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루나무와 연꽃, 이 장면 보려고 새벽 5시에 출발했다

비 소식이 들려오던 날, 연잎 위로 투두둑 떨어지는 빗방울의 싱그러운 순간을 카메라 프레임에 담고 싶어 새벽 5시부터 서둘러 길을 나섰다.
목적지는 대구에서 차로 1시간 남짓이면 닿는 성주군 초전면의 '뒷미지 수변공원'이다. 뒷미지 공원은 원래 농업용 저수지였던 연못에 연꽃이 자연적으로 자생해 온 곳으로 약 8천평의 넓은 규모를 자랑한다. 연지에는 백련과 홍련, 수련, 가시연꽃 등이 피고 정자와 구름다리 , 데크로드 그리고 분수가 있는데 이곳의 상징인 미루나무가 함께 어우러진 아름다운 공간이다.
조용한 시골길을 따라 달리다 보니 작지만 깔끔하게 정돈된 주차장과 함께 호수를 둘러싼 데크길, 그리고 운치 있는 정자가 먼저 반겨주었다. 이른 아침이라 인적조차 없는 고요한 공원 안에는 수천 송이의 연꽃이 화사하게 피어나 바람결에 잔잔하게 흔들리고 있었다.
기대했던 비가 쏟아지지는 않았지만, 안개 머금은 이른 아침의 공기와 초록빛 연잎 물결만으로도 새벽길을 달려온 보람은 충분하고도 넘쳤다.
고고함 속에 숨겨진 애틋한 아름다움
연꽃은 요란스럽게 화려하지 않으면서도, 감히 범접할 수 없는 고고한 기품을 풍긴다.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으면 저마다 품고 있는 결이 다르다. 은은한 분홍빛을 띠는 홍련은 마음속에 애틋한 사연 하나쯤은 품고 있을 법한 새색시의 수줍은 얼굴을 닮았고, 티 없이 맑고 하얀 백련은 제 아름다움을 애써 감춘 청상과부의 정갈한 실루엣을 연상시킨다. 둘 다 눈이 시릴 만큼 아름답지만, 그 화사함 이면에 아련한 슬픔이 깃들어 있는 듯한 묘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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