을 실망시킬까 봐 걱정했다.
그는 "고등학교 때 꽤 똑똑한 편이라 다들 나에게 더 많은 걸 기대했던 것 같다"며 "대학에 가지 않으면 실패자가 될 것 같았다"고 덧붙였다.
글래스는 2021년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청소년 치료사를 꿈꾸며 미시시피 주립대에 진학했다. 하지만 갈 길은 멀고 비용 부담은 컸다. 회계학 학위를 받고 졸업한 그의 오빠는 트럭 운전사로 취업했다.
그는 "생활비가 오르면서 4년 동안 학교에만 앉아 있을 여유가 없다는 걸 사람들이 깨닫고 있다"고 말했다. 결국 대학 입학 1년 만에 중퇴한 그는 국제전기노동자조합의 4년제 견습 과정에 등록했다.
현재 그는 시간당 21달러(약 3만1000원)를 받으며 노조 정회원이 되기 위한 무료 강좌도 함께 듣고 있다. I.B.E.W. 소속 전기 기술자의 평균 연봉은 9만 달러(약 1억2000만원)에 달한다.
캘리포니아주 로스바노스 출신 로건 방거트(18)도 비슷한 길을 택했다. 그는 펜실베이니아 주립대 미식축구팀 입단 시험에 합격했지만, 연간 5만 달러(약 6800만원)가 넘는 등록금 앞에서 망설였다. 고등학교 졸업반 진로 박람회에서 그는 유니버설 테크니컬 인스티튜트의 풍력 터빈 기술자 양성 프로그램을 발견했다.
지난 3월 과정을 마친 그는 현재 휴스턴에서 풍력 터빈 블레이드 수리 일을 하며 연간 8만~9만 달러(약 1억1000만~1억2000만원)를 번다.
"많은 사람들이 로봇이나 AI 때문에 일자리를 잃을까 봐 두려워한다"고 그는 말했다. "적어도 당분간 나는 그런 걱정에서 자유롭다"고 그는 덧붙였다.
돈 문제는 이들 세대의 공통된 고민이다. 사립대 기준 4년제 대학 교육의 평균 비용은 약 20만 달러(약 2억9000만원)로, 지난 30년간 두 배 가까이 뛰었다. 반면 많은 사립 직업학교의 총비용은 2만5000달러(약 3700만원) 미만이다.
비영리단체 '브링 백 더 트레이즈' 샤나 브루니 최고운영책임자(COO)는 대중문화가 기술직 종사자를 지적 능력이 부족한 이미지로 그려온 점을 지적했다. "헐렁한 바지의 배관공이나 기름때 묻은 정비사 이미지가 대표적"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그는 이런 편견이 앞으로 인력난이 예상되는 분야로 젊은이들이 진출하는 것을 막고 있다고 우려했다. 해당 단체 조사에 따르면 은퇴 물결과 인프라 수요 증가로 2030년까지 기술직 일자리 140만 개가 공석으로 남을 전망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ioney0116@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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