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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대출 조이고, 대기업에 문 활짝 연 은행권…자영업은 '제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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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조현아 기자 = 올들어 국내 주요 시중은행들의 대기업대출이 18조원 가량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 강화와 생산적 금융 확대 기조에 따라 은행들이 가계대출 빗장을 걸어잠그는 대신 대기업을 중심으로 기업대출을 확대하고 있는 영향이다.

다만 자영업자와 중소기업대출은 제자리걸음을 이어가면서 대기업으로의 '자금 쏠림' 현상이 심화됐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기업대출 잔액은 지난 9일 기준 870조1686억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25조4432억원(3.1%) 증가했다.

그 중 대기업대출은 187조8205억원으로 같은 기간 17조5213억원(10.3%) 불어났다. 전체 기업대출 증가분의 3분의 2 이상이 대기업으로 흘러간 셈이다.

가계대출과 비교하면 올해 대기업대출의 증가 속도는 더 두드러진다. 지난 9일 기준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775조9769억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8조2998억원(1.07%) 늘었다. 같은 기간 대기업대출 증가율이 10.3%인 점을 감안하면 증가세가 10배 가량 빨랐던 것이다.

이는 정부와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총량 관리와 생산적 금융 강화 주문으로 은행들이 기업금융 확대에 나선 결과로 풀이된다. 금융당국은 부동산에 쏠린 자금을 기업 등 생산적 분야로 돌려야 한다며 금융권에 생산적 금융 강화를 거듭 요구해 왔다.

당국은 올해 금융권의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치를 1.5%로 설정하고, 은행권에 자율적인 대출 관리 강화를 주문했다. 가계대출을 공격적으로 늘릴 수 없게 된 은행들은 일제히 기업금융 확대로 대출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나섰다.

다만 기업대출 확대는 대기업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경기 둔화와 고금리 상황 속 부실 위험이 상대적으로 큰 중소기업과 개인사업자보다는 대기업대출 확대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올들어 5대 은행의 중소기업대출은 6조9794억원(1.99%) 늘어나는 데에 그쳤고, 개인사업자대출은 같은 기간 9425억원(0.29%) 늘어나며 거의 제자리 걸음했다. 영세 중소기업과 개인사업자를 중심으로 연체율 상승 압력이 커지자 건전성 관리 차원에서 은행들이 우량 차주 위주의 여신 전략을 강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4월 말 국내 중소기업대출 연체율은 1년 전 보다 0.07%포인트 오른 0.90%를 기록했다. 중소법인 연체율은 0.09%포인트 오른 0.98%로 1%대에 육박했다.

다만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에게 필요한 자금이 원활히 공급되지 못할 경우 생산적 금융 정책 효과가 반감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은행권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신용도가 높은 대기업대출 비중이 커진 측면이 있다"며 "중기 대출도 성장성이 높은 기업 등을 중심으로 지속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acho@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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