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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전쟁에 ‘슈퍼 엘니뇨’까지…국제 농산물값 15.8% 뛸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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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영환 기자 = 이란전쟁으로 세계 식량가격이 오른 가운데 ‘슈퍼 엘니뇨’의 영향까지 겹치면 가격이 더 크게 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12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은 현재 진행 중인 엘니뇨가 올해 말 ‘매우 강한’ 단계로 발달할 확률을 63%로 예상했다. 골드만삭스는 이 경우 국제 식품 원자재 가격이 15.8% 오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골드만삭스가 예상한 15.8%는 밀과 쌀, 설탕, 팜유, 커피 등 국제시장에서 거래되는 식품 원자재 가격의 상승 폭이다. 골드만삭스는 이로 인해 유로존 식품 소비자가격이 1.3% 오를 것으로 추산했다.

엘니뇨는 무역풍이 약해지면서 적도 중·동부 태평양의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높아지는 현상이다. NOAA가 말하는 ‘매우 강한’ 단계는 이 지역의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2도 이상 높아지는 것을 뜻한다. ‘슈퍼 엘니뇨’나 ‘고질라 엘니뇨’는 이런 극단적으로 강한 엘니뇨를 가리키는 비공식 별칭이다.

국제 식량가격은 이미 높은 수준이다. 이란전쟁으로 에너지와 운송비가 오르면서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의 식량가격지수는 지난 4월 3년여 만의 최고치에 올랐다. 6월에는 전월보다 0.3% 내렸지만 1년 전보다는 1.7% 높았다.

UBS는 이란전쟁으로 이미 오른 에너지·비료 가격에 엘니뇨발 가뭄과 홍수로 인한 공급 차질이 더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UBS는 “작은 공급 차질만 생겨도 과거보다 가격이 훨씬 크게 뛸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이미 작황 피해가 나타나고 있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인도 일부 지역의 몬순 강수량은 평년의 25%에 그쳤고, 중부 지역도 평년의 절반 수준에 머물렀다. 밀과 쌀, 사탕수수 공급이 타격을 받을 수 있는 수준이다.

동남아시아에서는 가뭄으로 가공식품의 주요 원료인 팜유 생산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커피와 코코아 수확도 영향을 받을 수 있으며, 따뜻하고 습한 날씨가 병해충 확산을 부추겨 향후 수년간 수확량을 떨어뜨릴 수 있다.

남아프리카와 남미 북부에서는 가뭄 위험이 커지는 반면 브라질 남부와 아르헨티나, 파라과이, 우루과이에서는 홍수 가능성이 높아진다. 다만 강수량과 기온 변화에 따라 일부 지역에서는 작황이 개선될 수도 있다. 식량 지출 비중이 큰 저소득 국가들은 같은 가격 상승에도 더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작황 악화가 가격에 모두 반영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작물마다 파종과 생육, 수확 시기가 다른 데다 운하와 하천의 수위 저하로 운송까지 차질을 빚을 수 있기 때문이다. 골드만삭스는 관련 영향이 2028년 하반기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유럽중앙은행(ECB)은 2023년 발표한 분석에서 당시 엘니뇨가 강한 수준으로 발달할 경우 국제 식품 원자재 가격이 최대 9%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실제 소비자가격 상승 폭은 각국 정부의 대응과 재고, 소비자 수요, 유통업체의 가격 정책에 따라 달라진다.

유니크레디트는 극단적인 엘니뇨 시나리오가 현실화하면 전 세계 농업 생산이 14.3%, 금액으로는 3420억달러(약 515조원) 줄어들 수 있다고 추산했다. 쌀과 팜유, 설탕, 커피 등 취약 품목은 가격이 50~100% 이상 오를 가능성도 제시했다. 유니크레디트는 “현재 재고와 조달 여력이 버팀목이 되고 있지만 추가 충격을 흡수할 여유는 거의 없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yunghp@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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